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인권위 "오바마 퇴임전 '수하르토의 학살' 비문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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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네시아 국가 인권위원회가 자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반세기 전 벌어진 독재자 수하르토의 '대학살'에 관한 비밀 문건을 공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12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누르코이론 인도네시아 국가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미 국무부 관리들을 만나, 1965∼1966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대학살 관련 비밀문서 공개를 공식 요청했다.
누르코이론 위원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등이 정보를 공개하면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추구하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노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즉각 문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인도네시아에 살았던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에 퇴임하면, 미국의 문건 공개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6살이던 1967년 어머니 앤 던햄을 따라 양아버지 롤로 수또로가 살던 자카르타로 이주해 5년을 살았다.
오바마가 이주하기 직전인 1965∼1966년 인도네시아에서는 쿠데타 세력 소탕을 명목으로 내건 숙청으로 50만명 이상이 숨졌고, 수백만 명이 공산주의자 굴레를 쓴 채 1998년 수하르토 정권 몰락 때까지 차별을 감수하며 살았다.
이후 수하르토는 31년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했고, 현재 인도네시아 교과서는 당시 학살을 공산주의자의 위협에 맞선 국가적 항거라고 기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인권위는 2012년 보고서에서 당시 숙청과 관련한 인권 침해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 당국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또 수하르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첫 민선 대통령으로 개혁을 추진해온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도, 2014년 취임 이후 강력한 군부 등을 의식해 이 문제의 해결을 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마일스 캐긴스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에 위험을 가져오지 않는 문건의 비밀해제를 지지한다"며 "인도네시아 국가 인권위의 요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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