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야당 대선후보 전광판 광고, 이유없이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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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총선의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로 등록한 아니스 바스웨단(오른쪽)과 무하이민 이스깐다르(왼쪽) 2023.10.19.(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전국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선출된 지자체장들의
임기가 끝나 그 자리를 중앙정부가 지명한 직무대행들이 차지한 후 시작된 2024 대선 유세에서, 유독
야권 후보인 아니스 바스웨단-무하이민이스깐다르 팀만 지자체들로부터 유세 장소 사용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유세장 이동을 위한 헬리콥터 사용허가를 받지 못해 부득이 일부 지역 유세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을 심심치 않게 겪고 있다.
17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이번에는 아니스 지지자 단체가 비용을 지불해 이른바 ‘비디오 트론’이라 불리는 디지털 전광판 여러 곳에 아니스가 등장하는 광고를 실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전 해당 광고가 광고판에서 삭제됐다.
네티즌들은 누군가 배후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고 아니스 선거본부는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엑스(X)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아니스의 팬그룹 올빠에미 프로젝트(The Olppaemi Project)는 케이팝 팬들이 자기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날을 기념해 디지털 빌보드에 생일축하 광고를 올리고 해당 광고비를 자체 부담하는 전통을 벤치마킹해 지난 1월 5일부터 아니스 바스웨단이 출연하는 디지털 광고를 빌보드에 올리려고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캠페인을 펼쳤다.
최근 당선 가능성 측면에서 간자르를 추월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니스는 최근 몇 주 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인도네시아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폭발해 케이팝 팬들이 자기들이 추앙하는 아이돌을 위해 헌정 페이지를 만드는 것처럼 아니스의 팬 계정들 여러 개가 속속 새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12월 아니스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에 데뷔하면서부터 벌어졌다. 당시 해당 생방송을 본 케이팝 팬들은 아니스가 말하는 방식이 케이팝 아이돌들이 팬들과 대화하는 방식과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케이팝 팬들의 지지가 아니스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주까지 9천만 루피아(약 760만 원)를 모금한 올빠에미 프로젝트는 중부자카르타소재 그라하 만디리 빌딩 앞, 자카르타 근교인 브까시와 북수마뜨라 메단 시 소재 그랜드 메트로폴리탄 몰의 LED 스크린에 아니스의 광고를 올렸다.
해당 광고는 1월 21일까지 계속 노출될 예정이었는데 자카르타와 브까시에서는 알 수없는 이유로 해당 광고가 1월 15일(월) 처음 시작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삭제된 것이다. 올빠에미 프로젝트는 이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묘사했다.
올빠에미는 디지털 빌보드를 운영하는 광고 에이전시를 포함해 관련 당국 및 업체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1월 16일(화)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들은 여기서 낙담하지 않고 동부자바의 수라바야에 새 광고를 올렸다.
자카르타와 브까시에서 아니스의 광고 영상이 갑자기 사라지자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엑스 플랫폼에서 #아니스에게공정하라(#AniesDeserveBetter)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영상 삭제 문제를 비난했고 일각에서는 현지 지방정부가 영상 삭제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아니스는 1월 15일(월) 엑스 플랫폼을 통해 “비록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말았지만 이런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제로 진행해 준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올빠에미 프로젝트에게 낙심하지 말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편 영상 삭제 문제에 대해 아니스의 선거본부 캠페인 매니저 샤우기 알라이드루스는 1월 16일(화) 응분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란 입장을 천명했다.
또한 그는 모두 함께 선거 캠페인을 모니터링하고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나 유세용 자료들의 삭제 등 이상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지 주시하며 경계심을 가져줄 것을 대중들에게 촉구했다.
이 문제를 인지한 선거감독청 라흐맛 박쟈 청장은 자카르타와 브까시 지자체 대표들은 물론 모든 관련 당사자들을 소환해 해당 광고가 삭제된 상황에 대한 해명을 듣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광고가 필요한 허가를 받고 노출된 것인지부터 우선 확인할 것이라면서 모든 후보들이 동일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지방정부들이 철저히 중립을 지켜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자카르타 주정부는 광고영상 삭제 문제에 대해 해당 디지털 전광판의 관리 책임이 그라하 만디리 빌딩이나 전광판을 운영하는 민간 광고업체에 있으므로 주정부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책임도 없다며 정색했다.
아니스 선거본부는 ‘아니스에게 도전!’이란 제목의 시그니쳐 간담회를 지자체 허가를 받지 못해 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유세기간 중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광고 삭제 사건도 아니스측에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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