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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 헌재가 되돌려준 '국민이 원하는 지자체장 선택할 기회' 정치 편집부 2024-08-2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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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선 불복 청원 결정 심리가 열렸던 자카르타 헌법재판소(MK) 법정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11월 지방선거 후보의 출마 요건을 완화하면서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출마 경로가 모두 막혀 있던 아니스 바스웨단을 기사회생시켰다.

 

2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일 이전 총선에서 각 정당 또는 정당연합이 특정 지역 지방의회 선거에 낸 후보들을 통해 얼마나 많이 득표했는가를 기준하는 지자체장 출마후보 지명 자격 요건을 크게 낮추었다.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한 정당 또는 정당연합이 주지사, 시장, 군수 등 지자체장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등록 유권자 숫자에 비례하여 실제 투표의 6.5%~10%사이의 득표를 하면 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전에는 지역 유권자 수에 관계없이 해당 지역 득표율 25% 이상 또는 해당 지방의회 의석 20% 이상을 얻은 정당 또는 정당연합만이 후보를 낼 수 있었다.

 

이러한 결정은 노동당과 글로라당 등 두 정당이 낸 헌법청원에 대한 판결 형태로 나온 것으로 헌법재판관 9명 중 군뚜르 함자 재판관만 이를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냈고 나머지 여덟 명이 해당 판결에 동의했다.

 

판결에 참여한 에니 누르바닝시 재판관은 헌재 대변인 자격으로 나서 이번 판결로 결정된 출마요건이 즉시 효력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해당 판결로 인해 대선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 여겨지는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있어 지난 총선에서 주의회 후보들이 7.5% 이상의 득표를 올린 정당들이라면 누구나 당장 단독으로 지자체장 후보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판결은 아니스 바스웨단을 지지하던 복지정의당(PKS), 나스뎀당, 국민각성당(PKB)이 차례로 등을 돌려 쁘라보워 지지진영으로 전향해 리드완 까밀 전 서부자바 주지사의 자카르타 주지사 후보 진영에 붙으면서 출마 자체가 불투명해지던 아니스의 출마 가능성을 극적으로 되살려 냈다.

 

헌재의 해당 판결이 나오기 하루 전만 해도 주의회 원내 정당 11개 중 10개 정당이 리드완과 수스워노를 자카르타 주지사와 부지사 후보로 추대하며 소속 정당이 없는 아니스의 출마 기회를 완전히 박탈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리드완과 수스워노를 지지한 정당들은 지난 2월 대선에서 쁘라보워를 지지했던 선진인도네시아연대(KIM) 소속 정당들에, 이전 아니스를 지지했다가 최근 변절해 쁘라보워에게 붙은 세 개 정당으로 구성된 포함한 이른바 낌 플러스(KIM Plus)가 자카르타 시민들의 지지가 가장 높은 아니스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를 리드완 까밀의 독주판으로 만들던 참이었다.

 

쁘라보워 진영으로 전향하지 않은 정당은 투쟁민주당(PDIP) 하나뿐인데 자카르타 주의회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확보했지만 의석수가 종전 자격요건인 20% 득표율에 미달해 8 27~29일 기간의 사흘 동안 진행될 주지사 선거 후보등록 기간까지도 자체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판도가 변했다.

 

투쟁민주당(PDIP)의 시간

투쟁민주당은 그간 무소속 아니스와 투쟁민주당 소속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일명 아혹)를 러닝메이트로 묶어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민각성당(PKB)와 교섭해 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국민각성당은 그런 직후 보란 듯 쁘라보워 진영과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 헌재 판결로 득표율 7.5%로 낮아진 선거참여 요건의 두 배 이상을 달성한 상태인 투쟁민주당이 KIM 플러스의 리드완 까밀에 맞설 자체 후보를 낼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현재 아니스는 여러차례 실시된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 자카르타에서 가장 높은 당선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과거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그의 상대편 후보였던 아혹이 바로 그 뒤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정치분석가 아디 쁘라잇노는 투쟁민주당이 그간 지방선거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하기보다 자당 소속 후보를 내는 것을 선호한 바 있다며 아니스보다 아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투쟁민주당 대변인 치코 하낌은 그간 당이 자당 소속의 후보를 내는 것에 비중을 둔 것이 사실이지만 아니스 같은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결정은 당 중앙위원회와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의 결심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그는 헌재의 이번 판결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이번 11월 선거에는 전 경찰 장성 출신 다르마 뽕레꾼과 학자 출신 꾼 와르다나가 한 팀을 이루어 출마하는 것이 확정된 상태다.

 

건강한 경쟁

많은 활동가들과 정치분석가들은 지방선거 출마 문턱을 낮춘 이번 헌재 결정을 민주주의의 승리라 칭송하고 있다. 이 판결이 없었다면 자카르타뿐 아니라 반뜬을 비롯한 다른 많은 지역에서 KIM 정당연합이 독주하며 다른 후보들의 출마 자체를 거의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헌법전문가 페리 암사리는 이번 판결로 각 지역에서 대안 후보들이 선거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고 환영했다.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뽈리띡 인도네시아의 분석원 케네디 무슬림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추세가 역력한 가운데 이번 헌재의 결정이 신선한 반전 분위기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정당들이 다른 정당을 매수하고 협잡하여 거대 연합을 이루고 그 기세를 이용해 지역 주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후보들은 아예 선거판에 나지도 못하게 막아버리는 횡포를 부리며 민주적 풀뿌리 정치의 열망을 훼손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중이었는데 그간 정치 엘리트들의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쌓아 놓은 장벽을 이번 헌재 판결이 보란 듯 적시에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선거민주주의협회(Perludem)의 띠띠 앙그라이니는 이번 판결이 보다 공정한 지방선거를 가능하게 한 매우 진보적인 사건이라고 환영하며 선관위(KPU)가 다음 주에 시작되는 후보등록기간에 변경된 기준을 즉시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모든 정당들의 권리가 지켜져야만 모든 국민들의 권리 역시 지켜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선관위는 해당 헌재 판결이 나온 당일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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