조코위 대통령, 대선 필승팀 `간자르-쁘라보워` 구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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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자카르타 소재 국민수권당(PAN) 중앙집행위원회 사무실에서 있었던 라마단 행사 직후 기자회견에서 줄키플리 하산 국민수권당 당대표(오른쪽 두 번째), 아이를랑가 하르따르또 골까르 당대표(왼쪽 세 번째),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대표(왼쪽 두 번째), 무하이민 이스깐다르 국민각성당(PKB) 당대표(왼쪽), M. 마르디오노 통합개발당(PPP) 당대표 직무대행(오른쪽)을 배경으로 조코 위도도 대통령(오른쪽 세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안따라/Aprillio Akbar)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의도는 명백하다. 야당 선봉에 선 유력한 대통령 후보 아니스 바스웨단에게 일말의 기회도 허용하지 않도록 여권이 최선의 정-부통령후보 조합을 만들어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3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2일(화) 연정에 참여한 여권 정당 당대표들을 초청해 라마단 후속 하례회 성격인 할랄비할랄(halal-bihalal) 행사를 가졌다.
대통령 측근에 따르면 해당 행사 참석자들은 여론조사 상 대통령 당선가능성 1, 2위를 다투는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와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를 러닝메이트로 묶는 필승팀을 지원할 ‘정당 대연합’ 구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날 행사에는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투쟁민주당(PDIP) 총재,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 아이를랑가 하르따르또 골까르당대표, 무하이민 이스깐다르 국민각성당(PKB) 대표, M. 마르디오노 통합개발당(PPP) 대표 직무대행, 줄키플리 하산 국민수권당(PAN)대표 등이 참석했다.
연정에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2024 대선을 앞두고 야당인 민주당, 복지정의당(PKS)과 정당연합을 구축한 나스뎀당 수리야 빨로 총재가 이 행사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나스뎀당 관계자들은 수리야 총재가 싱가포르 외유 중이었기 때문에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며 행사 불참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영향력 있는 통합개발당 정치인 무함마드 로마후르무지(Muhammad Romahurmuziy)는 이날 회합의 성격이 간자르-쁘라보워 구도의 정-부통령 러닝메이트 구도를 전제한 여권 정당들의 ‘대통합’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당선가능성 1, 2위를 다투는 간자르와 쁘라보워가 러닝메이트로 손잡을 경우 대선 필승을 기약할 수 있다.
로마후르무지는 2019년 총선에서 승리한 당, 즉 투쟁민주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고 당시 2위 정당인 그린드라당이 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 맞다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쁘라보워에게 달렸다. 이미 두 번이나 대선에 나섰고 이번에도 그린드라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추대된 그가 간자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가 되겠다고 수락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메가와띠가 연정 참여 정당대표 모임에 참석한 것은 이둘 피뜨리 직전 골까르당이 이끄는 통합인도네시아연대(KIB)와 그린드라당이 주축인 대인도네시아 각성연대(KKIR)의 다섯 개 소속 정당들이 2024 대선에 친정부 후보들을 지지하는 거대 정당연합 구성 담론을 꺼낸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거대정당연합 구성 담론은 투쟁민주당이 예고없이 기습적으로 간자르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해 인도네시아 정치권의 지각을 흔들고 KIB 소속정당인 통합개발당(PPP)이 투쟁민주당 지지를 공식화하면서 단번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한편 현재 대선 선두주자이자 조코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쁘라보워는 자신이 간자르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고 있는 그린드라당이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 그 기반이 굳건하다는 것이다.
로마후르무지는 만약 나스뎀당을 제외한 여권정당들의 거대 연합체 구축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5월 2일의 회합은 이들 6개 정당 사이의 권력 분포 상황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자리라는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 여권 정당들 사이의 권력 분포는 현 정부가 추진해온 개발사업들, 특히 신수도, 유료도로, 댐, 공항 등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들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중요한 바로미터다.
조코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밝힌 바와 같이 현 정권과 해당 정책들을 지지하는 여권 정당들이 주도적으로 지명한 후보가 2024년 대통령이 되길 희망해 왔다.
따라서 대놓고 말하진 않아도 가장 큰 권력이 나누어 갖고 있는 투쟁민주당과 그린드라당의 제휴여부가 조코위 대통령에게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아이를랑가 골까르당 대표는 이날 두 시간 반의 회동을 마치고 나와 개발 문제와 함께 인도네시아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중진국 함정 같은 많은 경제문제들도 함께 논의되었으며 여섯 개 정당들이 관련 이해를 공유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아이를랑가가 “대선후보에 대한 이슈들은 각 정당들이 결정할 문제들.” 이라고 덧붙인 것은 나누어 가진 권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골까르당으로서는 최선의 코멘트인 셈이다.
마르디오노 통합개발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대통령이 각 당대표들에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힘을 합쳐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대통령궁을 나서며 또 다른 일단의 기자들을 만난 쁘라보워는 이날 회합에서 선거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으리라는 추측을 일축하고 오히려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과 관련 역량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궁에서는 이날 회합에 대해 아직 별도의 성명이나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선거철에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많은 관측통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전임자들에 비해 자신의 후계자 선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영향을 끼치려 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한 조짐은 정부가 빅텐트 연정이나 인도네시아 주식회사를 거론하며 현 정권이 시작해 놓은 대형 프로젝트들의 연속성을 차기 정권에서도 담보할 방법을 모색하던 것과 발맞춰,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대통령 임기연장 같은 이례적이고도 비민주적 아이디어들을 서슴지 않고 내밀던 장면에서 이미 감지되고 있었다.
정부 인사들은 다음 정부에서도 현재 정책들의 승계를 보장하는 것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발전, 성장하기 위해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역설한 반면 반대편에서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임기 이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지나친 야심이며 매우 비민주적인 행위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코위 대통령이 현재 자신의 행동이 향후 어떤 파국을 낳을지 개의치 않은 채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정치권 상층부에서 현재 자신이 가진 모든 영향력을 풀스윙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 뽈리띡 인도네시아(IndikatorPolitik Indonesia) 연구원 바워노 꾸모로(Bawono Kumoro)는 간자르와 쁘라보워가 대선에서 정면으로 맞붙기 쉬운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코위 대통령은 여권 정당들을 설득해 어떻게 해서든 간자르-쁘라보워 제휴 구도를 만들기 위해 중재 노력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조코위 대통령은 킹메이커로서 두 사람의 제휴가 여의치 않다면 간자르나 쁘라보워 각각의 약점을 보완해 줄 최선의 부통령 후보를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빙승부에서는 러닝메이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간자르와 쁘라보워가 대선에서 격돌하더라도 조코위에게는 전혀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바워노 연구원이 지적했다.
만일 간자르-쁘라보워 제휴가 이루어져 필승팀이 꾸려질 경우 야권 표가 아니스에게 결집되는 상황이 조금 위험할 수 있지만 간자르와
쁘라보워가 각각 따로 대선에 나설 경우 아직 지지율 차이가 큰 아니스가 1차 투표에서 떨어져 나가고
정책 승계를 약속한 여권 후보 두 명이 2차 투표에 들어가는 것 역시 조코위 대통령이 가장 기대하는
상황이란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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