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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대통령 "돈 돌려주면 풀어준다" 느슨한 부패범죄자 처리방침, 세수 증대에 도움될까?

정치 작성일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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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1일 노동자들이 자카르타 모나스 지역에서 국제 노동절을 기념하며 탐욕스럽고 부패한 공무원을 상징하는 양복 입은 쥐 형상물을 배치해 놓았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부패문제를 철저히 다루어 국가가 입은 손실을 효율적으로 복구하겠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빼돌린 국가자산을 되돌려 놓으면 해당 부패범을 용서해줄 것처럼 말해 세간의 우려를 촉발시켰다.

 

20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쁘라보워 대통령은 이집트를 순방 중이던 지난 18() 카이로에 모인 수백 명의 인도네시아 대학생들 앞에서 앞으로 수 주 또는 수 개월 안에 부패범들의 부정축재를 환수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면서 훔쳐간 것을 돌려 놓으면 용서해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그의 행정부가 부패범들이 빼돌린 국가자산을 반납할 길을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밝히진 않았다.

 

반부패 활동가들은 이러한 대통령 발언이 전해지자 즉각적으로 부패 용의자나 부패범에 대한 너무 간편한 사면 방침이 그간 벌여온 국가적 차원의 부패척결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발언처럼 사면이나 형의 경감을 조건으로 부패범들이 국가재산을 환수할 경우 필연적으로 정부와 부패범들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자마다대학교(UGM)의 반부패연구센터 자에누르 로흐만 연구원은 대통령이 좋은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몰라도 그 발언이 국가손실 환수만으로는 부패범죄 자체를 상쇄할 수 없다는 현행 반부패법 정신과 정면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사면을 제안하는 대신 부패방지를 위한 더욱 효과적인 방안을 고안하고 뇌물수수 범죄자들을 보다 강력한 조치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부패 혐의자가 벌금과 배상금을 무는 등 몇몇 조건들이 충족되면 그 대가로 기소를 유예하는 것을 검찰측과 합의하는 등 다른 대체 방안들을 강구할 수 있겠지만 무작정 사면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조치는 뇌물수수에 연루된 법인에게나 적용가능한 것이지 뇌물범 개인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에누딘은 횡령한 국가 재산을 돌려받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더해 부패범죄에 대해 높은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더 큰 국가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 회수는 불법적 착복을 범죄화한 현행 2001년 반부패법을 개정하는 것을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다. 정작 해외로 빼돌려진 자산을 회수하는 자산몰수법안이 이미 오래 전 국회에 상정되었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았다. 해당 법안은 2012년 국회의 우선입법목록에서 제외된 후 대통령 임기 2회가 지나도록, 즉 조코 위도도 대통령 임기 내내 방치되어 있었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10 20일 취임하면서 부패를 근절하고 대규모 예산을 위임받은 공무원들의 부패방지 차원에서 임금을 인상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접근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고위 공직자 부패는 조코위 전대통령 임기 내내 점점 더 악화되었는데 이는 부패척결위원회(KPK) 등을 통한 국가적 차원의 반부패활동이 크게 둔화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투명성위원회는 2023년 인도네시아의 부패인식지수에 2022년과 똑같이 34점을 주었는데 이는 세계 평균 43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쁘라보워 대통령이 부패범들에게 관대한 처분을 시사한 것은 그들을 되도록 감옥에 넣지 않겠다는 취지라는 점에서 이번 연말을 기해 4만4천명의 수감자를 사면해 재소자를 30% 정도 줄여 전국 교도소 과밀문제를 해소하려는 것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

 

재소자를 대폭 줄이려며 추가로 수감되는 범죄자들도 줄여야 한다. 이번 사면에는 마약범들과 명예훼손범들은 물론 정부를 비판해 투옥된 파푸아 활동가들도 포함되어 있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사면 혜택을 받은 이들에게 국민으로서의 의무 이행을 요구했다. 그들이 법규정을 준수하며 국민의 의무를 이행하는 한 정부가 더 이상 그들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부패범들에게 사면을 미끼로 국가재산 복원을 유도하는 것은 국가재정을 확충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란 측면에서 조코위 전대통령 시절에 몇 차례 시행된 조세사면 프로그램과도 통한다. 일정 기간을 정해 미신고 자산을 당국에 신고한 납세의무자들에게 관련 세금 이외의 법적 조치나 체납 벌금을 면제해주는 조세사면 프로그램은 사면보다 세수 확대에 그 방점이 찍힌다.

 

2016년의 첫 조세사면 프로그램 시행 당시 48천 루피아( 4,220조 원)의 은닉자산이 양성화되고 114조 루피아( 10조 원)의 추가 세금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의 두 번째 조세사면 프로그램에서는 594조 루피아( 52조 원)의 은닉자산이 신고되어 2016년 규모의 8분의1에 불과했다.

 

국회는 내년에 세 번째 조세사면 프로그램 시행을 우선입법목록에 포함시켰지만 활동가들은 정부가 잃어버린 세수를 이를 통해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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