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전문가가 바라본 쁘라보워 정부의 빠뿌아 정책 향방
본문
2024 대선에서 쁘라보워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외국 전문가들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워싱턴 DC 국가전쟁대학 동남아 정치와 안보문제 전문가 재커리 아부자(Zachary Abuza) 교수는 2024 대선에서 승리한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게 될 인도네시아에서 빠뿌아(Papua)의 운명을 어둡게 전망했다.
20일 CNN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아부자 교수는
‘한때 미국 입국을 금지당했던 전 육군장성이 이제 인도네시아를 이끌려 한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CNN에 실었다.
그는 해당 기고문에서 쁘라보워가 많은 국내 문제들 중 빠뿌아 상황을 제일 먼저 정조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쁘라보워의 많은 정책들이 빠뿌아를 기점으로 시작될 것이라 보았다.
빠뿌아는 인도네시아에 합병된 1969년 이후 지금까지 저항과 혼란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빠뿌아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갈등은 그간 수없이 자행되었고 지금까지도 멈추지 않은 크고 작은 인권침해 사건들이 낳은 부득불,
불가피한 결과이며 빠뿌아인들에 대한 차별대우 역시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자카르타 정부에 반기를 든 무장단체들이
일부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군과 경찰이 대규모 병력을 현지에 주둔시키면서 빠뿌아 상황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아부자 교수는 과거 빠뿌아 인민들을 더욱
탄압하도록 군을 독려했던 쁘라보워의 전력을 상기한다면 그가 대통령이 된 후 파푸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라 말했다.
한때 군의 폭력을 통해 빠뿌아 사회를 파괴하려
앞장섰던 쁘라보워가 이제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그가 갑자기 빠뿌아에서 원만한 정치적 해법을 찾으려는 평화론자가 될 리 없다는 것이다.
그는 쁘라보워가 협상에 임하거나 빠뿌아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식으로 문제해결을 도모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국가 통제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아부자 교수는 강변했다.
쁘라보워는 군 시절 대부분을 심심찮게 실전이 벌어지던 동티모르와 빠뿌아에서 보냈다.
1975년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침공했는데 그보다 1년 전인 1974년 육군소위로 임관한 쁘라보워는 1976년부터 1985년까지 산디 유다 특수부대 소속으로 동티모르에서 복무했다.
동티모르에 첫 발을 디딜 당시 아직도 정복전쟁이 진행 중이었으므로 곳곳에서 동티모르 민족해방군 팔린틸과 교전이 벌어졌는데 1978년 팔린틸 사령관이자 동티모르 2대 대통령 니콜라우 로바토를 사살하는 데 수훈을 올리면서 쁘라보워는 출세길에 접어들었다.
동티모르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당시 수하르또 대통령 눈에 든 쁘라보워는 띠띡 수하르또와 1983년 결혼해 무려 대통령의 사위라는 꼬리표를 달고서 더욱 승승장구했고 급기야 1995년 별 둘을 달고 특전사령관이 됐다.
그 직후 1996년 5월 빠뿌아 반군이 외국인을 포함한 민간인 다수를 사로잡은 마펜두마 인질사건에 병력을 투입해 반군 8명을 사살하고 인질들을 구했지만 인질 중에서도 두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펜두마 작전은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 과정에서 구출에 나선 인도네시아 군측에선 헬리콥터가 추락해 사상자가 나왔고 그보다 앞서 4월에는 영내에서 한 장교의 내부 총질로 군인과 민간인 16명을 사살하는 참극도 벌어졌다.
그런 전력을 가지고 자카르타의 요직에 영전한 쁘라보워는 얼마 후 벌어진 1998년 민주화운동으로 장인 수하르또 대통령이 하야하고 자신은 강제전역 당해 요르단 망명길에 올랐다. 그가 긴 시간을 보냈던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것은 바로 다음 해인 1999년의 일이다.
먼 길을 돌고 돌아 그렇게 떠난 군에 2019년 국방장관이 되어 돌아왔고 이제 대통령 당선자가 된 쁘라보워에게 평생 경험했던 두 개의 전쟁터 중 하나 남은 빠뿌아를 바라보는 시각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아부자 교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4 대선에서 쁘라보워와 그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가 승리한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은 본개표가 중반을 훌쩍 넘긴 2월 20일 저녁 7시에도
여전히 58.58%의 득표율을 보이며 과반 이상 득표를 확실시하고 있다. [CNN인도네시아/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