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선] 세 번째 대선토론회; 아니스와 간자르, 쁘라보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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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일) 저녁 자카르타 소재 이스또라 스나얀에서 열린 세 번째 2024 대선토론회에서 쁘라보워 수비안또(왼쪽), 간자르 쁘라노워(가운데), 아니스 바스웨단 등 세 명의 대통령 후보가 무대 위에서 공방을 펼쳤다. (사진=안따라포토/Aditya Pradana Putra)
인도네시아 2024 대선 세 번째 토론회는 첫 번째에 비해 보다 효율적이고 짜임새 있게 진행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번호 순으로 자리한 첫 번째 토론회와 달리 이번엔 3번 후보 간자르 쁘라노워를 가운데에 두고 2번 후보 쁘라보워 수비안또와 1번 후보 아니스 바스웨단이 양 옆에 자리를 잡고 스탠딩 토론을 펼쳤다.
이미 공개되었던 것과 같이 토론 주제는 국방, 안보, 국제관계, 세계화, 지정학 및 외교정치여서 누구나 현직 국방장관인 쁘라보워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쁘라보워가 한없이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번과 같이 이번에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니스는 시작부터 쁘라보워의 멘탈을 흔들며 밀어붙였다. 그는 쁘라보워가 수십만 핵타르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푸드 에스테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달성하려 했던 식량안보 정책의 실패, 이른바 ‘알룻시스따(alutsista)’라 부르는 군비 현대화를 한다면서 중고 무기를 구매하기로 계약해 국방 예산을 낭비한 점, 심지어 윤리문제까지 거론하며 쁘라보워를 공격했다.
쁘라보워는 아니스의 전술에 보기 좋게 말려들어 자제력을 잃고 논점을 벗어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모이(gemoy)를 외치고 대중 앞에서 춤을 추며 앙증맞고 재미있는 인상을 주던 대중 유세 당시 쁘라보워의 모습이 이번 대선 토론회에서는 빛이 바랬다.
쁘라보워는 제한된 시간 내에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다른 후보들에게 토론회 후 따로 만나 얘기하자는 제안을 자주 내놓았다. 충분히 답변하지 못했고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려하게 답변하며 다른 후보의 공격에서 능숙하게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쁘라보워는 이번에도 그러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간자르도 아니스와 합을 맞춰 쁘라보워를 협공했다. 아니스가 쁘라보워에게 던진 질문들이 ‘심문’에 가까왔다면 간자르는 토론회 후반부에서 쁘라보워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나섰다.
간자르는 빨(PT. PAL)이 한국과 진행하고 있던 군함건조사업 협력 관계를 청산한 것과 카타르로부터 미라지 중고 전투기를 구매한 것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빨(PT. PAL)은 군함을 건조하는 인도네시아 조선소다. 간자르는 상세한 자료를 제시하며 질문을 던졌고 쁘라보워나 그의 팀이 곧바로 답변하지 못하자 이를 다시 문제삼았다.
아니스와 간자르는 무대 위에서 쁘라보워의 성과에 대해 노골적으로 서로 협의하며 점수를 매겼는데 간자르는 낙제점인 5점을 주었다. 한편 아니스는 쁘라보워가 지휘하는 국방부의 성과에 대해 농담을 섞으며 100점 만점에 11점을 주었다.
간자르와 쁘라보워는 토론 초반엔 상호 동의하는 부분이 많아 서로 같은 책을 읽었다거나 같은 교사에게서 배운 거 아니냐며 화기애애한 이야기가 오갔으나 간자르가 박한 점수를 주면서 두 사람의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졌다.
집중력을 잃은 쁘라보워의 답변은 자신감이 떨어져 곧잘 논점을 벗어났다. 결과적으로 쁘라보워는 이번 3차 토론회에서 가장 부정적인 인상을 남긴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여론조사기관 드론 엠쁘릿(Drone Emprit)이 지난 7일 저녁 18시59분에서 21시59분 사이 X(구 트위터) 플랫폼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대화를 실시간 분석한 결과 쁘라보워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5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쁘라보워는 1차 토론회 당시에도 네티즌 부정 견해가 41%로 가장 높았는데 이번에 그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한편 아니스와 간자르에 대한 부정견해는 각각 13%와 11%로 낮은 편이었다.
긍정평가 부분에서는 아니스가 77%로 선두, 간자르가 72%로 그 뒤를 바짝 따랐고 쁘라보워는 40%로 크게 뒤쳐졌다.
한편 이도 저도 아닌 중립적 언급은 간지르 17%, 아니스10%, 쁘라보워 6%로 나타났다. 이래저래 쁘라보워는 최악의 평가를 받아 이번 3차 토론회의 유일한 패배자가 됐다.
이상의 수치는 X플랫폼만을 기준한 것이므로 절대적이지 않지만 최소한 이번 3차 대선토론회를 본 여론의 방향성과 대중의 정서를 보여주고 있어 대선 결과를 예측할 때 참고자료가 될 만하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쁘라보워가 당선가능성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대선토론회 마다 논리력과 토론 장악력에서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미 세 번 진행됐고 앞으로 두 번 더 남은 대선토론회가 어쩌면 이번 선거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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