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유일야당, 프라보워 정권과 정면 충돌각...지자체장 수련회 보이콧 정치 편집부 2025-02-2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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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0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투쟁민주당 52주년 창당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총재 (사진=안따라/Akbar Nugroho Gumay)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자당 소속 지자체장들에게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준비한 마글랑 육군사관학교에서의 7박8일 일정 군대식 지자체장 수련회에 참석을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기간이 정해진 수련회인만큼 참석연기는 불참의 의미에 가깝다. 이는 투쟁민주당이 유일 야당으로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우려 자세를 잡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22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메가와띠의 이러한 지시는 하스또 끄리스띠얀또 투쟁민주당 사무총장이 장기 미제로 남은 하룬 마시꾸 뇌물수수사건 연루 혐의로 지난 20일 부패척결위원회(KPK)에 전격 체포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투쟁민주당은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당과 하스또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메가와띠의 지시는 서한 형태로 배포됐는데 지자체장으로 선출된 이들은 수련회 참가준비를 중단하고 다른 모든 당원들도 통신축선 상에서 당 지도부의 후속 지시를 대기하란 요구를 받았다.
지난 20일(목)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공식 취임한 지자체장들은 2월 21일~28일 기간 중 중부자바 마글랑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리는 오리엔테이션 성격의 수련회에 참가하도록 일정이 짜였고 해당 수련회 기간 중 쁘라보워 대통령을 비롯해 여러 정부 고위 관리들이 현 정부 국정기조와 비전에 대해 브리핑할 예정이다.
원내 최대의석을 가진 투쟁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수십 명이 2월 21일(금) 수련회 소집일까지 마글랑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수련회 전체를 보이콧할지 아니면 며칠 후 뒤늦게 합류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내무부 비마 아리야 차관은 21일(금) 오후 기자회견에서 현행 규정을 언급하며 행사에 불참한 지자체장들에게 딱히 별도의 제재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수련회가 끝난 후 별도의 수련회가 다시 열리면 그때 참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헌재에 작년 11월 지방선거 불복청원이 계류되어 있는 당선자들은 2월 20일 취임식에서 제외되었으므로 헌재 판결이 2월 24일(월) 모두 나와 당선이 확정되면 그들을 위한 별도의 취임식과 수련회가 조직될 예정이다.
비마는 지자체장 자신이 수련회에 참석하기 어려울 경우 차하급자를 보내도 된다고 덧붙였다. 21일 저녁 기준, 질병 및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련회에 참석하지 못한 지자체장들은 47명으로 확인됐다.
메가와띠는 20일(목) 별도의 서한을 통해 모든 당원의 단결과 충성을 촉구하며 당 중앙집행위원회의 모든 활동과 운영은 당총재인 자신이 직접 관리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수련회 참석여부에 대해 자신의 말에 복종하란 뜻이다.
최근 투쟁민주당이 작년 2월 대선 당시 당의 대선 후보인 간자르 쁘라노워를 지지하지 않고 상대진영의 쁘라보워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당을 배신했던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 일가를 전원 제명, 출당시키면서 조코위와 그의 후계자를 자임하는 쁘라보워와의 관계가 미묘하게 뒤틀렸다.
지난 대선에서 조코위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쁘라보워는 쉬운 승리를 거뒀고 동맹의 증표로 조코위의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를 자기 정부의 부통령으로 떠안았다. 뿐만 아니라 조코위 시절 장관들 상당수를 자신의 홍백내각 요직에 기용하여 조코위가 퇴임 후에도 현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했다.
쁘라보워는 국가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회 최대 의석 정당이자 현재 유일한 야당 포지션인 투쟁민주당을 연립정권에 끌어들이려 했으나 투쟁민주당은 현 정권에 대한 찬성도, 반대도 아닌 모호한 입장을 오랫동안 견지해 왔다.
투쟁민주당의 고위 당직자들은 조코위에 대한 적개심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지만 메가와띠는 장녀 뿌안 마하라니를 통해 투쟁민주당이 쁘라보워의 그린드라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쁘라보워의 임기 5년 동안 정부의 주요 프로그램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짙게 내려앉은 전운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뽈리띡 인도네시아(IndikatorPolitik Indonesia)의 수석 연구원인 께네디 무슬림은 메가와띠의 최근 움직임이, 투쟁민주당이 비로소 전쟁을 알리는 북을 두드리며 쁘라보워 정부에 대항해 전열을 갖추기 시작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 정권이 당내에서 메가와띠가 가장 신뢰하는 측근 하스또를 체포한 것이 ‘관 뚜껑을 다시는 열수 없도록 박은 마지막 못질’이라고 평가했다.
쁘라보워는 그간 몇 차례나 고개를 들었던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과의 불화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고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으며, 그 증거로 최근 그린드라당 기념 17주년 기념행사에서 작년 대선에서 쁘라보워가 승리할 수 있도록 결정적으로 도운 조코위의 역할에 감사하며 경의의 표시로 끄리스 단검을 증정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쁘라보워는 지속적으로 조코위의 자문을 구하며 현 정부 핵심 프로그램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그 결과 ‘세계 역사상 가장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이루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게 쁘라보워와 조코위 사이 강력한 화학적 결합을 표현한 것이 조코위를 혐오하는 투쟁민주당에게는 쁘라보워 정부 연정에 합류할 여지를 더욱 줄였다고 께네디는 분석했다.
수라바야 소재 아이르랑가 대학교의 아이르랑가 쁘리바디 교수는 이번 메가와띠의 자당 지자체장들에 대한 정부 수련회 참석 보이콧 명령은 투쟁민주당과 조코위 사이의 갈등이 이렇게 심화되었으니 쁘라보워에게서 분명한 입장을 취하라고 촉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KPK가 하스또를 체포한 것은 그 배후에 조코위의 입김이 있는 것이 분명한데 정치적 이유로 법 집행기관을 동원해 이렇게 투쟁민주당을 때리는 것을 계속 두고 보겠냐며 쁘라보워에게 즉각적인 중재와 결단을 요구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또한 메가와띠로서도 조만간 있을 투쟁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당의 수장으로 재신임되고 쁘라보워 정부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투쟁민주당 소속이거나 선거지원을 받은 지자체장들을 시험하고 결집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보았다.
즉 메가와띠가 이번 명령을 자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과연 이행하느냐 또는 불응하느냐를 그들 충성심의 시금석으로
삼아 투쟁민주당이 이후 쁘라보워 정부와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때 이를 위한 판단자료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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