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선] 아무도 무리하지 않은 마지막 대선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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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일) 저녁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대선 토론회에서 각 진영의 정-부통령 후보들이 모두 손을 잡고 단체사진 포즈를 취했다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투표일을 불과 열흘 남겨둔 시점에 열린 마지막 2024 대선토론회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이전에 비해 사뭇 부드러워진 어조로 교육, 보건, 인적자원, 문화, 정보기술, 사회복지, 정책포용성 등의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밝혔다.
다섯 번째 대선토론회이자 대통령 후보들 간 세 번째인 이번 행사는 중부 자카르타 소재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렸다.
앞서 두 번의 대통령 후보 토론회의 열띤 분위기와 달리 쁘라보워 수비안또 후보는 교육 문제에서 해외이주노동자 보호문제에 이르는 여러 주제에 있어 아니스 바스웨단이 내놓는 제안들을 칭송하고 간자르 쁘라노워의 정책제안 대부분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스는 국가적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자들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교사 자격증 발급 가속화, 국가 계약직 임시교사 고용, 교육자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제공 등을 제안했고 쁘라보워는 아니스가 과거 교육부장관을 역임했음을 상기시키며 그 제안에 매우 동의한다고 맞장구쳤다.
간자르 역시 교사들의 복지를 개선하고 포용성 높은 국가교육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아니스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아니스가 쁘라보워와 간자르의 호응에 감사한다고 말하며 대선토론회는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
간자르는 지방자치단체 레벨은 물론 외교부 레벨에서 해외이주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해 다른 두 경쟁자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바른 정보와 이를 처리할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모든 문제는 단시간 내에 해결될 수 있다.”는 간자르의 의견에 아니스가 동의하면서, 정부가 해외이주노동자들의 당면 문제들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함께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쁘라보워는 해외이주노동자 보호에 대해 모든 후보들이 똑같이 진지한 공약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조의 변화
비록 쁘라보워와 간자르가 영양실조와 발육부진의 차이점,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 등에 대해 논쟁을 벌였지만 이전 두 번의 대선토론회에 비해 논쟁의 열기는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
첫 번째 대선토론회에서는 사법, 부패, 인권, 민주주의, 거버넌스 등의 이슈에서 뜨거운 공방을 벌였고 특히 아니스는 쁘라보워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현재 36세에 불과한 기브란이 헌법재판소장인 고모부의 비호를 받아 40세인 대선후보 연령하한선을 무력화시키고 출마에 성공한 것은 이번 대선 최악의 스캔들로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헌재 판결로 인해 소집된 윤리위원회가 이해충돌상황을 기피하지 않고 오히려 특정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한 안와르 우스만 당시 현재소장을 직위해제로 징계했지만 기브란은 이미 얻은 출마자격을 그대로 유지했고 안와르 역시 헌재소장직에서 밀려나고서도 여전히 헌법재판관 지위를 유지했다.
두 번째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는 국제관계, 국방과 안보 이슈에 있어 아니스와 간자르가 현 국방장관이기도 한 쁘라보워를 협공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아니스는 국방장관으로서 쁘라보워의 성적을 100점 만점에 11점으로 평가했고 간자르는 10점 만점의 5점으로 모두 낙제점을 주었다. 이에 쁘라보워는 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2월 4일 마지막 대선토론회의 최후연설에서 쁘라보워는 자신과 기브란, 그리고 자신을 지지하는 정당연합이 2월 14일 대선을 앞두고 상대진영에 퍼부었던 날선 발언들을 사과하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진정한 적은 정치적 견해차이를 보이는 상대진영의 후보들이나 지지자들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겪고 있는 빈곤과 굶주림이라는 인상적인 문장으로 쁘라보워는 연설을 마무리했다.
무리하지 않은 후보들
마지막 대선토론회를 본 많은 전문가들은 회심의 한 방이 없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막판에 무난한 토론회를 진행한 이들 후보들의 조심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디까또르 뽈리띡 인도네시아의 정치분석가 케네디 무슬림은 쁘라보워가 이번 선거에서 분명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토론회에서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아니스와 간자르 역시 마지막 대선토론회를 폭발적인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니스와 간자르가 쁘라보워를 집중 공격하는 것이 일방적이고 무례하게 보여 소설미디어 상 많은 이들이 쁘라보워 국방장관에게 동정적으로 돌아서게 한 역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편 교육전문가 이나 림과 교육교사협회(P2G)는 교육평등 문제에 대한 후보들이 발언이 불분명하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협회는 이번 토론회에서 국가교육의 근본적 이슈들은 손도 대지 못했다는 성명을 내 실망감을 드러냈다.
선거 판세
이번 토론회에서도 쁘라보워가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는 분석가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쁘라보워는 최근 여러 주 동안 당선가능성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인디까또르 뽈리띡이 지난 1월 10~16일 기간 중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쁘라보워-기브란 후보팀은 응답자 48%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아니스와 간자르의 지지율은 각가 24%와 21%에 그쳤다.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응답자들은 5.6%.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2.9%이다.
한편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아니스와 간자르의 지지자들이 연합해 결집할 움직임이 소셜미디어에서 ‘네 손가락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1번 후보 아니스-무하이민, 3번 후보 간자르-마흐푸드의 번호를 합친 4를 손가락으로 표시한 것이다.
이들은 공정한 선거를 요구하며 유권자들이 투표에 빠지지 말 것을 독려하고 있다. 즉 쁘라보워-기브란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로 넘어간다면 아니스아 간자르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정치연구원 누리 옥타리자는 일부 다른 여론조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최대 25%까지 잡히는 지지후보 미결정 유권자들이 마지막 대선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이 보인 모습을 보고 마지막 판단을 할 수도 있어 투표일을 불과 며칠 앞둔 시기에도 표심이 획기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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