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인도네시아 공군기지 임대 요청으로 흔들린 인도-태평양 군사적 균형 > 정치∙사회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러시아의 인도네시아 공군기지 임대 요청으로 흔들린 인도-태평양 군사적 균형

정치 작성일2025-04-21

본문

2023년 4월 9일 자카르타 할림 쁘르다나꾸수마(Halim Perdanakusuma) 공군기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공군 창설 77주년 기념 행사 모습(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정부는 러시아가 파푸아 소재 공군기지에 러시아 항공기 여러 대를 배치하도록 승인해달라는 제안이 있었다는 소문을 일축하며, 인도네시아는 외국 군사시설이 자국에 설치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 전문지 제인스(Janes)는 지난 4 14() 러시아가 파푸아 비악 눔포르군 소재 마누후아(Manuhua) 공군기지에 러시아 항공우주군(VKS) 소속 장거리 항공기 여러 대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인도네시아 당국에 요청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

 

마누후아 공군기지는 비악 눔포르군의 민간공항인 프란스 카이시에포(Frans Kaisiepo)와건물 및 활주로를 공유하고 있는 곳이다.

 

제인스는 익명의 인도네시아 정부 내부자의 발언과 공식 문서를 인용해 지난 2월 샤프리 샴수딘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러시아의 최고위급 안보책임자 세르게이 쇼이구를 자카르타에서 만났을 때 해당 요청을 접수했다고 기술했다.

 

인도네시아 공군이 지난 몇 년 동안 마누후아 공군기지에 투폴레프 Tu-95(Tupolev Tu-95) 폭격기와 Il-76 수송기를 착륙시켜 달라는 러시아 항공우주군 요청을 여러 차례 승인한 바 있다는 사실도 해당 보고서에 포함됐다.

 

제인스는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외무부를 포함한 다른 부처들과 러시아의 해당 요청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현재 협의 중이지만,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정하진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대해 외무부 대변인 롤리안샤 수미랏(일명 로이)이 지난 16() 이를 일축하며 외교부는 러시아의 그러한 요청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는 해당 성명에서 "인도네시아가 어떠한 국가에게도 인도네시아 영토 내에서 항공기를 생산하거나 (군사)기지를 두도록 허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롭고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표방하는 인도네시아가 평화적 임무를 띈 외국 항공기나 선박에 한하여 인도네시아 국토에 기착하거나 통과하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로이는 또한 비악에 위성발사를 위한 스페이스포트(우주항) 건설 계획이 있음을 인정했다. 해당 계획은 2006년에 모스크바가 처음 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제안하여 오래 전에 관련 회담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날 기자회견에는 국방부 대변인 프레가 웨나 인끼리왕 준장도 나서 국방부가 인도네시아 영토 내에 외국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합의나 양해도 한 바 없다며 관련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호주의 우려 표시

제인스 보고서가 나온 지 하루 만인 지난 15()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자카르타 소재 대통령궁에서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를 만나면서 해당 보고서에 기술된 러시아의 파푸아 군사기지 설치 요청에 대한 신빙성을 더욱 높였다.


지난 14일(월) 호주의 앤서니 알바니즈 총리는 제인스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에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문제는 호주에서 이번 주 목하 진행 중인 선거 캠페인에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알바니즈 총리가 호주와 인도네시아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강조하며 자기 지역에 러시아의 영향력이 미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정작 파푸아에서 남쪽으로 1,200km 떨어진 호주의 도시 다윈은 미국 해병대 순환 부대가 1년이면 6개월씩 주둔하며 훈련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호주는 미군 폭격기들의 잦은 방문 수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자국 공군기지들을 현대화하고 있다.

 

호주 방송협회(ABC)는 리처드 마를즈 호주 국방장관이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하여 러시아 공군기가 인도네시아에 주둔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호주 외무부 장관 페니 웡도 15일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가 호주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양국은 작년 방위협력 협정에도 서명한 바 있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민감한 부분에 대한 가짜뉴스들이 돌아다닌다고 서두를 끊고 제인스 보고서에 대한 질문에는 그러한 출판물에 대해 논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러시아 대사 세르게이 톨체노프는 4 17일 발표된 성명에서 러시아-인도네시아 관계에 있어 군사협력은 양국 공군 간 협력을 포함해 필수적이라 말하면서도 파푸아 공군기지에 러시아 군용기를 배치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협력이 양측의 방위력 강화를 목표로 하며, 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에둘러 입장을 표한 것이 전부였다.

 

그는 오히려 호주에 대규모 외국 군대를 순환배치하는 것이 해당 권역의 안보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호주가 미국 등 일부 서방국가의 전략 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을 위한 공군 및 해군기지를 제공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톨체노프는 미국이 호주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특히 우려스러운 사안이라며 실제로 미국 미사일이 배치되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세안(ASEAN) 국가들 모두가 미국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이 결정한 인도-태평양 지역 3자 안보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에 따라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는 것 역시 해당 지역 군사적 균형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도 말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많이 본 뉴스
주요뉴스
공지사항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