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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의사·보건단체, 전자담배 규제법 제정 요구

보건∙의료 작성일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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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이미지(Pixabay/Roland Mey)

 

인도네시아 의사들과 보건단체들은 최근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자담배가 크게 각광받는 상황에서 국회에서 심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옴니버스 보건법에 보다 발전된 전자담배 관련 규정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자담배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유입된 것은 대략 10년 전인데 아직까지도 해당 제품의 판매와 유통에 대해 변변한 규정들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4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자담배 상품을 철저히 법으로 금지한 싱가포르, 캄보디아, 부르나이, 태국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전자담배 유통과 선전을 특별히 규제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다.

 

인도네시아가 제정한 유일한 전자담배 관련법은 전자담배 장비에 사용되는 전자담배 액상 제품에 최대 57%의 소비세를 부과하는 2017년 장관령 하나뿐이다.

 

건강 옹호론자들은 차제에 정부가 현재 국회 제9위원회에서 심의 중인 옴니버스 보건법에 전자담배 판매를 규제하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는 해당 옴니버스 보건법 원본에는 전자담배 판매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포함되어 있지않다.

 

담배통제국가위원회의 뚜바구스 하리요 까르비안또(Tubagus Haryo Karbianto) 위원장은 전자담배 판매와 홍보에 대한 규정이 그 폐해로부터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특히 청년 대상의 전자담배 광고 금지, 향료 첨가 전자담배 판매 금지 등 다른 나라에서 모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선례에 따라 인도네시아 국회의원들도 전자담배 유통을 강력히 규제하는 규정을 옴니버스 보건법에 추가해야 하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호흡기학회(PDPI) 소속 폐질환 학자인 페니 피뜨리아니 따우픽(Feni Fitriani Taufik)은 정부 당국이 일반 담배에 부과한 것과 같은 규제를 전자담배에도 똑같이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자담배나 일반 담배 공히 인체에 똑같은 위해를 끼치기 때문에 같은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전자담배들이 일반 담배에 비해 니코틴 배출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담배보다 덜 위험하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페니는 강변했다.

 

현행법은 TV를 통한 일반담배의 광고와 홍보를 전면 금지하고 있고 라디오에서는 밤 9시반부터 새벽 5시까지만 담배 광고가 허용되어 있다. 한편 담배 광고 자체에도 실물 담배 또는 담배 형태를 한 것, 담배 브랜드, 흡연 장면 등을 넣을 수 없다.

 

이외에도 건강 경고 사진이 담배곽 표면의 40% 이상을 차지해야 하며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 등이 해당 법령에 포함되어 있다.

 

늘어나는 전자담배 문제

세계성인담배문제조사국(GATS)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의 전자담배 사용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해당 보급율이 20110.3%에서 2021 3%로 열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의 인도네시아 전자담배 사용자는 대략 630만 명으로 추산되었다.

 

보건정책관리 국제보고서에 실린 2021년 연구조사는 인도네시아가 방대한 인구 규모에 힘입어 2015년에 이미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전자담배 흡연 인구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연구는 또한 동남아시아의 전자담배 마케팅이 트렌디한 베이프 펜 디자인, 다양한 향료의 선택지를 가진 전자담배 액상, 판매 현장 프로모션 및 젊은 여성 모델을 등장시킨 광고 등으로 청소년 층을 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전자담배가 젊은 층, 특히 여성들을 주요 판매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도 전자담배가 기존 흡연자들의 금연을 돕기 위한 보조수단이란 설명을 무색하게 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여성 흡연인구가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정말 금연을 도우려면 흡연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성들을 겨냥했어야 한다.

 

최근엔 전자담배가 마약을 소비하는 또 다른 형태로 발전했다. 올해 초 자카르타 경찰이 메스암페타민을 섞은 전자담배 액상을 생산하던 가내수공업 업체를 급습한 일도 있었다.

 

건강 문제

전자담배 흡연은 일반담배를 흡연할 때 나오는 일산화 탄소와 타르를 배출하지 않아 건강에 대한 위험이 덜하여 일반담배 흡연을 대체하거나 금연 전초 단계에 사용한다는 인식이 익숙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호흡기학회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인체건강에 해롭다고 지적한다.

 

PDPI의 페니는 전자담배를 사용한 후 만성기침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습관적 전자담배 애용자들에게서 폐기흉이 발견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자담배 사용자들 사이에 기관지염, 폐렴 및 기타 폐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전자담배 사용자의 소변에서 요도암 유발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더욱이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어 일반담배와 같이 중독성을 가진다. 전자담배 광고의 주요 대상인 청소년들은 성인들에 비해 더욱 니코틴 중독에 취약하다.

 

니코틴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뇌 개발에 영향을 끼치고 인지력 및 주위력 결핍을 초래하며 심하면 우울증, 자살충동 등 기존의 정서장애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일반담배를 한번도 흡연한 적 없는 젊은 전자담배 애용자가 나중에 일반담배를 피울 가능성은 대체로 낮다고 알려져 왔지만 실제로는 일반적 비흡연자보다 두 배에서 네 배 정도 일반담배 흡연으로 발전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 역시 제대로 증명된 바 없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이 2019년 실시한 사회경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96.3%, 즉 대부분이 동시에 일반담배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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