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KPK, 이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정치 편집부 2015-01-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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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패방지위원회(KPK)가 아이러니하게 부패의혹으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KPK(Komisi Pemberantasan Korupsi Republik Indonesia)는 인도네시아 헌법 2002년 제30호 부정부패 행위 대응 방지위원회 관련 법에 근거해 설립된 ‘특별’ 정부 기구로서 법기강 확립, 개방성, 책임, 공공의 가치, 비례의 원칙 등 5가지 신념을 바탕으로 국민을 비롯한 대통령, 의회 그리고 이해관계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KPK는 최근 들어 이렇게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적 입장을 우선시하고, 이해득실을 먼저 생각하는 매우 ‘보통’의 일반 정부 기구로 퇴락하고 있다.
KPK는 언제나와 같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부디 구나완’ 차기 경찰청장의 부정을 들춰 혐의를 입증했다. 그러자 ‘밤방 위조얀또’와 ‘아드난 빤두 쁘라자’ 등 2명의 KPK 부위원장이 그와 비슷하거나 더한 부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고, 이 중 한 명은 사직서까지 제출했다.
부패 방지를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상황을 단순히 KPK와 경찰의 대립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정치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공무원이 돈을 요구하고, 돈을 지불하면 더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는 현실이 그 증거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KPK와 경찰의 대립 상황에서 경찰에 체포된 아드난 KPK 부위원장은 25일, 의회 적결심사 등의 엄격한 과정을 거쳐 부위원장 자리에 취임한 것 등을 이유로 자신의 경력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며 “오히려 고소인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명성과 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어 밤방 위조얀또 KPK 부위원장은 보석금으로 풀려난 뒤 "법을 다루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법령, 도덕과 윤리상 문제가 없어야 한다"며 경찰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더불어 “부디 구나완 차기 경찰청장 후보의 부패 혐의를 공표한 것에 경찰이 KPK 위원 2명을 고소하고 혐의를 조사하는 등 맞대응하며 결과적으로 KPK의 손실이 두드러지게 된다”는 이유로 KPK측에서는 지지자들과 함께 “현직 KPK 위원들에 대한 수사를 금지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조꼬 위도도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특별’한 정부 기구로서 5가지 신념 아래 국민의 이익을 수호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스스로의 잘못은 인정하지도, 인정하려 하지도 않고 다른 누군가에게 그 잘못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 과연 옳은 것인가?
일각에서는 이미 “KPK의 유명무실함이 들어나 해체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 전문가는 “사실상 KPK의 기능은 상실됐다고 볼 수 있다.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탄생한 조직이 부정부패로 무너지는 상황에 더 이상의 변명은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꼬위가 KPK의 희망?
조꼬위 대통령은 대통령궁으로 떼조 정치법무안보조정 장관과, 쁘라셋요 검찰총장, 경찰청 부청장 등의 KPK-경찰 현안 관계 인사들을 불러 대책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드러난 사실은 결국 조꼬위 대통령은 방관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조꼬위 대통령은 KPK와 경찰의 싸움을 두고 양측은 수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법에 근거하여 적절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을 뿐, 전혀 구체적 개입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스스로 무덤을 판 KPK와 무덤을 넓히고 있는 경찰, 그리고 지켜보고 있는 대통령, 이들의 오묘한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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