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고한 가부장제, 정치권의 여성참여 저해요소로 작용
본문
인도네시아 국회(DPR) 건물 (사진=CNN 인도네시아/Adhi Wicaksono)
인도네시아의 강고한 가부장제 문화는 정치권에서
여전히 여성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할 수 없게 만드는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꼼빠스닷컴에 따르면, 여성권익아동보호부(KPPPA)의 ‘참여와 전략적 환경’부문 장관특별참모 띠띠 에꼬 라하유는 수세기에 걸쳐 깊이 뿌리내린 전통적인 가부장제 문화에 젖은 인도네시아인들 중 많은 수가 아직도 여성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난 20일(금) 밝혔다.
여성들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지도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사회 대중은 여전히 성역할론에 충실해 오직 남성만이 지도자가 될 능력을 가졌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여성권익아동보호부가 인도네시아정치여성회(KPPI)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현실정치에서 여성 대표성을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충분한 역량과 정치 이해도를 가진 여성을 총선과 지방선거의 후보로 준비시키는 것이다.
여기엔 인도네시아정치여성회(KPPI) 외에도 여성 대표성 이슈에 관심을 가진 다른 시민사회단체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이 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을 지원하고 표를 던질 수 있도록 설득하며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띠띠는 2022년 국회를 통과해 입법 완료된 성폭력처벌법(UU TPKS)이 여성 대표들의 노력을 토대로 기어이 법제화에 성공한 기념비적 성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 성폭력처벌법은 이미 10년간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가 좀 더 많은 여성 대표들이 국회에 진출해 이 법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시민사회의 지원에 힘입은 끝에 비로소 입법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중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편이어서 전체 여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기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여성권익아동보호부 빈땅 뿌스빠요가 장관 역시 비록 그간 여성들의 국회 진출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1차적 목표치인 전체 30%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8월 밝혔다. 이는 중앙국회는 물론 지방정부 의회들까지 모두 망라한 결과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여성들의 의회 진출이 30%를 충족시킨 곳은 당시 전국 34개 주 중에서 중부 깔리만딴 단 한 군데뿐이었다.
한편 중앙국회(DPR)의 여성의원 비율도 2009~2014년 기간 17.9%, 2014~2019년 기간 17.3%, 2019~2024년 기간 20.5%로 매번 어느 정도의 등락이 있었지만 30%에는 전혀 근접하지 못했다.
전국 지자체장들 중 2023~2024년 기간 아직 현직에 있는 여성들은 24명으로 전체 대비 4%에 불과하다.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의원 후보 개개인이 아니라 당을 선택하므로 의원 수가 3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당선 안정권 순번에 여성후보들을 그만큼 적게 배치한 각 당의 책임이다.
하지만 개별 후보를 선택하는 지자체장 선거에서 여성 당선율이 4%라는 것은 지자체장으로서 여성보다 남성이 낫다는 생각이 일단 대중들의 인식 속에 더욱 강고히 각인되어 있다는 의미다.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여성이 남성 직원을 부려 한 지역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더욱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여성 지자체장들이 근무한 지역의 2022년 지방혁신지수를 보면 그 결과가 매우 인상적이다. 24명의 여성 지자체장들이 운영한 지방들 중 5개 지역이 매우 혁신적, 17개 지역이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혁신적이지 못하다고 지적된 지역은 두 군데에 불과했다.
빈땅 장관은 성불평등을 포함해 시민사회 속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형태의 불평등을 종식시키려면 포괄적인 개발과 정신개혁이 필요하다며 앞서 언급한 지방혁신지수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러한 개발과 개혁을
이루기 위해 여성 지도자들을 더 많이 배출하는 것이 핵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