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족자왕국 대표는 여왕?
본문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지역에 위치한 왕국이 최근 왕위 승계 논란으로 시끄럽다고 현지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중부 자바주의 족자카르타 지역을 통치하는 스리 술탄 하믕꾸부워노 10세(사진)가 왕위를 맏딸 쁨바윤(43)에게 물려주겠다고 왕명을 공표해 왕가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69세인 스리 술탄에게는 왕자가 없고 공주만 다섯이며, 본인은 이복형제를 포함해 남동생 15명과 누이 7명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대통령중심제 공화국이지만 전국에는 크고 작은 왕국 수십여 개가 있다. 특히 스리 술탄은 인도네시아 내 다른 왕가들과 달리 족자 특별자치주의 주지사를 겸직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행정권을 가지고 있다. 중동과 브루나이 등 왕정 국가와 달리 공화정 국가에서 유일하게 명목상 주권과 통치권을 모두 가진 왕이 스리 술탄이다.
스리 술탄이 발표한 칙령은 실정법에 배치된다. 2012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족자 왕은 주지사를 겸직하며, 남성이어야 한다는 특별자치주 법률을 제정했다.
족자 왕국은 17세기에 자바 섬 중부에 세워진 마따람 왕국에서 유래한다. 역사적으로 하믕꾸부워노 1세부터 10세까지 여성이 왕위를 이어받은 적이 없다.
따라서 스리 술탄이 형제 중 한 명을 왕세제로 책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칙령이 발표된 후 스리 술탄의 형제들은 즉시 반발했고 족자 주민들도 술렁이고 있다.
스리 술탄의 아버지인 하믕꾸부워노 9세는 네덜란드 식민정부 말기에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다.
인도네시아 공화국 건국 후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은 하믕꾸부워노 9세의 공적을 인정해 족자를 특별자치주로 지정하고 그에게 술탄과 주지사를 겸직하도록 특별히 예우했다. 또 그는 수카르노와 수하르토 정권에서 장관과 부통령을 역임했다.
도디 리야드마지 내무부 대변인은 여성이 왕위를 이어받고 왕세녀가 주지사직을 이어받는 것은 법률에 위배된다고 말하면서도, 왕위 승계 문제는 왕실 내부에서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족자 사람들은 예의 바르고 감정 표현을 자제하면서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큰 미덕으로 여기는 만큼 이번 왕위 계승 문제도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 것으로 점쳤다.
족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보로부두르 불교사원과 쁘람바난 힌두사원 등 고대 유적이 보존돼 있는 고도(古都)이며, 인도네시아의 주류 종족인 자바 족의 전통문화도 잘 보전된 곳으로 꼽힌다.
편집부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