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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학장 해임으로 불거진 학문의 자유 위축 논란

사회∙종교 작성일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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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합법적으로 허용하려는 정부 계획을 비판한 수라바야 소재의 한 의과대학 학장이 해임되면서 인도네시아 학문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경각심이 고조됐다.

 

보건부는 지난해 제정된 보건법에 따라 최근 인도네시아의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의사들을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그 일환으로 보건부 산하 병원에 외국인 의사들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6 9일자 공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보건부의 해당 계획에 대해 아이르랑가 대학교의 부디 산또소(Budi Santoso) 의대 학장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부디 산또소 학장은 전국 92개 의과대학에서 다른 선진국들과 동등한 수준을 갖춘 졸업생들을 배출하고 있다고 6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부디 학장은 이 발언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장직에서 해임되었는데 보건부의 외국인 의사 영입계획 반대 발언이 원인이 되었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실제로 부디 학장은 해당 발언의 진의를 설명하라며 7 1일 대학총장실에 소환되었고 거기서 총장이 자신과 전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 후 자신을 해임한다는 총장의 결정을 수용했다며 그간의 경위를 7 3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아이르랑가 대학교 마르타 꾸르니아 꾸수마와르다니 대변인이 지난 4일 직접 나서 부디 학장의 해고를 확인했지만 그의 해당 발언이 해임 원인이란 점은 완강히 부인했다. 부디 학장의 해임은 의대의 역량 강화와 효율적 관리 구현 과정에서 나온 정책적 결정이란 것이다.

 

보건부 대변인 모하마드 샤르힐도 자신의 부처가 부디 학장 해임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세간의 추측을 부인했다. 그는 보건부가 해당 문제와 관련해 아이르랑가 대학교와 접촉한 적도 없으며 애당초 아이르랑가 대학교가 보건부 산하 대학교가 아니므로 학장 해고를 요청할 권한도 없다고 주장했다.

 

학문의 자유 보장한 헌법 위반

2021년 의과대학 학장에 임명된 부디 교수의 임기는 내년까지였다.

 

한편 아이르랑가 대학교 내규에 따르면 학장이나 부학장의 임기 종료, 사망, 질병, 사임 및 다른 기관의 연구 겸직, 법률 위반 등의 경우 해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부디 학장의 해임에 반발하는 많은 이들은 내규에 명시된 해임 조건 어느 하나도 부디 학장의 해임 사유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4()에는 해당 대학의 강사, 교직원, 학생 및 졸업생 수십 명이 부디 학장의 해임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아이르랑가 대학교 의대 교수이자 의사인 얀 에프라따 슴비링은 부디 학장이 정부 계획에 대한 반대의견을 낸 것 때문에 해임된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목요일 시위에 참여한 일부 인사들은 부디 학장이 복직될 때까지 교수들과 부학장, 학부 사무처 직원들 모두가 파업을 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문화연구기술부 아낭 리스딴토 대변인은 부디 학장의 해임이 알려진 후 부처 차원에서 아이르랑가 대학교 나시 총장에게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라고 경고한 바 있음을 밝혔다. 아낭은 대학이 독립 법인체로서 고유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학장의 임명과 해임은 아이를랑가 대학교 총장의 권한임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과정이 현행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카르타공립대학교(UNJ) 사회학자이자 멜버른 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명예연구원인 압딜 무기스 무도피르 교수도 정부 정책을 비판해 해고된 부디 학장의 경우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의 총장이란 명백히 학문 공동체의 일원이지만 아이르랑가 대학교 총장이 부디 학장의 정부 정책 비판으로 인해 자신의 이해가 침해되었다고 여겨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 그가 사실은 학계보다 정권의 연장선에 더 가까이 있는 인물이란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2018년 교육부 장관령에 따르면 현직 교육부 장관이 국영 대학교 총장 선출 투표에 35%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현직 대학 총장들이나 총장 후보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공공 보건 전문가이자 자카르타에 본부를 둔 야르시(YARSI) 대학교 대학원장인 짠드라 요가 아디타마 교수도 부디 학장의 해고 배후의 바람직하지 못한, 그러나 모호한 상황을 비난하며 국가가 학문의 자유를 옹호해야 하는 주체임을 강변했다. 학문의 자유를 추구하는 대학이라면 부디 학장이 이번에 한 발언 정도로 해임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압딜 교수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학문의 자유가 후퇴해 왔음을 지적하며 학자가 대학이나 대학의 견해와 다른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은 이번 아이르랑가 대학교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했다.

 

2021년에도 족자 소재 사립 대학인 프로클러메이션 34 대학교(University of Proclamation 45)에서 강사와 직원 해고에 대한 내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강사 4명이 해고된 일도 있었다. 이후 그들은 족자 지방법원이 그들의 해고가 불법이라고 판결한 후 모두 복직됐다.

 

짠드라는 외국인 의사들이 인도네시아에서 개업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정부 정책의 타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외국인 의사들의 언어장벽 문제뿐만 아니라 그들이 현지에서 제공받게 될, 그들의 본국과는 전혀 다른 설비와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점을 부각시켰다.

 

만약 외국인 의사들을 영입하려는 중요한 이유가 선진 의학기술의 이전에 있다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몇몇 의과대학들이 외국인 의사들을 교수로 초빙해 강의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빗발치는 비난을 받고 있던 아이르랑가 대학교 M나시 총장은 반대여론과 시위에 굴복해 지난 9일 부디 산또소 교수를 의대학장으로 전격 복직시켰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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