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회에서 관중 반응 유도한 기브란, 선관위 솜방망이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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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화) 선관위가 주최한 2024 대선 첫 토론회에서 간자르 쁘라노워 전 중부자바 주지사,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 등 세 명의 대통령 후보들이 토론을 벌였다.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는 2024 대선 첫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독려해 쁘라보워 수비안또에게 더 열성적인 응원을 끌어내려 한 쁘라보워의 러닝메이트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부통령 후보의 행동을 질책했다.
지난 12일 대선 토론회장에서 객석 앞줄에 앉아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제스처를 보인 기브란에 대해 하심 아사리 선관위원장은 해당 행동이 위원회 규정상 허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기브란에 대한 선관위의 이러한 질책은 14일(목)에 나왔지만 쁘라보워-기브란의 선거본부에 구두경고로만 전달되어 정작 규정 위반 행위를 한 기브란에게는 사실상 아무런 불이익도 주어지지 않았다.
대선 첫 후보토론회는 사법, 부패, 거버넌스, 민주주의, 인권, 관용 등을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니스 바스웨단이 최근 논란의 헌법재판소 판결을 쁘라보워에게 문제삼았다.
기브란의 고모부인 안와르 우스만 전 헌재소장이 40세로 되어 있던 대선후보 연령 하한선을 무력화시키는 판결을 주도해 36세인 기브란의 대선 출마를 가능하게 해준 후 자신은 해당 판결과 관련해 중대 윤리강령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 인정되어 헌재 소장직에서 해임된 사건을 지목하며 쁘라보워의 입장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쁘라보워는 헌재에서 윤리강령 문제가 발생했음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자신이 뭔가 하려 한다면 그것은 절차상 ‘부당한 개입’이 될 것이라며 논조를 흩트렸다.
“아니스씨, 어린애처럼 굴지 마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신이 아는 것처럼 국민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결국 국민들이 판단할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쁘라보워-기브란 팀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표를 주지 않겠죠.” 국민들이 기브란의 출마를 부당하게 여긴다면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 말한 것인데 이는 최근 모든 여론 조사에서 당선 가능성 2위의 간자르-마흐푸드MD 후보팀을 거의 더블스코어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자신감이 투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절차상 윤리강령 위반문제가 있었다 해도 그렇게 나온 헌재 판결은 최종적, 불가역적이므로 자신이 (기브란의 출마자격 문제에)뭔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는 헌재 판결과 이후 윤리위원회 판단이 기브란에게 일부 흠결을 남겼지만 끝까지 기브란을 품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문제는 쁘라보워가 해당 발언을 하던 순간 객석 맨 앞줄에 앉아있던 기브란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쁘라보워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라는 제스쳐로 객석의 자기 지지자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에 지지자들이 반응해 크게 환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자 토론회 진행자가 그들에게 진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14일 나온 선관위의 질책에 대해 현직 수라까르따 시장인 기브란은 14일 당일 수라까르따 시청에서 기자들을 만나 “죄송합니다. 우린 선관위의 평가에 따른 피드백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합니다.” 라며 순순히 사과했다.
토론회에서의 그의 행동이 미리 계획된 것인지,아니면 즉흥적인 것이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쁘라보워-기브란 선거본부 사무처장 누스론 와히드는 기브란의 행동은 자신의 러닝메이트(쁘라보워)와의 긴밀한 관계에서 기인한 즉흥적인 것이었다고 대신 설명했다.
다른 대선 후보팀에서는 기브란과 같은 행동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는 다른 팀들의 러닝메이트가 케미가 좋지 않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기브란의 규정 위반행위에 대해 오히려 찬양하는 논리를 펼쳤다.
한편 선관위 토론회의 형식이 비효율적인 것으로 드러나 이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I) 공공정책 분석가 비슈누 주워노는 선관위가 후속 대선토론회의 방식을 완전히 다시 검토하여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첫 대선토론회의 방식이 대통령 후보들의 비전과 사명, 견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에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슈누는 선관위가 호주나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하고 있는 선거 토론회 방식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첫 토론회가 너무 많은 규칙과 지나친 절차적 의식에 얽매여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포맷으로는 대선 후보들이 질문에 답할 시간이 너무 제한되어 제대로 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포맷을 단순화하고 질문 갯수를 줄여야 후보자들이 각자의 공공정책에 대한 견해를 좀 더 시간을 들여 보다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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