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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 대통령 프라보워 취임 100일...조코위 노선 벗어나기 정치 편집부 2025-02-0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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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대통령 후보 시절 당시 쁘라보워 수비안또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취임 100일을 맞은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강력한 어조의 연설과 군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주력 무기로 삼아 전임자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의 노선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비록 그가 전임 정권 프로그램들의 승계를 약속했지만 취임 후부터 사실상 전 정권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행보를 시작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임자가 해외 순방을 꺼리며 특별한 외교 정책에 엮이지 않고 그 대신 국내정치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쁘라보워 대통령은 취임 전 국방장관 시절은 물론 취임 후 100일 동안 중국, 미국, 브라질, 인도 등 주요 국가들에 대한 공격적인 방문외교를 서슴지 않았다.

 

쁘라보워는 신속하게 브릭스(BRICS)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는데 이는 조코위 전 대통령의 우선순위에는 없는 행보였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가장 먼저 신흥개발국 그룹인 브릭스에 정식으로 가입한 첫 번째 동남아 국가가 됐다. 말레이시아와 태국도 비슷한 행보를 보여왔으나 인도네시아가 훨씬 더 빨리 움직였다.

 

쁘라보워와 조코위 대통령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부통령의 새 행정부가 지난 1 28() 100일을 맞았는데 처음 잠깐 반짝했던 기브란의 행보는 쁘라보워에게 완전히 가려졌다. 지금은 그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뽈리띡 인도네시아와 리뜨방꼼빠스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새 정부의 국정지지율이 80%를 넘나들었다. 이는 조코위 대통령이 처음 정권을 잡고 몇 개월 지난 시점이었던 2015년에 비해 18%, 그가 퇴임하던 시점에 비해 5% 높은 수치다.

 

그의 대표적인 핵심 프로그램인 전국 학생들과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 프로그램이 아직 궤도에 완전히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는 것은 현 정부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쁘라보워는 취임 직후부터 조코위 전 대통령의 주력 프로젝트였던 수도 이전과 이를 위한 신수도(IKN) 건설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췄다.

 

인디카또르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은 쁘라보워의 리더십에 대해 확고하고, 지휘력 있고, 용감하고, 현명하다고 평가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SCIS)의 누리 옥따리자 연구원은 쁘라보워가 일찌감치 확고하고 강력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취임 이후 몇 차례나 진행된 해외 실무순방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쁘라보워는 외국 지도자들과 회동하면서 매우 당당하고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 것이 주효했다.

 

드문 민생행보

민생현장을 즉흥적으로 방문해 점검하는 조코위 전 대통령 시절 전가의 보도와도 같았던 이른바 블루스깐(blusukan) 행보를 쁘라보워가 전혀 하지 않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정치분석가 아디 쁘라잇노는 국민들에게 자신이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난 보통사람임을 어필하려 했던 조코위와 달리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정치귀족 출신인 쁘라보워는 애당초 그 태생부터 다르다고 지적했다. 조코위가 수라까르따의 작은 마을에서 가구공장을 하며 자수성가한 인물이라면 쁘라보워는 부유한 정치적 가문에서 태어나 군과 정당정치 속에서 잔뼈가 굵었다.

 

리뜨방꼼빠스 조사국장 이그나띠우스 끄리스딴또는 쁘라보워가 블루수깐 대신 불을 뿜는 듯한 연설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고 평가했다. 조코위나 쁘라보워 모두 포퓰리스트지만 조코위는 시장과 거리에 직접 나가 국민들과 공감대를 만들며 자신의 인기를 유지한 반면 쁘라보워는 매우 강력한 연설 속에 자신의 포퓰리스트 공약들을 담아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쁘라보워 정권이 무상급식 프로그램 같은 정책들을 전면에 내세워 80.9%라는 국정지지도를 이끌어냈는데 무상급식 프로그램이 아직 전국적으로 시행되기도 전 전국에서 고르게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정책의 완성도보다 이를 전달하는 그의 강력한 연설이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리뜨방꼼빠스의 평가다.

 

군대식 스타일

CSIS의 누리 연구원은 쁘라보워 정부가 들어선 후 행정부와 민간부문에서 군의 참여가 두드러진 것에 대해 쁘라보워 자신이 군 장성 출신이란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가 취임 직후 자신의 메라뿌띠 내각 장차관들을 이끌고 마글랑 육군사관학교에서 군대식 수련회를 가진 것 역시 군 선호 성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쁘라보워의 대표적 핵심 정책인 무상급식 프로그램에도 군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최근 땅그랑 해역 바다 울타리 사건에서도 쁘라보워 대통령은 모든 법절차를 거쳐 해당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해양수산부를 제치고 울타리 철거를 해군참모총장에게 직접 명령했다.

 

누리 연구원은 과거 조코위 전 대통령이 경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과 달리 쁘라보워 대통령은 군과 이야기하는 것을 더 편히 여기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법절차를 차근차근 따른다면 한없이 복잡하고 지난한 관료주의 환경에서 군을 시켜 앞뒤 다 자르고 진행시킨 것이 효율성 면에서 도움이 된 측면도 있다. 문제는 절차를 무시하는 일에 군을 수족처럼 부렸다는게 위험한 지점이다.

 

쁘라보워 정부는 실제로 현역 군인들이 오직 민간인들만 맡을 수 있는 정부 요직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법개정을 위해 국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는 많은 인권단체들의 우려와 반발을 낳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

인디까또르의 정치분석가 께네디 무슬림은 쁘라보워가 조코위와 차별화된 정책을 펼치는 것 자체는 국내정치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지만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작금의 현실은 그의 정책 퀄리티를 필연적으로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쁘라보워는 원내 정당들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포용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반대파가 거의 남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어 결과적으로 관료들의 등용과 정책실행 측면에서 언젠가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원내 정당 거의 모두가 쁘라보워 정부의 연정에 참여했고 오직 투쟁민주당(PDIP)만이 야당으로 남았으나 그 투쟁민주당조차 최근 정부의 좋은 전략적 파트너가 되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바 있다. 이는 사실상 야당 역할 포기를 선언한 투항과 다름없어 쁘라보워의 행정부는 옳은 방향으로 가든 그렇지 못하든 정치권의 별다른 반대나 역풍을 받지 않은 채 한동안 순항할 것이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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