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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한-아세안> 조코위 印尼 대통령 측근 배응식 회장 최고관리자 2014-12-1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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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무도 보급으로 경호실과 인연…내달 대통령 방한 시 수행

"2018년 AG에 용무도 시범종목 되면 한국 위상도 올라갈 것"


지난 10월 20일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취임했다. 제7대 대통령인 그는 군 경력이 전혀 없는 최초의 민간인 대통령으로,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린다.

인도네시아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군인이 통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친서민 개혁 정책을 표방하면서 경제개혁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군인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맥은 곧 군 맨파워를 뜻하며, 그것도 육군 장성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주적(主敵) 개념이 없는 이 나라 군인의 최고 가치는 '용맹'이다. 그래서 군인들은 유도•태권도•합기도•씨름•궁도•권투를 접목한 한국의 특공무술인 용무도(龍武道)에 열광한다. 배응식(61) 국제용무도연맹 인도네시아지회 회장이 그 중심에 있다.

배 회장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09년부터 인도네시아 대통령 경호실에 용무도를 보급했다. 그는 용인대를 졸업한 4명의 용무도 유단자를 경호실, 공군•육군 특전사령부, 대선 당시 조코위 대통령의 대항마였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장군 근위대에 파견해 무술을 연마하도록 하고 있다. 프라보워 장군은 여전히 이 나라 최고의 실세이며, 군인들이 신으로 받들고 있는 연합야당 총재이다.

바꿔 말하면 인도네시아에서 배 회장만큼 권력 핵심과 지근거리에 있는 한인은 없는 셈이다.

27일 자카르타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 회장은 "조코위 대통령 주변과 인맥이 있긴 하지만 언론에 노출해도 되는 것인지 조심스럽다"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다음 달 12∼13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11개국 특별정상회의에 참가합니다. 저도 대통령 누나의 아들인 카트노 하디 잘라(JALA)그룹 회장과 함께 선발대로 갑니다. 가서 할 일이 많지요."

조코위 대통령은 군인들에게 인심을 얻기 위해 군복 교체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에서 군복 원단을 수입하겠다는 의지를 굳힌 상태라고 한다. 측근들은 그 계획을 배 회장에게 맡겼다.

배 회장은 정식으로 취임하기 전인 지난 9월 29∼30일 경호실장배 용무도대회에 참석한 조코위 대통령과 만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인 천흥수 씨와 함께 만나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년에 두 차례 전국의 군인을 대상으로 경호실장배, 참모총장배 용무도대회를 연다. 장군 300여 명이 찾아와 선수들을 격려하고 군인 가족 등 1만여 명이 경기장을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용무도는 17년 전 용인대가 만든 한국의 정통 무술입니다. 현재 43개국에 확산했고요. 인도네시아가 맹주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죠. 군인들만 수련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민국, 세관, 경찰 등과 고등학교에까지 보급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2018년 아시안게임이 이곳 자카르타에서 열리는데, 개최국 권한으로 용무도를 시범종목에 넣을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위상도 그만큼 올라가는 셈이지요."

용무도가 2005년 처음 이 나라에 도입될 때부터 꽃을 피운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도 태권도가 먼저 들어왔다. 그러나 파벌 때문에 태권도 보급 움직임이 주춤했고, 2008년 국군의 날 행사 때 용무도가 시범을 보이면서 성장세를 탔다.

유도요노 당시 대통령은 용무도 시범을 보고는 즉석에서 의무적으로 군에 보급할 것을 지시했고, 단증이 없으면 진급도 못하도록 조처했다. 현재 전군(全軍)에 초단 이상 유단자가 40만 명을 넘어섰다.

용무도는 곧 이 나라 전체 군부대에 보급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 부처에 용무도 보급을 희망하고 있지만, 여건은 그리 만만치 않다. 배 회장 혼자 지도자들을 데리고 와 지원하는 것이 벅차기 때문이다.

"전 부처에 보급하고 싶은데 예산이 없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원한다면 가능한데요. 국익 차원에서 지원해 줬으면 합니다."

배 회장은 용무도 6단, 합기도 6단, 태권도 2단의 무술 실력자다. 전 용인대 총장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의 인연으로 인도네시아에 용무도 보급에 뛰어들었다. 개인 사업으로 번 돈을 용무도 사범의 월급과 생활비, 차량 등을 지원하고 있다.

경북 김천 출신인 그는 용인대를 수료하고 섬유회사인 ㈜국동에 입사했다. 1992년 인도네시아 지사에 발령이 나 이곳으로 부임한 뒤 2005년 ㈜경승(대표 김경배)의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스카우트됐고, 3천400만 달러이던 매출액을 3억 달러 이상 올리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데 견인차 구실을 했다. 김경배 회장은 국제용무도연맹 총재를 맡고 있다.

배 회장은 최근 무역회사 및 컨설팅사인 '피키(FIKI)그룹'을 이 나라 현역 최고 실세인 장군의 아들과 합작으로 설립했다.

"보험식으로 지원해주는 컨설팅 업체입니다. 인맥이 없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쪽에서 요청해 와 시작한 사업입니다. 한국과의 비즈니스 의뢰가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회사에는 용무도를 연마하는 장군들이 많이 들어와 있지요."

조코위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과 1주일에 두 차례씩 만난다는 그는 올해 안에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자카르타 지역 회장단과 대통령의 면담을 주선하고 있다.

"용무도를 통해 만든 인맥을 한인사회 발전과 양국 교류협력을 위해 활용할 것입니다. 이곳에 사는 한인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도 해야지요. 무엇보다 한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대덕밸리에 있는 일신테크(회장 박찬설)가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인 텔레콤과 벤처회사를 만드는 데 가교 역할을 했다. 4년간 공을 들이며 해오던 일을 그가 나서서 6개월 만에 마무리 지어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 일에는 그와 절친한 전 대통령 경호실장인 도니 공수특전사령관이 관여했다고 귀띔했다.

배 회장은 인도네시아 한인봉제협의회 대외협력 부회장, 월드옥타 부회장, 한인회 부회장 겸 고충처리위원장, 대한체육회 인도네시아지회 부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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