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도네시아, 난민정책 놓고 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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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인도네시아 정부가 호주의 이른바 '난민선 밀어내기' 정책을 놓고 또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3일 보도했다.
한동안 수면 아래 잠겨 있는 듯하던 양국 정부 간 신경전은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면서 촉발됐다.
애벗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다보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다른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유도요노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주권의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를 이해해야만 한다"며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의 국경을 지킬 권리를 갖고 있으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벗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선박을 이용해 호주로 향하는 난민을 해상에서 막아 돌려보낸다는 호주 정부의 이른바 '자주국경작전'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반대와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호주 해군이 '자주국경작전' 수행 과정에서 수차례 인도네시아 영해를 침범하는가 하면 난민들을 위협하기 위해 발포를 하고 신체적 학대 행위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호주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애벗 총리의 기자회견에 대해 조코 수얀토 인도네시아 정치·안보 조정장관은 "호주는 이미 자국 해군이 영해를 침범하기까지 한 인도네시아의 주권이 갖는 의미를 이해해야만 한다"고 맞받았다.
수얀토 장관은 "이미 특정 국가의 국경을 넘어선 망명 신청자들을 돌려보내려면 유엔 협약에 따라 반드시 상대국과 협의를 해야만 하며 유엔난민기구나 국제이주기구와도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호주 해군이 했던) 영해 침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접경지대에 대한 해군의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네시아 전문가인 그렉 필리 호주국립대(ANU) 교수는 "애벗 총리의 화법은 마치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강의를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호주의 난민정책에 대한) 애벗 총리의 논리는 타당할 지 몰라도 그의 화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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