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보워 내각의 장차관 집체훈련 스케치...단결과 결속력 강화
본문
마글랑의 사관학교에서 메라뿌띠 장차관들이 아침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 국무부 사무국 홈페이지)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메라뿌띠 내각 장-차관들을 대상으로 한 사흘 간의 준 군사식 집체훈련을 지난 10월 27일(일) 마쳤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팀워크와 연대감 구축을 강조하며 자신의 주력 프로그램을 내각에 주입시켰다.
100명이 넘는 신임 장-차관들이 허큘리스 수송기 편으로 속속 중부자바 마글랑 육군사관학교에 모여들어 3박 4일 동안 텐트에서 잠을 자며 위장무늬 군복을 입고 집체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부패 방지부터 관료 관리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일련의 강의를 들으며 연속 토론 세션도 가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식량과 에너지 자급자족 달성 프로그램과 쁘라보워의 다운스트림 산업육성 계획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됐다.
쁘라스띠요 하디 국무장관은 퇴소식에서 기자들을 만나 농업부가 선도적으로 3~4년 내에 식량 자급자족을 달성할 수 있도록 다른 부처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주 한 연설에서 에너지와 식량 자급자족을 달성하겠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한 바 있다.
농업부 차관 수다르요노는 팜유, 카사바와 같은 일부 천연 자원을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이용한 에너지 자급자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마 아리아 수기아르또 내무장관은 대통령이 금요일 장-차관 집체훈련 개회 연설에서 다운스트림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전 정권 실세였고 이번 정부에서 새로 부활한 국가경제위원회(DEN) 위원장이자 쁘라보워 대통령의 주요 고문 중 한 명으로 발탁된 루훗 빤자이딴도 10월 26일(토) 토론 세션에 나와 10년 간 조코 위도도 정부에서 코로나19 팬데믹과 식량 위기 등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공유했다.
군대식 문화
집체훈련은 대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각 장-차관들의 발언을 통해 그 내용을 조금씩 들여다볼 수 있다.
루훗 위원장은 수련회 세션을 통해 내각 구성원들이 국가에 대한 단결, 헌신, 충성의 정신을 배웠다고 설명했고 바흐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오전 4시에 요란한 트럼펫 소리와 함께 기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뗄라 크리스띠(Stella Christie)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팀워크를 키워야 한다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고 함께 운동하며 생활하는 경험을 쌓은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부처간 정보교류 꺼리는 ‘사일로 멘탈리티’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 뽈리띡 인도네시아(Indikator Politik Indonesia)의 분석가 께네디 무슬림은 이번 수련회가 과거 행정부들의 고질적 문제였던 부처간 건전하지 못한 경쟁이 팀워크를 해친 전례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일로 멘탈리티(Silo mentality), 즉 각 부처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를 꺼리는 문화가 수하르또 정권 이래 악습으로 이어져 내려와 조코위 시대에 이르러 부처 간의 업무가 중복되거나 한 부처의 프로그램이 다른 부처의 프로그램을 방해하는 일이 자주 벌어졌다.
올해 항구 컨테이너 적체를 두고 산업부와 무역부가 장기간 알력다툼이 있었고, 투자자 비자를 받은 외국인들이 영세사업에 뛰어든 작금의 상황에 대해 투자부와 법무부 이민국이 책임소재를 두고 충돌한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쁘라보워는 조코위 정권 후반기 국방장관으로서 이러한 상황을 직접 목도했다.
께네디는 내각의 규모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구성된 만큼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쁘라보워 대통령으로서는 그러한 고질적 비협조성을 제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고 전제했다. 따라서 이번 수련회를 통해 자신의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장관들과 부처들을 단결시키고 그들 사이의 연대를 구축하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니 수까디스(Beni Sukadis) 연구원은 이번 수련회에서 다룬 것들이 주로 투명성과 반부패 등 거버넌스에 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군사훈련 방식으로 포장해 체계적인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군대의 상명하복식 접근법은 정부를 운영하는 데에 적합한 것이라 할 수 없고 부처간 효과적 협업을 위해 상향식 및 하향식 접근법을 혼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관리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가들은 앞서 쁘라보워가 내각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장차관들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성과가 없는 이들을 즉시 경질하는 식으로 행정부의 규율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