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투쟁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마흐푸드 지명은 신의 한 수? 정치 편집부 2023-10-2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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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자르 쁘라노워(오른쪽)와 마흐푸드 MD(왼쪽)가 2024년 총선에서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 등록을 위해 자카르타 총선거관리위원회(KPU)에 도착했다.2023.10.19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투쟁민주당(PDIP)이
간자르 쁘라노워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마흐푸드MD 현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을 지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무슬림 단체 나들라툴 울라마(이하 NU)를 뒷배경으로 하는 헌법재판소장 출신으로 상당한 국민적 인기를 구가하는 인물이다.
이로써 또 다른 강력한 대통령 후보인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로서는 간자르를 부통령 후보로 영입해 대선 필승팀을 꾸린다는 옵션이 완전히 물 건너가 버렸다. 이제 그의 선택지는 이제 조코 위도도 대통령 장남 기브란 라까 부밍라까 솔로 시장밖에 남지 않은 듯 보인다.
그간 기브란의 발목을 잡고 있던 대선후보 연령 제한을 지난 16일(월) 헌법재판소가 논란의 판결을 통해 깔끔하게 풀어주자 이제 대선 승리를 위한 골든 티켓이라고까지 묘사되는 기브란에게 쁘라보워가 곧 러닝메이트 영입 제안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득세하며 대세가 쁘라보워 쪽으로 넘어가던 순간에 나온 간자르-마흐푸드 대선 티켓 발표는 그 타이밍이 절묘했다.
자카르타 소재 투쟁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는 기자들에게 마흐푸드를 잘 알려진 공인이라고 소개하면서 그의 평소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현 조코위 정권의 주요 장관직 중 하나인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을 맡고 있는 마흐푸드가 정직하고 용기있는 인물로 흠잡을 데 없는 결기와 이상을 가졌으며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어 당장 대선에 뛰어들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고 추켜세웠다.
마흐푸드 장관은 수락 연설에서 간자르와 함께 국가를 위해 자신이 지닌 모든 능력, 지식, 경험을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마흐푸드의 NU 배경
현재 66세인 마흐푸드는 동부자바 마두라 출신으로 2024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NU 배경의 인사로는 두 번째다. 그보다 앞서 야권 정당연합인 ‘통합을 위한 변화연대(KPP)’ 대통령 후보 아니스 바스웨단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국민각성당(PKB) 무하이민 이스깐다르 당대표 역시 NU 배경을 가진 인물이다.
마흐푸드와 무하이민이 각각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인니 최대 무슬림 조직인 NU가 현실정치와 선거에서 발휘하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과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가 될 NU의 본고장 동부자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시사한다.
마흐푸드는 NU의 공식 회원은 아니지만 NU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NU가 운영하는 쁘산뜨렌(이슬람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NU 산하조직인 청년단체 게뻬 안소르(GP Ansor)와 와히드 연구소(the Wahid Institute)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그는 그러한 NU와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2019년 대선 당시 조코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되었으나 부통령 후보 지명 직전 연정에 참여하고 있던 국민각성당(PKB) 무하이민 당대표가 ‘마흐푸드가 NU라기엔 불충분’이란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해 마지막 순간에 결국 낙마했고 당시 NU 최고 성직자로 무슬림들의 표를 좌지우지할 만한 큰 지명도를 누리던 마루프 아민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남부 자카르타 소재 빠라마디나 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의 아흐맛 코이룰 우맘 소장은 마흐푸드를NU 인물로 볼 수 없지 않냐는 일부 시각에 대에 그가 인도네시아 전국의 원로 끼아이(이슬람 학자), 산뜨리(이슬람학교 학생), 쁘산뜨렌 네트워크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며 그의 자격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교육을 잘 받은 도시 지식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마흐푸드의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메가와띠가 그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서 언급한 ‘광범위한 포트폴리오’에는 압두라흐만 와히드 대통령 시절 역임했던 국방장관과 법무장관, 국회의원, 헌법재판소장 경력 등을 모두 포함한다.
기브란 대신 에릭 또히르?
친조코위 정당 일색으로 구성된 정당연합 선진인도네시아연합(KIM)의 대통령 후보 쁘라보워는 사실상 대통령 장남 기브란을 러닝메이트로 지목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쁘라보워가 조코위 대통령의 진정한 후계자임을 증명하고, 대통령이 세를 몰아준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기브란과 대선팀을 짜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나날이 메가와띠와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있는 조코위 대통령 입장에서도 그가 벌여 놓은 거대 프로젝트들이 2024년 10월 퇴임 후에도 승계되어 계속되도록 담보하여 자신의 위업으로 남기기 위해 장남을 쁘라보워의 부통령 후보로 세우고 2024 대선에서 쁘라보워 팀을 전폭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매우 유력하다.
하지만 다른 두 명의 대통령 후보들이 하나같이 NU 인사들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는 사실이 역설하듯 무슬림 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쁘라보워로서는 기브란을 러닝메이트로 삼을 경우 발생할 손익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우맘은 쁘라보워가 강력한 NU 인사와 짝을 짓지 않고 기브란을 택할 경우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모두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한 동부자바의 NU 표밭에서 이번에도 비슷한 실패를 경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쁘라보워의 부통령 후보 선택지 중엔 두 명의 NU 인물이 있는데 에릭 또히르 국영기업부 장관과 코피파 인다르 빠라완사 동부자바 주지사가 그들이다.
그러나 국가연구혁신청(BRIN)의 정치연구원 피르만 누르는 에릭 장관의 경우 기껏 NU 청년조직 반서르(Banser)의 명예회원이란 것이 NU 경력의 전부여서 NU 일반회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끌어모으기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코피파 주지사는 대선보다는 동부자바 주지사 재선에 더욱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면 간자르와 쁘라보워의 당선가능성이 박빙을 이룬 가운데 3위 아니스는 조금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삼파전으로 이루어질 이번 대선에서 어느 쪽도 50% 이상 득표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결국 결선 투표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며 러닝메이트 선택의 결과는 결선투표에서 그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쁘라보워가 기브란을 선택할 경우 1차 투표에서 마흐푸드와 무하이민으로 나누어졌다가 2차 투표에서 필연적으로 어느 한쪽으로 결집하게 될 무슬림표가 승패의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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