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차기 정부의 '자켄 내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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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이 내달로 다가온 쁘라보워 수비안또 당선자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당선자는 2024-2029년 기간 자신의 행정부에 자켄 내각(Zaken Kabinet)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린드라당 아흐맛 무자니 사무총장은 지난 9일
국회 건물에서 기자들을 만나 쁘라보워의 자켄 내각이 진정한 전문가들로 채워질 것이라 말했고, 그린드라당
상임 당대표 수프미 다스코 아흐맛도 내각에 더 많은 전문가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정에 참여한 정당에 할당되는 정당 지분 장관들의 숫자를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쁘라보워의 정권인수팀은 오는 10월 20일 쁘라보워의 대통령 취임식 이전까지 내각 인선을 마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다스코는 새 정부 출범 5~7일 전에 장관 인선이 최종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켄 내각이란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이 각각의 공헌도와 지분에
따라 장관직을 할당받는 것이 아니라 각 부처 업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장관으로 기용한 내각을 뜻하는 용어로 ‘비즈니스 내각(business cabinet)’이라고도 부른다.
자켄 내각은 이번에 쁘라보워가 처음 들고 나온 것이 아니다. 일찍이 1950년 9월 6일 출범한 무하마드 낫시르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낫시르 내각(Kabinet
Natsir)도 경제학자 샤푸루딘 쁘라위라느가라를 재무장관에, 수미뜨로 조요하디꾸수모를
무역산업부 장관에 기용하는 등 전문가들로 각 장관직을 채워 자켄 내각이라 불렸다.
여기서 언급된 수미뜨로 조요하디꾸수모는 경제전문가 집단인 ‘바클리 마피아’의 거두이자 당시 인도네시아 경제의 기본판을 짰던 인물로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당선인의 친아버지이기도 하다. 쁘라보워가 자신의 내각을 굳이 ‘자켄 내각’이라 부르고 싶은 또 다른 이유다.
마슈미당 정치인이었던 낫시르 총리는 내각에 당시 마슈미당 다음으로 원내에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던 인도네시아 국민당(PNI)을 일부러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인도네시아 사회당(PSI), 인도네시아 이슬람연합당(PSII), 인도네시아 기독당(Parkindo), 대인도네시아당(Parindra), 가톨릭당, 민주당 같은 소규모 정당들과 제휴하는
것을 선호했다. 물론 거대 정당을 내치고 소형 정당들을 국정 파트너로 중용한 것은 당시 국가원수였던
수까르노 대통령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낫시르 내각의 수명을 그리 길지 않았다. 낫시르는
내각이 출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1951년 3월 21일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1952년 4월 1일 새 총리로 임명된 인도네시아국민당(PNI) 정치인 윌로뽀도 PSI, PSII, 인도네시아 기독당(Parkindo), Parindra, 마슈미당, 가톨릭당, 노동당과 연계해 자켄 내각을 구성했으나 그 역시 수명이 1년에 불과했다. 각 정당들이 자기들 지분으로 배치한 장관들을 내각에서 사퇴시키는 방식으로 총리에게 불신임을 표시했기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을 장관으로 기용한 낫시르 총리와 윌로뽀 총리의 자켄 내각이 쉽게 무너진 것은 국회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해당 분야 전문가들을 장관직에 기용했다고는 하나 이들 전문가 장관들 역시 각 정당들이 지분을 받아 배치한 인물들이었으므로 총리나 대통령의 지시보다 자기들 소속 정당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대변했고 심지어 소속 정당의 결정에 따라 장관직을 사퇴해 정부의 힘을 뺐던 것이다.
이번에 자켄 내각을 꾸리려는 쁘라보워는 현재 투쟁민주당(PDIP)를 제외한 원내 모든 정당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정당 지분 장관들 자리를 최소화하고 특정 정당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전문가들을 대거 기용하겠다는 입장이므로 과거 낫시르와 윌로뽀의 자켄 내각과는 그 환경이나 내용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보인다. 과연 그의 내각이 1950년대 전임 총리들의 실패를 되풀이할지, 또는 전혀 다른 성공적인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CNN인도네시아/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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