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신수도법 개정안 국회 통과...프로젝트 번복 방지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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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2일 동깔리만딴 북부 쁘나잠 빠서르(Penajam Paser)의 신수도(IKN) 건설현장 (사진=안따라/Sigid Kurniawan)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깔리만딴의 누산따라로 수도를 이전하는 프로젝트에 관한 국가 신수도(IKN)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 개정법은 차기 대통령이 해당 프로젝트 번복을 방지하고 신수도청이 직접 예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3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정부가 이 개정안에 정성을 들이는 것은 야당 후보 뿐 아니라 조코 위도도 대통령 자신이 마음에 둔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직 초기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를 언제라도 좌초하게 만들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이 물밑에 도사리고 있다는 정서가 현 정부 전반에 흐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내 아홉 개 정당 중 야당인 복지정의당(PKS)만이 합리적 통치 원칙을 벗어나 신수도청에 거의 견제할 방법이 없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다며 해당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또 다른 야당인 민주당은 신수도청의 확대된 권한이 자칫 다른 국가기관의 권한과 중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개정안 통과에 찬성했다.
이는 최근 민주당의 아구스 하리무르띠 유도요노(AHY) 당대표가 2023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 지지로 전격 선회하고 지난 2일(월) AHY의 아버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대통령이 조코위 대통령을 독대해 환담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개정된 국가수도법에 따르면 신수도청은 예산을 스스로 관리할 권한뿐 아니라 신도시의 상업용 토지에 대한 예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며 신수도 개발을 위해 신수도청이 직접 민간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가수도법 개정안을 통해 선출직이 아니라 임명직인 신수도청장에게 내각 장관이나 선출직 주지사급 지자체장과 동등한 수준의 권한을 부여하는 셈이다.
이날 국회 전체회의에서 정부를 대표해 법안 설명에 나선 국가개발계획청(Bappenas) 수하르소 모노아르파 청장은 해당 개정안의 주요 골자 중 하나가 투자자들에게 두 번의 ‘주기’로 최대 190년간 보유할 수 있는 경작권(HGU)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가 관리권(HPL)을 가지고 있는 국유지에서는 투자자가 플랜테이션 농장 같은 것들을 만들 수 있는 경작권(HGU)과 주택지와 상업지구를 개발할 수 있는 건축권(HGB) 형태의 소유권을 받게 되는데, 현행법에 따라 이론상으론 최대 85년 간 보유할 수 있으나 실제로 허용되는 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은 것이 일반적이다.
해당 경작권 기간을 유지하고 연장하기 위한 세부 기술적 부분에 함정이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자카르타 글로라 붕 까르노(GBK) 콤플렉스의 술탄호텔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개발한지 50년 만에 아직 한창 수익을 내며 운영 중인 호텔과 부지의 소유권을 정부가 회수해 가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수하르소 장관은 경작권의 주기가 95년씩으로 이루어지며 첫 35년 간의 평가를 토대로 경작권을 1차로 25년 연장하며 그 이후 다시 35년을 연장하는 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95년의 경작권 1차 주기가 종료되면 다시 똑같은 주기를 한 번 더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의 당초 계획에 따라 2045년까지 신수도 누산따라의 개발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명히 보장하는 것이 해당 개정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수도법 원안은 2022년 1월 국회를 통과했는데 그로부터 불과 1년 후 최종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것은 시간을 질질 끌어 행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유명한 입법부가 이례적으로 빠른 처리 속도를 보인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이 신수도 이전이라는 메가 프로젝트를 처음 발표한 것은 2019년의 일이다. 그러나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면서 이 프로젝트의 진행이 크게 지연됐다.
누산따라는 동깔리만딴 소재 북부 쁘나잠 빠서르군과 꾸따이 까르따 느가라군의 25만6,000 헥타르 부지 위에 건설되어 자카르타의 행정수도 기능을 옮겨가는 것으로 계획됐다. 수도가 이전한 후에도 자카르타는 여전히 인도네시아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남게 된다.
신수도 건설 비용은 466조 루피아(약 40조 원)로 추정되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사 일정이 늦어지자 내년에 조코위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그 동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해왔다.
당초 신수도 건설비용의 20%만 정부예산에서 집행하고 나머지 80%는 민간투자자들을 유치해 충당하기로 했으므로 민간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해당 프로젝트를 어떡하든 차기 정부에 승계시켜 계획대로 진행하려는 현 정부에겐 가장 중요한 과제다. 민간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신수도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투자자들을 누산따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국가수도법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킨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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