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발리 유명관광시설 '깜뿡러시아' 폐쇄...난개발 통제하는 발리 당국 사회∙종교 편집부 2025-01-2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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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우붓시장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발리 경찰은 사람들이 흔히 ‘깜뿡 러시아’ 즉 ‘러시아 촌’이라 부르는 기안야르 군 소재 호텔 단지 파크 우붓(PARQ Ubud)을 영구 폐쇄하는 과정에서 한 독일인을 체포했다. 이 조치는 난개발과 과잉관광을 통제하는 발리 당국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러시아 촌이 무허가로 개발되어 관련 규정을 위반했음을 발견한 발리 당국은 지난 주 초 공공질서단속반(Satpol PP)을 보내 이 시설을 급습하면서 AF라는 이니셜의 한 독일인을 발리의 토지사용규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AF는 이 시설을 관리하는 파크우붓 파트너스(PT ParqUbud Partners)라는 회사의 이사로 등재된 인물이다.
발리 지방경찰청장 다니엘 아디띠아자야 치안감은 AF가 국가 지속가능 농경지(LP2B)로 분류된 절대 농지 위에 파크 우붓을 건설했다는 혐의를 밝혔다. 그가 불법 개발로 발리의 농경지를 훼손해 식량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정부의 노력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AF의 혐의는 2019년 지속가능 농경 시스템법과 2009년 지속가능 농경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최대 5년의 징역형과 10억 루피아(약 8,700억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6만5천 평방미터 규모의 호텔단지를 폐쇄하는 과정에서 공공질서단속반이 파크 우붓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직원들로서는 몸담았던 일터가 갑자기 사라져 생계가 끊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폐쇄조치가 갑자기 취해진 것은 아니다. 발리 지방정부는 파크 우붓이 건축인증허가서, 건축코드증명서를 갖추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이에 지난 11월 영업정지명령을 이미 전달한 바 있으나 파크우붓 측이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파크우붓이 영업을 계속하자 마침내 지난 1월 16일 기안야르 군수 이 마데 마하야스뜨라가 이 호텔의 영구 폐쇄를 명령해 공공질서단속반이 투입되어 해당 시설의 문을 강제로 걸어 잠궜다.
파크 우붓은 출렁이는 벼가 무성한 논에 둘러싸인 카페 겸 바(bar)라는 컨셉으로 2020년 5월 처음 문을 열었고, 이듬해에는 5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로 확장했다. 이 호텔은 폐쇄되기 전까지 확장과 증설을 거듭해 아파트 스타일의 객실, 레스토랑, 상점, 고급 스파, 공동작업공간, 피트니스센터, 콘서트홀, 우붓에서 가장 큰 80m 길이의 수영장을 갖춘 다기능 복합센터로 발전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개월씩 머물다 가는 명소가 됐다.
인근 주민들이 이곳을 러시아촌이라 부른 것은 그곳 고객 대부분이 러시아인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러시아 관광객들의 유입이 극적으로 증가했다. 러시아 대사관에서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 약 4만~4만5천명의 러시아인들이 발리에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파크 우붓의 폐쇄는 실제로 러시아 관광객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그간 고조되어 온 발리의 과잉관광, 과잉개발에 대한 우려가 건축허가 미비, 행정명령 불이행 등과 맞물려 시설 강제폐쇄라는 극단적 결과로 흘러간 것이다.
파크 우붓 폐쇄와 별도로 지난달 폭우로 인해 꾸따와 바둥 지역 유명 휴양지의 도로, 주거 지역, 호텔과 빌라가 침수되자 발리 당국이 보트를 띄워 홍수에 갇힌 관광객들을 구조해 대피시킨 바 있다.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은 주로 지역은 마띠 강(Sungai Mati) 유역으로 이 강은 지난 수년 간 자주 범람해 홍수를 일으켰다. 이 지역은 과거엔 그림 같은 풍광의 논들이 펼쳐져 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과잉 개발된 관광지구가 되었다.
발리 섬 전체적으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치게 많이 유입되면서 폐기물 문제, 범죄활동 증가, 무허가 외국기업의 창궐 등 많은 문제들이 빈발하고 있다.
쪽 바구스 쁘마윤 발리 관광국장은 법규정을 바로 세우겠다는 당국의 결연한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파크 우붓 강제 폐쇄를 강행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발리가 모든 사업가들과 관광객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있지만 법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이들에겐 그렇지 않다고 못박았다.
쪽 국장은 발리 행정부가 과잉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체를 만들려는 이들의 현행 최소 투자액인 10억 루피아(약 8,700만 원)를 100억 루피아(약 8억7,000만 원)로 인상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한 해 동안 630만 명의 외국 관광객들이 발리를 찾았는데 호주, 인도, 중국인들이 주를 이뤘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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