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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보워의 장인이자 독재자 수하르또 국가영웅 추대 움직임에 시민사회 반발

사회∙종교 작성일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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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또 전 대통령 사진 포스터가 행사장 앞에 걸려있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인도네시아 정부가 고() 수하르또(Soeharto) 전 대통령을 국가영웅으로 추대하려고 그의 이름을 후보자 명단에 올렸다. 수하르또는 쁘라보워 수비안또 현 대통령의 장인이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시도가 결과적으로 고위층의 불처벌 문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장기간 독재로 철권을 휘두른 수하르또의 부패와 인권침해 혐의에 면죄부를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인권운동가들은 수하르또의 이름을 국가영웅 후보자 명단에서 삭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3일 전했다.

 

한때 인도네시아 독립운동 당시 공화국군 영관급 지휘관으로 공을 세웠던 수하르또 전 대통령은 1967년 정권을 잡은 후 1998년 하야하기 전까지 30여년 간 일정한 경제발전을 이룬 공로와는 별도로 온 가족과 측근들을 동원해 폭압적 통치와 극도의 부패로 점철된 전횡을 저질러 인도네시아를 극심한 부패국가로 전락시켰다. 운동가들은 그 지점에서 수하르또가 이미 국가영웅이 될 자격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의 우스만 하미드 인도네시아 지부장은 수하르또를 국민영웅으로 추대할 만한 어떠한 철학적, 법적, 사회학적 근거도 없다고 강변했다.

 

수하르또는 2008년 사망할 때까지 과거 폭정에 대해 전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관련 혐의로 법정에 세워진 적도 없다. 우스만 지부장은 수하르또와 그의 이른바 신질서 정권이 그의 재임기간 중 발생한 민주주의 퇴보, 부패, 인척주의, 국가가 자행한 폭력사건들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종자 및 폭력피해자위원회(KontraS) 소속 활동가 디마스 바구스 아리아는 수하르또가 대통령으로서 이룬 긍정적 업적만으로 국가영웅으로 칭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해도 해당 결정에는 관련 법으로 규정된 바에 따라 인권문제에 대한 고려도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마스는 만일 수하르또에게 국가영웅 칭호를 부여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그의 모든 범죄를 사실상 사면한다는 의미이므로 인도네시아의 인권보호 의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 주장했다.

 

이는 나쁜 선례를 남겨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고위층과 기득권들이 자신들의 범죄에 대한 불처벌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기조를 남기게 된다는 것이다.

 

누가 처음 수하르또를 국가영웅 후보로 지명했는지는 불분명하다. 2012년 관련 장관령에 따르면 누구나 국가영웅 후보를 추천할 수 있지만, 그렇게 추천된 인사는 해당 지역 지자체 및 주정부의 사회국을 거쳐 중앙정부 사회부의 공개 청문회 개최까지 여러 단계의 논의와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그렇게 결정된 국가영웅 후보 리스트를 훈장 및 명예칭호 위원회에 회부하여 최종 검토한 다음 11 10일 영웅의 날을 전후해 현직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거쳐 공식적으로 국가영웅의 지위를 부여하게 된다.

 

2010년과 2015년에도 수하르또를 국가영웅으로 추대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무위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수하르또의 사위였던 쁘라보워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 수하르또의 이름이 국가영웅 후보자 명단에 다시 오른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디마스는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민자문의회(MPR)가 과거 발표된 부패 관련 포고문에서 수하르또의 이름을 부패범죄자 명단에서 삭제하기로 한 결정을 상기시키며 독재자의 과거 범죄혐의를 표백하려는 이러한 일련의 시도가 궁극적으로 그를 국가영웅으로 추대하려는 큰 그림 속의 준비 과정이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MPR의 결정은 2024 10 20일 쁘라보워가 취임하기 약 한 달 전에 골까르당 주도로 내려졌다. 현재 쁘라보워를 지지하며 연정 내각의 최대 지분을 가진 골까르당은 수하르또의 32년 통치기간 내내 그의 정치적 발판이 되어 권력과 이권을 공유했던 정당이다.


쁘라보워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하르또의 국가영웅 추대 시도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지만 일찍이 2014년 대선 당시 자신이 당선되면 수하르또가 국가영웅으로 추대될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대선에서 쁘라보워는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해 낙선했다.

 

국무장관이자 대통령 대변인을 겸하고 있는 쁘라스띠요 하디는 쁘라보워 대통령의 복심으로서 지난 21() 수하르또의 국가영웅 지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한 바 있다. 그는 수하르또의 단점만 봐서는 안된다고 덧붙여 수하르또가 올해 국가영웅 반열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시사했다.

 

사이풀라 유숩 사회부 장관은 수하르또를 국가영웅으로 추대하는 것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수하르또의 이름을 일방적으로 후보 명단에서 삭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20() 대중의 비판을 경청하는 것 역시 국가영웅을 결정하는 과정의 일부이지만 자신들은 반드시 따라야 할 관련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말해 수하르또의 국가영웅 지정은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가영웅으로 추천된 후보는 모두 10명인데 이중 4명은 새로 추천된 인물들이고 6명은 국가영웅 지정이 없었던 2024년에서 이월됐다. 거기에 수하르또의 이름이 구스 두르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진 압두라흐만 와히드 전 대통령 등과 함께 포함됐다.

 

한편 작년 영웅의 날(11 10) 국가영웅으로 추대될 것이라 알려졌던 쁘라보워 대통령의 할아버지 마르고노 조요하디꾸수모의 이름은 이번 명단에 포함되어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도네시아 임시 최고자문위원회의 초대 지도자이자 독립준비조사위원회 위원이었고 인도네시아국가은행(BNI)을 설립한 인물이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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