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150억 달러 지원하는 미국과 ‘새로운 협력의 시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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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4일(화), 조 바이든 미대통령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현지 언론보도국 /Laily Rachev)
이번 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150억 달러(약 19조1,260억 원)의 지원 약속, 인도네시아 전기차 공급체인 개발 참여를 위한 초기 기반작업 등이 이루어지면서 격상된 양국 관계를 보여주었다.
15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11월 13일(월) 워싱턴 DC 소재 백악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미국간 양자회담은 지난 해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대통령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가 종전 전략적 동반자 단계에서 포괄적 전략동반자(CSP)단계로 격상되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10년 전에 이미 중국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는데 이는 대개의 경우 광범위한 이슈들에 대한 정부 최고위급 협력을 수반한다. 이번 인도네시아와 미국의 새로운 협력단계는 인도네시아 신흥기업들 지원 및 기후, 에너지 부문의 경제협력부터 방위협력과 민간교류에 이르는 22개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가 선포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광물, 사이버 보안, 문화교류 등 최소 세 개 분야의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바이든 미대통령은 양자회담 개회사에서 미국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여는 새로운 관계의 시대는 모든 분야에 걸쳐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의 일환으로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인도네시아의 여러 민간은행들 금융지원을 위해 1억3,100만 달러(약 1,670억 원)를 제공하고 엑손모빌(ExxonMobil)이 150억 달러(약 19조1,260억 원) 상당의 탈탄소화(decarbonization)투자를 진행하며 미국 국제개발기구(USAID)는 인도네시아의 폐기물처리시스템에 750만 달러(약 95억 6,000만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정치적 이견으로 잠시 관계 경색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내년에 수교 75주년을 맞는 양국 정상은 합동성명을 통해 ‘돈독한 우방으로 남을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양국 정상회담이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열린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방적인 이스라엘 우세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서구권과 나머지 세계의 정치적 이견을 더욱 벌려 놓고있지만 미국은 국제적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방패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바이든 미대통령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의 임박한 정상회담 역시 인도네시아 외교의 중요한 이슈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국가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불가분의 관계인 반면 미국은 여전히 중국을 만만치 않은 전략적 라이벌로 적대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불편한 상황에서도 조코위 대통령은 집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비즈니스 태도를 분명히 견지하며 경제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았다.
조코위는 회담에 앞서 “미국은 인도네시아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다. 여기서 우린 동반자 관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우리에게는 공급망 이슈를 포함한 경제적 협력이 최우선 과제” 라며 인도네시아가 가진 공급망 중심에 선 중국과의 경제적 우호관계를 어떠한 경우에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조코위 대통령이 에둘러 말한 것이다.
광물 공급
양자 정상회담 결과 조코위 대통령의 필수광물 다운스트림 산업 야망에 부응해 양국 정상은 니켈,코발트 및 여타 필수 광물 밸류체인에 있어 인도네시아의 선도자적 국제 위상을 인정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중심에 둔 잠재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렛노LP 마르수디 외교장관은 별도의 외교부 성명을 통해 궁극적으로 맺게 될 필수광물협약(CMA) 준비 차원에서 실무 계획을 초안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년 동안 조코위 행정부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 생산업체들에게 인도네시아에 매장을 열 것을 종용해 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매장량이 풍부한 니켈의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에서 제련하여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대지분을 차지하려는 다운스트림 계획을 고수하며 니켈 원광 수출금지조치를 번복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줄곧 맞서 왔다.
미국 민간부문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의 노동자 보호가 취약하고 중국 의존도가 높으며 생물학적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 지역사회의 낮은 참여도를 이유로 인도네시아와의 필수광물부문 협력관계 확대 반대했다.
지난 10월에는 아홉 명의 미상원의원들이 만약 필수광물 파트너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경우 강력한 노조를 보유하고 인권과 환경 기준이 지켜지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우선시할 것이란 공개서한에 서명하는 일도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협력 확대 대상국이 아니란 것이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이러한 우려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기준을 적용하며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렛노 장관은 일단 필수광물협약(CMA)이 체결되면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가능한 장기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추가적 의제들
백악관을 방문한 조코위 대통령이 단지 경제적 이익을 다투는 문제들만 논의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신속한 종식을 요구하는 전세계 지도자 3분의 1의 주장을 메시지에 담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지난 주말 동안 수십 명의 지도자들이 이슬람협력기구(OIC)와 아랍 연맹의 특별 공동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에게 전쟁 책임을 묻고 팔레스타인들을 그들 고유의 터전에서 몰아내려는 강제 이주정책에 거부한다는 강경한 문구의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11월 14일(화) 양자 회담에서 제기된 이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지도자들이 ‘두 국가 해법’을 통해 항구적 평화가 달성될 수 있도록 다른 지역 국가들과도 협력해야 한다는 합의문을 냈지만 그 이상의 보다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은 국제사회의 이-팔 전쟁 휴전 요구를 거부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폭격에 지지입장을 표한 바 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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