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 문제 외면하는 인도네시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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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선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3월 19일 저녁, 대선 결과를 거부하는 시위대가 자카르타 DPR 건물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민권 및 정치권 국제협약(ICCPR) 회의에서 인권문제에 있어 인도네시아가 끝내 현실을 외면하는 회피적, 모순적 태도를 취했다고 활동가들이 지난18일(월) 기자회견을 열어 비난하며 나섰다.
ICCPR이 인도네시아의 인권, 참정권의 추이, 특히 퇴임을 앞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지난 달 총선에서 보여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많은 사례 등을 지적하며 다양한 질문을 던졌는데, 인도네시아 대표단은 부실한 답변으로 일관하거나 특정 질문에 대해 아예 답변하지 않고 건너 뛰는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18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주 제네바에서 이틀간 열린 제2차 인도네시아 ICCPR 정기보고회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을 포함한 다양한 관계 당사자들이 제출한 26건의 인도네시아 인권침해사례 목록이 주목을 받았다.
해당 목록에는 작년에 국회를 통과한 형사법 개정안부터 과거 인권탄압과 표현의 자유 침해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모두 망라됐다.
총 6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외교부 다자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인도네시아 정부 대표단은 기조연설에서 인도네시아가 인권문제에 있어 그동안 의미있는 발전을 이루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으나 ICCPR의 전문위원 18명의 매서운 질문들이 쏟아지자 곧바로 수세에 몰렸다.
활동가들은 당시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방어에 급급했고 일부 답변들이 진실을 왜곡했다고 전했다.
특히 빠뿌아에서 자행된 치명적인 폭력사건들 같은 국제적 차원의 인권문제들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인도네시아 대표단은 틀에 박힌 방어적 수사 외에 새로운 답변을 내놓거나 의미있는 책임감을 보이지 못했다.
위르야 아디웨나 국제사면위원회 인도네시아 지부장은 18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제네바에서 한 답변들이 실망스러워 부끄러울 지경이었고 모든 문제를 카펫 밑으로 쓸어넣어 감추려는 데자뷰를 보았다고 토로했다.
같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시아 정의와 권리(AJAR)’의 물끼 막문(Mulki Makmun)을 비롯한 다른 활동가들도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당시 몇몇 질문들에 대해 아예 답변도 하지 않고 건너뛴 것을 지적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당파성을 드러내며 특정 후보를 지원한 사실을 적시하고 대통령 같은 고위 공직자가 선거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묻는 ICCPR 전문위원 세네갈 출신 바크리 월리 은디아예(Bacre Waly Ndiaye)의 질문은 이번에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답변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시 인도네시아 대표단은 완전히 침묵하고 있었지만 3월 18일(월) 외교부 대변인 M. 익발이 나서 당시 해당 협의를 회피하려 답변을 회피한 것이 아니라 당시 질문들이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모든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ICCPR 회의처럼 대화식 소통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답변이 누락되는 건 흔히 벌어지는 일이란 것이다.
한편 이번 제네바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들은 과거 유명 활동가 무니르 사이드 탈립(Munir Said Thalib) 살해사건 등 과거 인도네시아에서 자행된 인권침해 사건들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 인도네시아 대표단은 정부가 피해자의 복권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으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어느 정도의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AJAR는 정부의 배상절차가 시민사회단체의 개입이나 감시를 배제한 채 진행되어 대체로 불투명했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정치적 맥락에서 과거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국가적 화해 절차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참여가 제한된다면 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CCPR
청문회는 유엔 인권위원회와 그 회원국들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국제대화로 회의 참석여부는 각국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결정되며 거기서
협의된 내용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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