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성금 돌려주자"…인도네시아인, 호주총리 '성토'
본문
"한 푼씩 돈을 모아 호주로부터 받은 구호금을 모두 되돌려주자."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자국민 마약사범을 사형집행하려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비판하자 인도네시아 국민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호주인 마약사범 2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려고 하자 애벗 총리는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쓰나미) 당시 10억 호주달러 상당의 구호금 전달을 거론하면서까지 구명 운동에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애벗 총리는 지난 18일 '인도네시아가 2004년 쓰나미로 큰 피해를 봤을 때 호주가 성금을 냈던 일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됐고 이미 '불이 난' 두 나라 관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자존심이 상한 인도네시아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모은 뒤 22일 한 푼씩 돈을 모아 돌려주겠다며 거리로 나왔다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3일 보도했다.
시민 일부는 애벗 총리를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악명높은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 비유하며 비난했다.
"호주인들은 샤일록이나 마약거래자의 사촌이 아닌 총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이번 행사 진행자 중 한 명인 리안은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모금한 돈을 호주대사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안은 또 두 나라 사이에는 테러 대응과 국경안보, 국방 분야 등에서 협력할 일이 많은데 이번 사형 집행 건과 쓰나미 구호금을 언급했다는 자체가 다소 치졸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단체 '프로인도네시아연합'의 안디 시눌린가는 애벗 총리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직접 사과할 때까지 이번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인도네시아 인터넷뉴스 매체 콤파스닷컴은 전했다.
연합뉴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