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골수 지지자들로 채워진 7월 17일의 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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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아리 스띠아디(Budi Arie Setiadi)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이 2023년 7월 17일 국가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비서실 홍보국/Rahmat)
재선 임기 만료를 일년 남짓 남기고 있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17일 소폭 개각을 통해 자신의 열성 지지자들로 이루어진 일단의 신임 장차관들을 입각시켰다.
이에 대해 조코위의 남은 임기 중 권력 누수를 방지하고 그의 업적을 2024 대선 이후에도 지속되도록 하기 위한 포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국가예산심의를 위한 그의 마지막 국정연설을 정확히 한 달 앞두고 이루어진 이번 기습적인 개각은 조코위 대통령이 오랜 골수 지지 자원봉사단체 지도자들의 공로를 잊지 않고 포상하는 모양새도 띄었다.
또한 민간부문 인사뿐 아니라 과거 정치 신인 시절 유세 초기부터 함께 했던 골수 지지자들을 대거 기용해 현 정권에 대한 지지를 확장하려는 분명한 시도도 읽혔다.
가장 대표적인 인사는 현재 정권과 마찰을 빚고 있는 나스뎀당 지분 장관으로 최근 부패척결위원회에 전격 체포되어 실각한 조니 G 쁠라테 전 정보통신부 장관 후임으로 직전 촌락낙후지역이주부 차관이었던 부디 아리 스띠아디(Budi Arie Setiadi)를 지명한 것이다.
부디는 2013년 결성되어 2014년과 2019년 두 번의 대선승리에 중추적 역할을 한 조코위 대통령의 가장 대표적인 자원봉사 지지단체 쁘로조(Projo)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도 가장 가까운 대통령 측근으로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만 명의 강성 조코위 지지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통령은 원래 없었던 정보통신부 차관 자리를 신설해 전 자카르타포스트 편집장 느자르 빠뜨리아(Nezar Patria)를 임명했다. 그는 국영기업부 전문가 보좌관으로도 재직했던 인물이다.
부디 아리 신임 정통부 장관이 떠난 촌락낙후지역이주부 차관 자리에는 또 다른 대표적 조코위 지지 자원봉사단체 스둘루르 조꼬위(Sedulur Jokowi)를 이끌어온 빠이만 라하르조(Paiman Raharjo)가 임명됐다. 스둘루르 조꼬위는 아직 정치 신인이던 조코위 대통령이 자카르타 주지사 자리를 놓고 경합하던 2012년에 결성된 단체다.
주미대사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Kadin) 회장을 역임한 로산 P. 루슬라니(Rosan P. Roeslani)는 국영기업부 차관으로 영전했고 원래 그자리에 있던 빠할라N. 만수리(Pahala N. Mansury)는 외교부 차관으로 옮겨 임명됐다.
네자르와 빠할라는 모두 국영기업부 출신이고 로산 역시 2019년 조코위 대통령의 대선팀에서 에릭 또히르와 합을 맞췄던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세 명 모두 에릭 또히르 현 국영기업부 장관과 가까운 관계인 셈이다. 로산은 조코위 행정부에서 대통령 측근 그룹을 구성하고 있는 몇몇 다른 사람들처럼 인도네시아 청년사업가협회(HIPMI) 출신이기도 하다.
유동적 상황
한편 통합개발당(PPP) 소속 정치인 사이풀 라흐맛 다수끼(Syaiful Rahmat Dasuki)는 같은 당 소속 자이눗 따우히드(Zainut Tauhid)가 2024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종교부 차관 자리를 채웠다.
이외에도 조코위 대통령은 통합개발당 당대표를 역임한 잔 파리즈(Djan Faridz)와 주한 대사 간디 술리스티얀또(Gandi Sulistiyanto)를 대통령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대통령은 임명식 이후 대통령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행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이번에 임명된 장차관들이 즉시 맡은 부분의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추후 추가 개각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치적 득실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개각엔 조코위 대통령이 스스로 레임덕 상황에 빠지지 않았음을 과시하려는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국가연구혁신청(BRIN) 연구원 피르만 누르는 임기 막판에 핵심 충성파들을 요직에 배치한 것에 대해 이전 선거 승리에 크게 기여했던 골수 지지층에게 입각이라는 응분의 보상을 주어 끝까지 유지하고 활용하는 것이 대통령의 이해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디 아리를 새 정통부 장관에 임명한 것 역시 내년 10월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충성파 장관을 통해 미디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아리야 페르난데스(Arya Fernandes) 연구원은 대통령이 연정에 참여한 여권 정당 인사들을 쓰지 않고 자신의 충성파들 일색으로 기용한 것이 2024년 선거가 다가올수록 당리당략에 휘둘리게 될 정치인들보다 새 임무에만 집중할 자신의 충성파들을 장-차관에 임명하는 것이 남은 기간 동안 안정적 국정을 담보한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승계 계획
개각이 이루어진 것은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투쟁민주당(PDI-P) 소속 대선 후보인 간자르쁘라노워를 지지하지 않고 오히려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를 지지할 것이란 추측이 만연한 시점이었다.
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한 달 동안 몇 차례나 쁘라보워와의 독대를 허락하면서 그러한 추측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 투쟁민주당은 이를 애써 일축하려 하지만 그런 신호는 여기저기서 보인다.
부디는 이달 초 쁘로조 회장 자격으로 쁘라보워 국방장관의 지지 그룹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쁘라보워에 대한 칭찬을 쏟아낸 바 있다. 그보다 앞서 또 다른 조코위 지지 자원봉사단체들은 간자르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하고 쁘라보워 지지로 전향하기도 했다.
피르만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부디를 정통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조코위 대통령이 쁘라보워에게 더욱 기울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대통령에게 더 이상 투쟁민주당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월요일 자카르타포스트의 인터뷰에 응한 투쟁민주당 소속 의원 두 명은 당적이 없는 인사들이 입각한 것에 대해 그들이 업무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한 그들을 기용한 대통령 결정을 십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며 당과 대통령이 여전히 한 배에 타고 있음을 강조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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