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조코위 차남 '전용기 향응 혐의' 털어준 부패척결위에 쏟아지는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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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대학생들이 조코위 정권 10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며 시위를 벌였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조코위 전 대통령 차남이자 인도네시아연대당PSI) 당대표인 까에상 빵으렙이 다른 사람의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아내 에리나 구도노와 함께 지난 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에 대해 11월 1일(금) 부패척결위원회(이하 KPK)가 불법 향응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놓자 반부패 단체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3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KPK 부위원장 누룰 구프론은 까에상 부부가 개인 전용기를 빌려 탄 것이 어떠한 법률도 위배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까에상의 신분이 공무원이 아니므로 애당초 불법 사례금 수수혐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까에상이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의 주민등록등본(KK)에서도 이미 분리되어 있어 더 이상 전대통령의 부양가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KPK의 부패방지 담당 보좌관이 해당 사안의 불법성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자신은 해당 사안의 판단 책임에서 살짝 발을 빼는 모습도 보였다.
대통령 차남의 호화생활
지난 8월 까에상의 아내 에리나 구도노가 개인 전용기 안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것이 모든 문제의 화근이 됐다. 에리나는 ‘USA here we go’라는 텍스트와 함께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의 창문 밖 날개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을 뿐인데 네티즌들이 해당 창문의 형태만으로 그녀가 탄 항공기가 걸프스트림 G650의 2021년 모델임을 알아낸 것이다. 꼬리날개 번호가 N588SE라는 사실도 나중에 밝혀졌다.
당시 에리나는 펜실베니아의 한 대학에서 일부
장학금을 받는 조건의 대학원 과정 준비를 위해 미국 여행에 나섰고 까에상도 그녀와 함께 했다. 문제는
여러 장의 사진들을 통해 그들의 호화로운 소비습관과 함께 그들이 개인 전용기로 여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까에상이 대통령 차남이라는 가족관계로 인해 해당 편의가 불법적인 뇌물 또는 향응의 형태로 제공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인도네시아 반부패공동체(MAKI) 회원이자 자카르타국립대학교(UNJ) 교수인 우바이딜라 바드룬이 KPK에 까에상을 고발했다. 까에상과는 관계없는 사업체가 당시 수라까르따 시장이었던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까에상의 친형)와 사업적 거래를 한 것에 대한 대가로 전용 제트기를 제공받았다는 혐의가 붙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20일 인도네시아 부통령으로 취임한 기브란은 당시 해당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 9월 소환도 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불시에 KPK를 방문한 까에상은 친구의 비행기를 탔다고 밝혔는데 친구의 전용기를 제공받은 것이 아니라 마침 미국에 가는 친구의 전용기를 얻어 탄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를 구프론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까에상이 당시 여행에 사진과 아내, 그리고 보좌한 한 명이 함께 해 각각 9천만 루피아(약 772만 원)를 지불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반부패단체들은 해당 논리가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개인 전용기를 전세해 자카르타에서 미국 LA까지 다녀오려면 대략 20억 루피아(약 1억7,1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위자야 대학교 법학교수인 아안 에꼬 위디아르또는 지난 2일(토) 까에상이 국가 공무원이 아님은 사실이지만 그가 당시 대통령의 아들이란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으므로 까에상이 대통령의 주민등록등본에서 더 이상 대통령의 부양가족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으니 그가 대통령의 차남이란 위치를 이용해 뇌물이나 향응을 받지 않았다는 엉성한 논리로는 의혹을 전혀 해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혈연
아안 교수는 KPK가 해당 사안을 관료주의적 겉핥기식으로 검토하는 데에 그쳐서는 안되며 개인 전용기를 제공한 측이 까에상의 아버지나 친인척이 내놓은 특정 정책이나 결정으로 혜택을 입었는지 여부까지 샅샅이 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까에상의 주변에는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통령으로 취임한 형 기브란 외에도 오는 11월 27일 지방선거에 북수마뜨라 주지사 후보로 나선 매형 보비 나수띠온 현직 메단 시장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여동생, 즉 고모와 결혼한 고모부 안와르 우스만은 헌법재판소장이란 직위를 잃을 정도로 헌재 윤리강령을 위반하며 처조카 기브란이 2024년 대선에 나설 수 있도록 대선 출마자 연령하한선을 무너뜨리는 판결을 주도했다. 놀랍게도 그는 징계를 받고 나서도 여전히 헌법재판관직을 유지했다.
가자마다 대학교 반부패 연구센터(Pukat UGM)의 자에누르 로흐만 연구원도 KPK의 주장에 법적
근거가 일천하다고 지적했다.
KPK가 했어야 하는 일은 조코위 대통령 주민등록등본에 까에상이 등재되어 있느냐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대통령 차남이라고 잘 알고 있는 인물에게 그 지위와 관련해 누군가 선물을 준 것인지 여부를 밝히는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KPK의 판단은 공무원 당사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불법적 선물을 주지 못하도록 제한한 1973년 대법원 판결과도 상치된다.
자에누르는 이번 까에상의 전용 제트기 불법 향응을 눈감아준 KPK 판단이 잘못된 선례를 남겨 앞으로 국가 공무원들이 더 많은 뇌물과 향응을 받아 챙기도록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보다 광범위한 조사?
조코 위도도 일가가 범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패혐의에 대해 KPK에게 수사를 촉구하는 압박이 최근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목) 일단의 전직 KPK 직원들이 나와위 뽀모랑오 KPK 임시 위원장과 알렉산더 마르와따 수석 부위원장을 만나 까에상의 전용 제트기 향응 스캔들을 포함해 전직 대통령 친인척들의 부패 혐의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차기 KPK 지도부가 부패척결 전선의 선봉에 서서 독립적으로 할 일을 할 배짱과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희망적인 요구사항도 전달했다.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은 10월 20일 퇴임을 앞두고 KPK의
차기 지도부 10명의 후보 명단을 국회에 넘겼다. 이는 명백히
그가 퇴임하기 전 해당 명단에 대한 국회승인을 요청하는 제스처였으나 법집행을 관할하는 국회 제3위원회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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