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선 박빙 혼전에 경제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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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선을 10일 남겨놓고 승패를 점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이 전개되면서 루피아화 환율이 치솟고 외국투자자들이 투자를 유보하는 등 경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29일 지지율에서 앞서 있는 투쟁민주당(PDIP) 연합 조꼬 위도도(조꼬위) 후보와 추격하는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쁘라보워 수비안또 후보 간 격차가 줄면서 경제계가 잇따라 경고음이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쁘라보워가 내달 9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외국자본 유출이 시작되면서 달러 대비 루피아화 환율이 1만2천300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프리 켄드릭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쁘라보워가 외국인 투자에 불리한 민족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는 우려에 루피아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의 승리는 민감한 거시경제 환경에서 시장 불안정성을 크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러 대비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 신흥경제국 금융위기설로 20% 이상 치솟았다가 4월초 1만1천289까지 떨어져 안정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쁘라보워의 상승세에 다시 올라 지난 26일 1만2천99를 기록하는 등 7% 이상 뛰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대선 혼전이 환율 불안 요인임을 인정하고 있다. 까띱 바스리 재무장관은 4월 무역수지 적자, 2분기 경상수지 적자 확대 전망과 함께 쁘라보워의 약진으로 인한 대선 불확실성을 루피아화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경제전문가들은 조꼬위와 쁘라보워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현 정부보다는 강한 민족주의 경제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쁘라보워가 더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우려는 최근 도이체방크가 국제 투자자 7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투자자의 56%는 쁘라보워가 승리하면 인도네시아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답했으며 투자를 늘리겠다는 답은 13%에 그쳤다. 반면 조꼬위가 승리하면 74%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고 축소하겠다는 답은 6%뿐이었다.
쁘라보워 진영은 국내외 경제계가 이처럼 우려를 표하는 데 대해 국부의 해외 유출을 막으려는 자신들의 정책을 곡해해 불안감을 조성, 조꼬위 측을 유리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역공을 펴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1∼2개월 전까지 조꼬위 후보가 지지율에서 쁘라보워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이 앞섰으나 최근의 8개 여론조사에서는 조꼬위가 5개, 쁘라보워가 3개 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나오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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