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4차 대선토론회에서 보인 조코위 아들 기브란의 불손한 태도 논란 정치 편집부 2024-01-2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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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1일(일)의 4차 대선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대선 후보 쁘라보워 수비안또의 러닝메이트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가 지난 21일 TV로 생중계된 4차 대선토론회에서 오만한 언행을 보여 소셜미디어에서 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3일 전했다.
다른 두 부통령 후보들은 자바인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절제와 예의를 갖춰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에 반해 기브란은 이러한 전통을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36)은 상대편 부통령 후보인 국민각성당(PKB) 당대표 무하이민 이스깐다르(57), 현직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인 마흐푸드MD(66) 등 원숙한 정치인들과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에너지, 천연자원, 농업, 환경, 토착민 커뮤니티등에 대한 진지한 정책 토론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목도한 것은 후보들 간의 인신공격과 논쟁뿐인 것에 실망했다.
무하이민과 마흐푸드는 공동전선을 형성하여 푸드에스테이트 정책, 환경과 사회 이슈, 재생가능 에너지 목표치의 하향조정 등 현 정권의 정책 실패를 공격한 반면 기브란은 자신의 아버지와 다운스트림 산업 어젠다로 대표되는 그의 정책들을 옹호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토론이 끝난 후 소셜미디어는 토론 주제에 대한 실질적 정책경쟁 대신 토론회 내내 조롱과 폭언이 난무한 것에 실망한 시청자들의 글로 넘쳐났고 그중 많은 이들은 기브란이 토론 과정에서 자기보다 족히 20년은 더 나이가 높은 무하이민과 마흐푸드에게 오만하게 군 태도 문제를 지적했다.
한 X플랫폼 계정@haramdyke 사용자는 ‘기브란이 젊은이들을 대변한다는 얘기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우린 이 비열하고 오만한 인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포스팅을 올려 5만7천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높은 부정평가
앞선 부통령 후보 토론회의 성공사례를 답습하려 한 기브란은 지난 일요일 토론회에서도 어려운 전문용어를 불쑥 내밀어 상대편 후보들을 곤경에 빠뜨리려 했다. 같은 상황이 지난 토론회에서도 벌어져 선관위가 토론회 규칙을 일부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브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브란은 무하이민에겐 선거본부에서 준비해 준 ‘치트 쉬트(cheat sheet)’, 즉 컨닝 페이퍼를 왜 사용하지 않느냐며 비꼬았고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이란 신조어를 던져 놓고 이를 이해하지 못한 마흐푸드를 조롱하다가 사회자에게 제재를 당하기도 했다.
기브란은 “교수씩이나 되시는 분이어서 굳이 (해당 단어를) 설명하지 않았다” 고 마흐푸드에게 말한 것이다. 명색이 교수란 사람이 그것도 모르냐는 뜻이었으나 그날 토론회를 시청하던 국민들 대다수가 그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함께 싸잡혀 기브란에게 조롱당한 셈이 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기브란이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을 훨씬 넘어선 작태를 보여 토론회 규칙을 무너뜨렸다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이러한 상황은 여론조사기관 드론 엠쁘릿(Drone Emprit)이 토론회 두 시간 동안 X플랫폼 포스팅들을 실시간 조사한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기브란에 대한 부정평가는 60%까지 치솟았다.
반면 긍정평가는 무하이민과 마흐푸드가 각각 80%와 79%로 높이 나온 반면 기브란은 33%로 바닥에 머물렀다.
해당 조사는 X플랫폼의 토론회 관련 포스팅들을 전량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들과 관련된 단어들이 몇 차례나 등장하는지 계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이를 토대로 분석이 이루어졌다. 드론 엠쁘릿 대표 이스마일 파미는 소셜미디어 사용자 전반이 기브란의 젊은 층에 대한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기브란이 ‘야만적’ 언행으로 날뛸 때 끝내 침착함을 유지한 마흐푸드를 높이 샀다고 총평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브란을 비판하는 포스팅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nabiylarisfa계정 사용자가 올린 ‘기브란은 돼먹지 못하게 행동하려 무척이나 애쓰는 모양이어서 비정상적이고 무섭기까지 했다’라는 내용의 포스팅이 5만4천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토론회에서는 지켜야 할 최소한의 매너라는 게 있기 마련인데 기브란은 그걸 개나 줘버렸다. 당연한 일이지만 마흐푸드는(그에게)그런 취급 받기를 거부했다’는 @mfatahilahakbar의 포스팅엔 3만8천개의 좋아요가 쏟아졌다.
그런 비슷한 감정이 오프라인에서도 나타났다. 반둥에 사는 17세의 하우라는 기브란이 토론회에서 행한 언행에 대해 ‘비열하다’고 평가했다. “기브란의 말은 두서가 없었다.그는 자신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한다고 확신하는 모양인데 그는 절대 우리들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라고 단정했다.
윤리와 꼼수
지난 일요일 토론회에서 무하이민과 마흐푸드도 비난성 발언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기브란이 그 부분에서 워낙 월등했으므로 두 진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브란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간자르-마흐푸드 진영인 투쟁민주당 사무총장 하스또 끄리스티얀또는 기브란이 상대편 후보들을 모욕한 것에 대해 반발하면서 ‘이것이 바로 대선출마 연령하한선을 40세로 정했던 이유인데 불행하게도 헌재가 이를 무력화시켰다’고 말했다.
이는 36세의 기브란이 철이 들지 않아 앞뒤 못가리고 정치권의 대선배들을 조롱하며 공격했다는 의미이고, 더 나아가 지난 10월 그의 출마가 가능하도록 대선출마 연령하한선을 폐기한 기브란의 고모부 안와르 우스만 당시 헌재소장과 그 배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기도 하다.
이와 별도로 아니스-무하이민 선거본부의 한 인사는 개인적인 공격을 자제하라는 그의 아버지, 즉 대통령의 조언을 기브란이 따르지 않아 대실수를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쁘라보워-기브란 선거본부의 에디 수빠르노는 토론회가 끝난 후 기브란이 선관위의 토론회 규정을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시청자들과 분석가들은 이들의 논쟁과 조롱 속에서 정작 논의되어야 했던 주요 주제들이 모두 뒷전에 밀리고 말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땅그랑에 사는 25세의 리즈끼 파자르는 토론회에서 나온 후보들의 말에 아무런 내용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모두들 입바른 소리만 했을 뿐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해결책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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