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대통령 대선 개입 인정...엇갈린 여론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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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 조코 위도도의 자카르타 유세 모습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5월 29일(월) 언론 지도자들과의 비공개 회합에서 자신이 국가를 위한 최선의 이익을 도출하기 위해 다가오는 대선에 적극 간섭해 왔다고 발언한 후 그가 마음에 드는 후보자를 후계자로 앉힐 목적으로 지나치게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대통령이 직접 변명에 나섰다.
대통령이 대선 개입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은 정치권과 여론의 복잡한 반응을 초래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질타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주어진 권한 내에서 필요한 일을 한 것뿐이라는 옹호 발언을 내놓는 등 반응이 완전히 갈렸다고 31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그간 정당 대표들과 비공개 회담을 갖고 잠재적 대선 후보로 알려진 여러 인물들과 공개적으로 회동하면서도 노선이 다른 일부 후보들은 철저히 무시하는 등 2024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 것이 분명한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최근 몇 주간 비난이 쏟아졌다.
대통령이 언론지도자들과 이야기하던 중 자신이 관여해 국가의 최선의 이익을 도모하려 했다고 말할 때 사용한 ‘간섭한다’는 의미의 자바어 ‘짜웨짜웨(cawe-cawe)’가 소셜미디어와 사람들 입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나가며 대통령의 대선 개입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 중엔 전임 부통령 유숩 깔라도 포함되어 있다. 유숩 깔라는 이번 달 초 대통령궁에 여권 정당 대표들을 모두 초청했을 때 나스뎀당이 연정에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대통령이 경원하는 아니스 바스웨단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했다는 이유로 수리야 빨로 나스뎀당 총재를 배제한 것을 문제삼았다.
그는 조코위 대통령이 역대 전임 대통령들의 선례를 따라 자유로운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거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당시 일단의 정당대표들을 대통령궁에 초청해 만난 것이 어떠한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며 선거개입 의혹을 부인해왔다. 대통령의 소속정당인 투쟁민주당(PDI-P) 역시 과거 대통령들도 비슷한 선거개입 행보를 했다며 조코위 대통령의 행동을 옹호했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 언론 지도자들과의 비공식 회합에서 대통령은 내년 대선으로 가는 과정에 자신이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사실상 대선개입을 스스로 시인했다. 이를 위해 어떠한 정부기관도 동원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일으킨 파장이 정치권과 여론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익명의 월요일 회합 참가자에 따르면 대통령은 자신이 퇴임할 때 원만한 승계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부득이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다.
한편 대통령실 사무처에서 의전과 언론 문제를 담당하는 베이 마흐무딘(Bey Machmudin) 보좌관은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사회적 양극화나 갈등 없이 선거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관여했을 뿐이며 어떤 선거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담은 서면자료를 내놓았다. 요컨대 대통령이 대선 개입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악의나 사심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단지 후임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정책들을 숙지하고 승계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베이 보좌관은 덧붙였다.
조코위 대통령의 선거개입 인정 발언이 나오자 유숩 깔라 역시 그 취지가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를 위한 것이라면 자신도 대통령의 선거 개입을 지지한다며 상당히 톤 다운된 반응으로 화답했다.
격렬한 반대 진영
야권 유력후보 아니스의 대선 출마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숩 깔라는, 그렇다고 대통령의 대선 개입을 비난한 유일한 인사도 아니고 가장 큰 목소리를 낸 것도 아니다.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인정 발언이 나오자 아직 당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아니스를 지지하는 야권의 민주당과 복지정의당(PKS)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철저히 중립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부당대표 베니 K. 하르만(Benny K. Harman)은 대통령이 국익을 핑계로 선거 개입을 합리화한다면 앞으로 경찰청장이나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도 앞으로 적극적으로 선거 개입을 하는 일이 생겨도 모두 같은 이유로 이를 합리화하고 빠져나갈 것이라고 5월 30일(화) 지적했다.
복지정의당 대변인 무함마드 익발(Muhammad Iqbal)은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서 모든 대선 후보들을 예외나 차별을 두지 않고 공평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의 관측통들은 대통령이 비록 자기 손엔 오물을 묻히지 않지만 다른 정부기관 및 단체들에게 더러운 일들을 하도록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또 다른 이들은 대통령이 한때 스스로 직접 지명해 내각의 장관으로 기용했던 아니스를 경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비난 여론에 맞서 친정부 성향이 분명한 골까르당과 그린드라당은 적극적으로 조코위 보위에 나섰다.
그린드라당 부당대표 하비부로흐만(Habiburokhman)은 한 술 더떠 조코위 대통령에겐 국가의 미래를 위해 걱정할 ‘모든 권리’가 부여되어 있으며 관련법이 시퍼렇게 날이 선 채 살아 있으므로 대통령이 월권하거나 초법적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하지 않으면 인도네시아의 미래에 어떤 중대한 위험이 닥쳐오는 것인지 누구도 분명한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공개 담론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는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
일간꼼빠스의 여론조사부서가 5월 9일부터 11일 사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506명의 응답자들 중 90.3%가 조코위 대통령의 중립을 선호했다.
하지만 현재 조코위 대통령이 현재 중립을 지키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50.5%의 응답자가 중립적이지 않았다고 답했고 46.4%는 그가 편견없이 행동했다고 평가하는 등 여론은 거의 반반으로 나뉜 상태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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