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시험 및 과제 대행 서비스 문제...수험생 1명에 6명까지 동원 > 정치∙사회

교육계에 창궐하는 대리시험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Thinkstock/diego_cervo)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확산되고 있는 대리시험 수법은 중대한 학업 사기행위로 교육계가 마주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이들이 대리시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공립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수라바야에서 공립대학을 졸업한 후 대행서비스(jasajoki) 전문회사에 다녔던 비오(가명)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비오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당시 과외선생 일자리를 찾다가 마침 그런 유사한 자리가 나와 시험에 응했다. 대개 필기시험, 인터뷰, 교수 실기 등의 채용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인데 필기시험 후 바로 합격통지를 받아 그녀도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더욱 이상한 것은 회사에서 자리를 배정받고 다른 직원들에게 소개하는 절차 없이 곧바로 한 ‘이벤트’에 참가하라는 요구를 받은 일인데 그것은 유명한 한 명문대학교의 대리시험을 보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 회사는 그런 대리시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곳이었고 당시 주로 온라인으로 치러지던 시험에 진짜 수험자를 사칭해 대신 시험을 보는 방식이었다.

 

비오는 어떤 수험생을 돕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줌미팅에 참여했는데 그 한 사람을 위해 여섯 명이 동원됐고 시험에 나오는 어떤 내용이든 여섯 명 중 한 명은 정답을 가지고 있어 서로 답변을 공유하며 해당 시험을 치렀다.

 

해당 서비스에는 상당히 고가의 대가가 약속되었는데 해당 대리시험 서비스를 사용하여 공립대학교에 입학하면 회사가 수억 루피아를 성공보수로 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물론 직접 대리시험을 치른 대리 시험자(joki ujian)들에게는 최소한의 금액이 지불됐다.

 

당시 비오가 참가했던 해당 서비스는 3억 5천만 루피아(약 2,900만 원)짜리였고 여섯 명의 대리 시험자들은 모두 합쳐 수임액의 10%를 나누어 갖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게 대리시험을 치르고서도 의뢰자는 결국 해당 공립대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비오는  환멸을 느껴 그 일을 중단했다. 그러자 회사는 바오의 접속 아이디를 즉시 차단했고 회사 자체의 이름도 이후 여러 번 바뀌었다.

 

숙제와 논문까지 대행
이러한 학문적 사기 행위는 기업 단위가 아니라 학생들 개개인 차원에서도 발생한다. 과제, 논문, 저널 작성 서비스를 대신해준다는 개인광고를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이는 실제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흔히 학생들 사이에서 꺼르자인플리스(Kerjainplis–‘제발 해주세요’의 의미)라고 불리던 기사까 디나스띠(PT. Gisaka Dinasti)는 학업 과제 대행서비스로 악명높은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였다.

 

이 회사의 소셜 미디어 계정은 수십만 명의 팔로워가 따라붙으며 유명세를 떨쳤는데 나중에 해당 대행서비스가 논란이 되자 회사의 여러 소셜 미디어 계정과 웹사이트가 폐쇄되면서 더 이상 접속할 수 없게 되었다. 꼬리를 자르고 잠적한 것이다.

 

그 외에도 시니꾸반뚜인(Sinikubantuin–‘이리와, 내가 도와줄게’의 뜻)이라는 또 다른 논문 및 저널작성 대행 서비스업체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7만8천 명에 달할 정도로 각광받으며 지금도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2022년 12월부터 근무한 끼끼(가명)는 당시 족자카르타의 대학을 막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다가 일단 이 회사에 들어갔는데 회사가 불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고백했다.

 

시니꾸반뚜인의 입사 절차도 간단했다. 이력서와 졸업장, 그리고 사진을 보내고 나니 2주 만에 합격통지가 왔다. 작업 방식도 간단했다. 그는 관리자로부터 자신이 수행할 작업을 수령했는데 시간과 조건이 맞으면 해당 작업을 수령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절하는 식이었다.

 

대리작업을 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은 자신과 관리자가 이익을 나누는 방식이었는데 어떤 때는 6대4, 또 어떤 때는 4대6이 되기도 했다.

 

시니꾸반뚜인의 작업대행 서비스는 비단 과제만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논문도 대신 써주고 저널에 실을 원고의 대리 작성까지 망라했다. 의뢰자가 요구하는 수준이나 난이도가 높으면 대행비용도 그만큼 비싸졌다.

 

끼끼는 2023년 4월까지 시니꾸반뚜인에서 일하며 매달 수백만 루피아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 과제 당 20만 루피아 짜리도 있었지만 매월 다섯 개 정도 과제를 대행하면 수백만 루피아를 벌기도 했다. 그는 의뢰자가 누구인지 알려 하지 않았고 의뢰받은 작업을 끝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끼끼는 당시 그런 대행 서비스가 불법행위라는 것을 몰랐고 단지 돈을 벌려고 노력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대리작업을 요구하는 것이 의뢰자의 권리라 생각했다. 의뢰자들은 누가 자기 작업을 대신해주었는지 관심을 갖지 않았고 자신도 일을 마치고 돈을 받으면 끝나는 단순한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교육부 반응
교육문화연구기술부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인 @KemdibukbudRI를 통해 이러한 교육계 대행서비스 사용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리적인 문제일뿐 아니라 법적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리 행위는 국가 교육시스템에 관한 2003년 기본법 20호의 표절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다.

 

학계인사들 역시 학생들이 스스로의 능력에 기반해 학문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CNN인도네시아/자카르타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