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불법 선거자금 유입 정황에 유관기관들 미온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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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PPATK) 이반 유스띠아반다나 센터장이 2022년 1월 31일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안따라/Galih Pradipta)
최근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PPATK)가 2024년 2월 총선을 앞두고 대량의 수상한 금융거래를 포착함에 따라 총선에 참여한 정당들에게 은밀한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의혹이 입증될 경우 내년 선거 신뢰성에 흠집을 낼 수 있고 심지어 대선 선두주자가 연루되었을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어 제대로 수사하라는 각계의 목소리가 당국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이반 유스띠아반다나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장은 첫 대선후보 토론회가 있은 지 며칠 후 11월 28일 정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을 때에 비해 수상한 금융거래량이 두 배 이상으로 폭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반 센터장은 해당 금융거래의 정확한 금액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조 루피아 규모임을 시사했고 법집행 기관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KPU), 선거감독청(Bawaslu) 등에 이미 상황 전파가 된 상태라고 지난 15일 설명했다.
특정 후보들의 선거자금을 관리할 목적으로 개설된 특별계좌, 즉 이른바 ‘RKDK 계정’ 이외의 은행 계정에서 발생한 수상한 거래들을 포착해 표시해 놓았다는 것이다.
해당 수상한 금융거래에는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광산들로부터 흘러 들어온 자금이 선거자금에 유입되거나 중부자바 소재 농촌소액대출기관(BPR)들의 자금이 선거용으로 오용된 사례들도 포함되었다.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PPATK)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27명의 대출신청자가 작년부터 이들 농촌소액대출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총액이 1,000억 루피아(약 82억 원)에 이르는데 해당 대출자금은 대출 신청자의 구좌에서 곧바로 인출되어 MIA라는 이니셜을 가진 사람의 개인구좌로 옮겨진 것이 확인되었다.
PPATK는 MIA가 특정 정당을 위해 활동하는 인물로 파악하고 있지만 해당 정당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렇게 모인 자금은 곧 해체되어 복수의 개인, 단체들 계정으로 나뉘어 유입되었는데 해당 자금이 흘러 들어간 곳 중엔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선 후보가 설립한 협동조합인 가루다약사 누산따라(Garudayaksa Nusantara)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반 센터장은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가 발견한 내용의 세부사항 공개를 거부하면서 단지 이번 선거가 돈세탁과 불법적 활동을 통한 기금조성 등이 없는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불법적인 출처에서 나온 선거자금이 판치고 민주주의가 돈에 휘둘리는 선거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비전과 역량에 온전히 집중하여 표를 줄 후보를 결정하는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2017년 총선법은 모든 정당들과 후보들이 불분명한 출처나 불법 활동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3,600만 루피아(약 297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 촉구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의 해당 보고는 선거 부정행위들의 단속과 제재를 책임지고 있는 선거감독청(Bawaslu)에게 수상한 금융거래와 불법자금이 선거운동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선거감시단체인 선거민주주의협회(Perludem)의 코이루니사 아구스띠야띠는 선거감독청의 주요 책무 중 하나가 금권정치를 방지하는 것이므로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가 포착한 문제점들을 추가로 조사하여 해당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가 제기한 문제는 이번 선거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선거운동자금 출처와 모금방식에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입증하는 셈이 된다.
또 다른 대통령 후보인 간자르 쁘라노워와 아니스 바스웨단은 선거감독청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고 특히 간자르의 러닝메이트 마흐푸드MD는 선거감독청이 법집행 기관과 공조해 수상한 금융거래에 연루된 인사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아니스-무하이민 대선 후보팀의 선거매니저 샤우기 알라이두루스도 선거감독청이 공식수사를 개시할 것을 요구했다.
수상한 금융거래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쁘라보워-기브란 대선 후보팀의 누스론 와히드 사무처장은 관련된 모든 후속 조치를 법집행 기관에게 맡긴다면서도 자신들은 선거자금 조성과 관련해 모든 법과 규정을 준수했으므로 거리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선거감독청의 롤리 수헨띠는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의 보고에 대해 19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선거감독청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으나 정작 당일 기자회견에 나선 라흐맛 박자 선거감독청장은 자신의 관할권 밖의 문제라며 이에 대한 조사 개시를 거부하고 그대신 해당 사안을 부패척결위원회(KPK)와 경찰 및 검찰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의 이담 홀릭 위원은 선거자금 조달규정 준수를 강조하기 위해 각 정당 및 선거 참가자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2024 대선과 총선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 발 악재가 터졌음에도 선거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기관들이 미온적으로 반응하면서 자칫 흐지부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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