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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위 "대통령의 특정후보 지지 문제없어" 주장과 후폭풍

정치 작성일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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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대선 당시 선거인단 번호를 들어보이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오른쪽)과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공직을 맡고 있다는 것이 선거에서 특정후보의 유세를 돕지 못하게 하는 족쇄일 수 없다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서 오는 2월 선거에서 그의 내각 국방장관과 자신의 장남에게 유리한 판세가 펼쳐지도록 대통령 권한을 공공연히 남용할 것이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5일 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라 해도 국가적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여가 시간을 이용해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의 유세를 도울 권리가 있다고 지난 24일 주장했다. 장관들 역시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민주시민의 권리를 동등하게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동부 자카르타 할림 뻐르다나꾸수마 공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허큘리스 군용 수송기를 인도네시아 공군에 전달하는 공식 행사에 참석해 이같은 발언을 내놓았다.

 

앞선 두 번의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상대편 숙적이었고 현재는 대통령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를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삼아 대선에 출마한 그린드라당 대통령 후보 쁘라보워 수비안또도 국방장관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석해 대통령 기자회견에도 배석했다.

 

세간에서는 아직도 높은 국민적 인기를 구가하는 현직 대통령이 삼파전으로 이루어지는 2024 대선에서 쁘라보워-기브란 팀을 암묵적으로 지지해 마침내 선두주자로 만들어 놓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대통령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의심되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36세의 기브란이 대선후보 출마 자격인 40세 연령하한선을 무력화시키고 부통령 후보 출마에 성공하자 그렇지 않아도 조코위 대통령의 정치왕조구축시도를 일찌감치 비판하고 있던 활동가와 비평가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비평가들은 대통령이 최근 쁘라보워 국방장관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켜 국민들의 시선이 다른 후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적게 돌아가게 하려는 계산된 행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늘 이를 가볍게 일축해 왔다.

 

활동가들은 최근 대통령이 진행한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엘니뇨 현금지원부터 공무원 초봉을 5년 만에 인상하는 등 일련의 포퓰리즘 프로그램들도 쁘라보워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자들이 어떤 후보를 자신의 후계자로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은 실소를 터트리며 내가 누구 편을 드는 것 같나요?”라고 되물어 자신은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주장을 가름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자신이 쁘라보워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어도 합법이란 주장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에 쁘라보워의 상대편 진영 후보들은 분노를 터트렸다. 그들은 조코위 대통령과 그에게 영합한 정부 내의 세력들이 군경을 비롯한 국가기관을 동원해 쁘라보워-기브란 후보팀에 대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결집시키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간자르-마흐푸드 선거본부의 치코하낌 선거운동원은 현직 대통령이 권한을 휘둘러 자기 아들의 선거운동을 돕는 것은 명백한 족벌주의 행태로 국민적 공분을 살 것이므로 공인으로서 윤리규정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간자르의 러닝메이트인 마흐푸드MD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은 다른 장관들이 직권을 남용해 특정 후보의 유세를 교묘히 돕고 있는 사태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장관직 사퇴를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과 장관들의 특정 후보의 유세 참여가 합법적이란 초유의 발언이 조코위 대통령에게서 나온 것은 마흐푸드에게도 장관직 사퇴를 요구한 간자르가 국방부 공식계정의 트윗에 붙은 #쁘라보워기브란2024 해시태그와 관련해 쁘라보워에게도 국방장관직에서 사퇴해 권력남용 의혹을 벗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직후였다.  2번 후보팀을 지지하는 대통령과 장관들에겐 직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상당히 뼈아팠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아니스 바스웨단의 선거캠프에서는 작년 10월 대통령이 세 명의 대통령 후보들을 불러모아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지키겠다고 했던 약속이 아직도 유효하냐고 물었다. 아니스는 대통령이 스스로 약속한 대로 정말 모든 후보들을 지지하고 도움을 주며 중립을 지키고 있는지는 이를 지켜본 국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24일 말했다.

 

최근 대통령령으로 개정된 선거법은 대통령, 부통령, 지차체장들은 현직을 유지한 채 유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나 국가 인프라를 사용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고 유세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휴가를 내도록 명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대통령령은 모든 유형의 국가 공무원들과 이장들은 유세기간 동안 특정후보에게 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칠 행동 또는 결정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의 수요일 발언이 알려진 후 시민사회단체들과 선거 옵저버들은 이를 매우 비윤리적이고 적절치 못한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그들은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며 이의 철회를 촉구했다.

 

선거민주주의협회(Perludem) 코이루니사 아구스띠야띠 이사는 서면을 통해, 얄팍하기 짝이 없는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대통령 자신은 물론 그의 휘하에 있는 장관들과 국가 관료들에게 2024 총선에서 어느 한 쪽을 지지하는 유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당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그 결과 궁극적으로 부정선거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립연구혁신청(BRIN)의 피르만 누르 연구원은 대통령도 선거에서 합법적으로 특정후보의 편을 들 수 있다는 조코위 대통령의 주장이 국가 민주주의에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모름지기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들을 지지하고 민주적 경쟁에 나선 모든 후보자들에게 평등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조코위 대통령은 지금 완전히 그 반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피르만은 조코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다른 전 대통령들이 지혜롭게 정치적 중립을 지킨 발자취를 따르는 대신 오히려 공직윤리를 무시하고 선거에 너무 깊이 개입해 버렸다고 평가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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