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소수자가 설 곳 없는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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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서 개최 예정이었던 동성애 축제 취소돼
국제 동성애 혐오 반대의 날인 지난 17일 동부 자바 말랑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동성애 축제가 시민들의 반대로 인해 취소되었다.
동성애 축제 주최측은 ‘Celebrate Our Gender’라는 테마로 지난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분류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날을 기념해 만든 이 날을 기념하려 했다. 그러나 15일 밤부터 주최측은 ‘행사를 취소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전화와 문자를 받는 등 거센 반발에 시달려 행사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행사 주최자 중 한 명인 니켄씨는 17일 자카르타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이들은 레즈비언과 게이가 되라는 행사냐며 비난했고, 어떤 이들은 정식적으로 허가를 받은 행사냐며 따져물었다.”고 하소연했다.
한 시민은 행사 전 주최측에 전화를 걸어 ‘강제 해산’하라는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쏟아지는 반발에 니켄씨를 비롯한 동성애 축제 주최자들은 경찰에 신변보호와 행사 허가를 요청했다. 니켄씨는 “실내에서 개최되는 행사라 경찰에 행사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었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너무 거세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측은 보안상의 이유로 행사를 취소할 것을 권면했다. 경찰 관계자는 “논쟁적인 주제의 행사이기 때문.”이라며, 또 한 번 성적소수자들을 외면했다.
한편 17일 세계 곳곳에서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는 서울역 광장에서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행사가 펼쳐졌고,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는 성소수자들의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열려 남성들이 하이힐을 신고 거리에 나서는 등의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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