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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오스카상 후보작 인권 다큐로 '파문' 문화∙스포츠 Dedy 2014-03-0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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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인도네시아 인권문제에 관한 다큐멘터리 '살인행위'가 인도네시아에서 금기시돼온 역사의 상처를 다시 드러내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3일 86회 아카데미영화상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 '살인행위'가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으로 꼽히는 1960년대 공산당 숙청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살인행위'는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이 1965∼66년 수하르토 장군이 공산당(PKI) 쿠데타 진압을 명목으로 공산주의자들을 대량 학살한 사건을 재조명한 작품으로 최우수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랐으나 '20피트 프롬 스타덤'(20 Feet from Stardom)에 밀려 수상에 실패했다.
이 영화에는 당시 군인으로 공산주의자 수백명을 죽였다고 밝힌 70대 노인 안와르 콩고가 등장해 학살이 자행된 장소에서 직접 학살 장면을 재연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이미 많은 상을 받았으나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상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소규모 상영행사나 인터넷 내려받기 등을 통해 극히 일부만 영화를 접하고 있다.
이는 공산당 숙청의 가해 세력이 여전히 정치사회적 권력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965년 수하르토 장군은 공산당 쿠데타 진압을 구실로 대대적인 공산주의자 숙청에 나서 1966년까지 50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수백만명이 공산주의자 굴레를 쓴 채 1998년 수하르토 정권 몰락 때까지 탄압과 차별을 감수하며 살아야 했다. 이후 공산당 숙청이 수카르노 대통령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으려는 수하르토의 음모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진상 규명과 피해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산당 학살을 지휘한 군인들은 지금도 정치사회적 핵심세력으로 남아 있고 수하르토의 집권 기반이었던 골카르당도 여전히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공산당 숙청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나둘라툴 울라마'(NU)는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단체로 성장했고 수실로 밤방 유노요노 대통령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도요노 대통령의 장인인 사르워 에디 위보워 장군은 공산당 숙청을 주도한 핵심인사 중 하나로 꼽히며 그의 아들 프라모노 에디 위보워 전 육군참모총장은 현재 집권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공산당 숙청 당시 공권력에 의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정부에 사과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살인행위'가 공산당 숙청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이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 보상의 길을 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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