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무슬림 공직자의 '타종교식 축복인사' 불허한 MUI 칙령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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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 대의원회(PBNU) 서기 아흐맛 사이드 아스로리(오른쪽)가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불경하다고 한 사안에 대해 NU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안따라포토/ASPRILLA DWI ADHA)
나들라뚤 울라마 대의원회(이하 PBNU)는 인도네시아 울라마 대위원회(이하 MUI)가 무슬림의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불경하다고 규정한 파뜨와(Fatwa)칙령에 대해 "NU는 해당 문제를 자체적으로 깊이 탐구한 바 없고 MUI의 고위급 의사체인 이즈띠마 울라마(Ijtima Ulama) 포럼이 이번에 보여준 관용(의 한계점)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방까-블리뚱에서 열린 제8차 전국 파뜨와 위원회의 이즈띠마 울라마 발표에 대해 PBNU 서기 아흐맛 사이드 아스로리가 지난 2일, NU가 해당 사안의 심층적 논의에 참여한 바 없다는 NU의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즈띠마 울라마는 2003년을 기점으로 3년마다 열리는 MUI 파뜨와 위원회의 정기포럼으로 올해엔 인도네시아의 다양한 이슬람 기관과 단체, 이슬람 기숙학교(쁘산뜨렌) 지도자, 샤리아 금융기관 및 샤리아 이슬람법학자, 전문가 650여 명이 참석해 타종교식 축복인사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NU는 타종교식 축복인사에 대한 견해를 스스로 개진하거나 전달하라고 지시 또는 강요한 바 없다고 반응해 다분히 고의적인 모호한 수사로
포장한 그 입장의 의미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이즈띠마 울라마 포럼과 별도로 나들라툴 울라마의 지역 대위원회(이하 PWNU) 동부자바 지부가 2019년 개최한 밧술 마사일(Bahtsul Masail) 포럼에서도 타종교식 축복인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바 있다.
당시 PWNU 밧술 마사일 포럼의 결론은 고위 공무원직의 무슬림이라면 서두에 ‘아쌀라무알라이꿈와라마뚤라히와바라까뚜(Assalamualaikumwarahmatullahiwabarakatuh)'라는 공식적인 이슬람식 인사를 한 다음 슬라맛 빠기(Selamat pagi– 안녕하세요) 같은 일상의 인사로 대중의 안부를 물을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국가적 통합을 지키고 국민 분열을 막아야 하는 특정 상황에서는 무슬림 공직자라 하더라도 공식적인 이슬람식 인사와 일상 인사 외에 타종교의 축복인사를 추가해도 된다는 단서가 달렸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이슬람을 대표하는 주요 인사 중 한 명인 종교부 장관이 성탄절이나 예수승천일 행사에 기독교인들 앞에서 기독교식 인사를 하고 부처님 오신 날이나 힌두교 침묵일 행사에도 참석해 해당 종교문화에 따라 축사할 수 있는 것이다.
헌법 상 종교의 자유를 천명한 인도네시아에서 모든 종교를 아우러야 할 공직자들이 타종교를 존중하고 인사법을 따르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이슬람의 종교적 가치가 ‘다양성 속의 통합(Bhinneka Tunggal Ika)’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건국 이념을 위협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섣불리 행동하기 어려운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에겐 NU 같은 공신력 높은 종교기관의 이러한 유권해석이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문제는 NU 못지 않은 정통성과 영향력을 가진 MUI가 이 문제에 보다 강경한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MUI가 2024년 전국 파뜨와 위원회 이즈띠마 울라마 포럼을 통해 타종교 방식의 축복인사를 종교적으로 불경하다고 천명한 것은 그러한 인사가 ‘기도’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MUI 파뜨와 국장 아스로룬 니암 숄레(Asrorun Niam Sholeh)는 무슬림이 타종교의 기도 형식으로 축복인사를 하는 것이 이슬람법 상 하람(haram–신에 대한 불경)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신을 섬기는 타종교의 기도 형식 축복인사는 유일신을 섬기는 이슬람 성도들에게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공직자의 이슬람식 인사는 분명히 ‘예배하는 기도’의 성격이므로 타종교의 축복인사 역시 예배 또는 기도로 인식하는 것이 무슬림 학자들에겐 일견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이번 MUI의 파뜨와가 발표된 이후에도 이슬람 공직자가 공식 석상에서 계속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할 경우 이는 자칫 신성모독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화두에 대해 분명한 결론이 조속히 나오지 않으면 6대 종교를 인정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기독교나 불교, 힌두교 등 타종교 행사에도 참석해 축사해야 하는 무슬림 공직자들은 당분간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 [CNN인도네시아 /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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