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대통령에 배신당한 투쟁민주당, 야당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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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0일 투쟁민주당(PDIP) 창립 51주념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 (사진=안따라/M Risyal Hidayat)
투쟁민주당(PDIP)은 이번 대선에서 쁘라보워 수비안또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차기 정부에
참여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야당으로 역할 할 것임을 시사했다.
쁘라보워가 지난 수요일 대선 승리를 선포하자 투쟁민주당 하스또 끄리스티얀또 사무총장은 바로 그 다음날, 투쟁민주당이 지난 10년간 집권여당으로 지낸 끝에 이제 다시 야당의
소임을 맡게 될 것이란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제5대 대통령인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를 배출한 투쟁민주당이 2004년 대선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에게 패한 후 2014년까지 10년 동안 정권의 반대편에서 민중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애국적인 야당으로서 성공적으로 활동했음을 강조했다.
메가와띠의 투쟁민주당은 2004년과 2009년
총선에서 각각 원내 의석수 2위, 3위 규모를 유지했고 이후
여러 차례 총선에서는 줄곧 최대 의석을 가진 다수당이었으며 이전 2024 총선에서도 아직 개표가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즉 차기 정권에서는 원내 최대 정당이 야권의 핵심을
이루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하스또 사무총장은 ‘야당’이란 용어가
인도네시아 정치환경에서는 그리 적합치 않다면서 ‘민생정책 지지 정당’이란
용어을 내세웠다. 그는 투쟁민주당이 차기 정권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를 전제하면서 쌀 수입정책처럼 국가에
유해한 정책 입안에 맞서겠다고 공언했다.
총선과 대선
투쟁민주당은 총선에서 꼼빠스 자체 여론조사 기준 16.36%의 득표율을 보여 2위 골까르당의 15%, 3위 그린드라당의 13%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대선에서는 자당의 간자르-마흐푸드 후보팀이 총선 득표율보다 낮은 16.32%를 보이며 3위로 내려 앉았다.
이는 아니스-무하이민 후보팀의 25.23%보다
크게 뒤진 수치이며 쁘라보워는 과반을 넘겨 58.45%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어 1차 투표에서 당선 확정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총선에서 보인 투쟁민주당의 총선 득표율은 국회의석 과반을 넘는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쁘라보워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이 국회의석 과반을 넘지 못하면 쁘라보워가 원하는 정책을 국회를 통해 입법할 수 없는
상황이 되므로 국정운영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쁘라보워-기브란 후보팀을 지지한 선진 인도네시아 정당연합(KIM)은 그린드라당, 골까르당, 국민수권당(PAN), 민주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만으로 국회의석 과반을 넘기지 못할 경우 야권 정당들에게도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다.
2월 14일 선거 당일 대선승리를 선포하던 쁘라보워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상대편 정당들도
연정에 포함시키겠다며 화해의 제스처를 낸 것은 사실 이러한 맥락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야권의 연정합류 가능성?
분석가들은 쁘라보워가 당선된 후에 만들어질 연정에 투쟁민주당이 참여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선거 전 조코위 대통령이 메가와띠 총재를 만나
화해하려 노력한 일련의 과정을 목도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뜨리아스 스뜨라떼기스 뽈리띠까의 아궁 바스꼬로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조코위 대통령에게 철저히 배신당한 투쟁민주당이
쁘라보워의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도 투쟁민주당 당적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조코위 대통령은 당이 지명한 대통령 후보 간자르 쁘라노워 대신 자신의 정책 승계를
맹세한 그린드라당의 쁘라보워에게 자신의 높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한 전국 단위의 거대한 지지세와 정권의 암묵적 호의를 몰아주었고, 역시 투쟁민주당 당원카드를 가지고 있던 장남 기브란의 원래 없던 출마 자격을 무리하게 만들어주고 탈당까지 시켜
쁘라보워의 러닝메이트로 붙여줘 그 결과 간자르에 대한 지지세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투쟁민주당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때렸다.
하지만 아궁 바스꼬로는 투쟁민주당이 원내에서 다른 정당들과 힘을 합쳐 집권세력과 힘의 균형을 맞춘다면 인도네시아가 건강한 민주주의를
성장시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에는 아니스-무하이민 후보팀을 지지했던 변화연대 정당연합의 나스뎀당, 국민각성당(PKB), 국민복지당(PKS)
등이 더 있지만 이들이 야당으로 남을지, 아니면 여러 야권 정당들이 여권으로 전향한 조코위
정권 2기 정부 때처럼 속속 연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다른 정당들이 쁘라보워에게 전향해 투쟁민주당이 괄목할 만한 의석을 확보한 야권 연대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고 말 것이라고 바스꼬로는 덧붙였다[자카르타포스트/기사
제공=배동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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