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여당 총재 메가와띠, '권력에 굶주린 지도자’에 경고...조코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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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0일 투쟁민주당(PDIP)의 창립 51주년 행사에서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왼쪽 세 번째)가 마루프 아민 부통령(왼쪽 두 번째), 뿌안 마하라니 국회의장(맨 왼쪽), 쁘라난드라 쁘라보워 당간부(오른쪽 두 번째), 무하마드 마르디오노 통합개발당(PPP) 당대표 직무대행, 간자르 쁘라노워 대통령 후보(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안따라/M Risyal Hidayat)
인도네시아 제5대 전 대통령이기도 한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는 지난 10일 렌뗑아궁 소재 투쟁민주당(PDIP) 교육원에서 열린 당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2024 총선을 앞두고 ‘권력에 굶주린’ 익명의 지도자들을 비난했다.
그녀는 기념식 공식연설에서 선거를 권력에 빌붙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당원들에게 경고했는데 참관인들은 이것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진실만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인 사티얌 에바 자야테(satyam eva jayate)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메가와띠는 정치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한 시간에 걸친 열정적인 연설에서 메가와띠는 “선거란 정치 엘리트들이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무슨 수를 써도 되도록 허용해 놓은 장치가 아니다. 정치에서도 도덕과 윤리가 추앙되어야 한다. 어떤 권력이듯 그 유효기간이 있다. 어떤 권좌에 앉아있든 때가 도래하며 그 권력은 반드시 종말을 맞기 마련이다. 오직 신만이 영원할 뿐”이라며 권력을 잡기 위해 국가를 분열시키려는 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녀는 사익을 위해 법을 왜곡시키고 유권자들의 손을 놓아버린 정치인들을 강력히 비난했다. 또한 그녀는 ‘권력에 굶주린’ 익명의 정치인을 향해 예전 국가지도자들이 남긴 유산과 그들의 투쟁을 상기하라고 촉구했다.
메가와띠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나도 전에 대통령을 지냈다. 하지만 선거에서 진 후 나는 그걸 문제삼아 난리를 피우지 않았다. 국민들이 던진 투표의 총의가 그런 결과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연설은 명백히 임기 후에도 현재의 권력을 다른 형태로 유지하고자 하는 조코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향한 것이라고 정치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앞서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할 때마다 매번 헌법재판소에 불복청원을 넣은 쁘라보워 역시 ‘권력에 굶주린’ 지도자 범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론조사기관 뜨리아스 뽈리띠까 스트라떼기스의 아궁 바스꼬로 대표는 모든 투쟁민주당원들이 조코위보다 나은 행동을 보여달라는 메시지였다고 정리했다.
조코위 대통령과 메가와띠 총재와의 갈등은 창립기념일 귀빈 명단에서도 엿보였다. 마루프 아민 부통령을 필두로 투쟁민주당 소속이 아닌 스리 물야니 재무장관, 아리핀 따스리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뜨뜬 마스두키 협동조합중소기업부 장관,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 장관 등이 행사에 참석했고 메가와띠는 마루프 부통령에게 ‘기꺼이 와주어 감사하다’며 인사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현재의 토론회 방식으로는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을 충분히 홍보하거나 방어할 수 없다며 남은 세 번의 대선토론회 형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마루프 부통령은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원로 무슬림 성직자인 마루프 부통령은 대선후보들이 각자의 입장과 공약들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전달했는지를 보고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국민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최근 대선에 출마했거나 특정 후보 지지 캠페인에 참여한 장관들이 현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들이 장관직을 유지하며 출마해도 된다는 정부령까지 내놓은 조코위 대통령을 거스르는 모습도 보였다.
투쟁민주당 창립기념행사가 있던 같은 날 공교롭게도 별도의 정부행사가 열려 조코위 대통령이 밀고 있는 유력 대통령 후보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 겸 그린드라당 총재를 비롯해 그를 지지하는 장관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그중엔 투쟁민주당 소속이지만 행사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인사들도 있었다.
아세안국가 순방 중인 대통령이 부재한 상태에서 급조된 예의 정부 행사는 장관들의 투쟁민주당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할 목적으로 조직되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루프 부통령을 포함한 일단의 장관들이 해당 일정에 불참하고 투쟁민주당 행사로 향한 것은 선거를 앞두고 현 정부 내각이 붕괴하기 시작한 조짐으로 볼 수도 있다.
유권자들에 대한 위협
조코위 대통령이 투쟁민주당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지난 10년간의 임기 중 처음 있는 일이다.
대통령 측근은 당에서 행사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말하고 투쟁민주당은 대통령실이 당 창립기념행사와 일정이 겹치는 해외순방 일정을 미리 알려줘 어차피 참석하지도 않을 대통령에게 굳이 초청장을 내지 않았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아궁 바스꼬로는 이 과정에서 당이 대통령을 무시한 것과 대통령이 해당 행사에 불참한 것은 그들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헌법상 세 번째 대통령 임기에 도전할 수 없었던 조코위 대통령은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를 부통령 자리에 밀어 올려 정치왕조를 구축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할 목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함부로 남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때 아버지의 길을 따르지 않고 자기 사업을 벌였던 기브란은 현재 쁘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상태다. 40세로 규정된 대선 후보 출마자격 연령 하한선을 고모부인 헌법재판소장의 불법적 도움으로 간단히 허물고 36세의 기브란이 출마에 성공한 후 조코위 대통령과 투쟁민주당 사이의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조코위 대통령은 쁘라보워의 공개지지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투쟁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간자르 쁘라노워를 훼방하여 사실상 당에 등을 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메가와띠는 선거를 앞두고 최근 정부기관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어 국민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군경은 물론 선관위가 철저한 중립을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 그녀는 최근 보요왈리에서 간자르 지지자들이 군인들에게 폭행당해 일곱 명이 크게 다친 사건을 거론하며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선거를 통해 진정한 민의가 드러나려면 국민들이 그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자율적으로 표출할 수 있어야만 한다..국민들이 자유롭고 지혜롭게 스스로의 지도자들을 선택해야 한다. 그들을 윽박지르고 폭력으로 위협해서는 안된다. 그런 짓을 자행하던 서슬퍼런 신질서 정권조차도 결국 그 종말을 맞았음을 잊지 말라.”고 덧붙였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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