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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전통에서 피어난 여성 사회적기업 사회∙종교 편집부 2018-07-0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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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순히 사업을 키우는 게 아니라, 사람을 키우고 있습니다.”
 
LAWE의 창립자 아디닌디야 아르야 위스누타마(Adinindyah Arya Wisnutama)대표의 말이다. 그녀가 동료 넷과 함께 LAWE를 세운 지 올해로 14년이 됐다. LAWE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족자카르타에 기반을 둔 사회적기업으로, 인도네시아 전통 수제 직물에 상업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목은 의류, 가방, 천 장난감, 실내 장식용 직물 제품. 이곳에서 일하는 방직공, 제품 디자이너, 재단사 대부분이 여성이다.
 
아디닌디야 대표는 “인도네시아 방직공의 대다수가 시골에 사는 여성들”이라 했다. “이들은 밥벌이를 해야 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아이들 삶의 전반적인 조건을 더 낫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LAWE의 목표는 이들이 이미 가진 것, 즉 전통 패턴에 대한 지식과 직물을 짜고 염색하는 기술들로부터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LAWE는 방직공 여성들의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패턴과 색 조합을 만들어내고 신제품을 개발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들의 기술과 작업 품질 또한 향상됩니다.”

◇전통과 현대의 혼합
 
아디닌디야 대표는 전 직장 동료와 인도네시아 전역을 출장 다니며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녀는 많은 사람이 수작업 방직 일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 이웃 국가들과는 달리, 인도네시아에선 일자리를 유지하지 못하는 방직공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디닌디야 대표와 동료는 오늘날 소비자들이 구매할 법한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물건을 만드는 데 전통 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지인과 가족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와, 재단사 두어 명과 주요 팀원 5명으로 꾸려진 작은 회사를 차렸다.
 
LAWE는 일찍이 재단사 38명을 비롯해 지역 방직공 모임부터 국제 NGO에 이르는 여러 단체 및 조직과 협력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7년부터는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0년엔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4년간 기금지원기관의 지원으로 운영해 온 교육과 후원 프로그램에 수입 일부를 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실제로 팔릴 만한 제품을 개발해 그것을 시장에 내놓아야 했고, 건전한 현금 유동성도 갖춰야 했다. 또 자금책과 시장을 확보하고 나서는 단기간에 많은 양의 제품을 엄격한 품질관리기준에 맞춰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아디닌디야 대표는 그녀와 동료가 사업이나 디자인이 아니라 NGO나 지역 개발 분야에 기반을 두었기에 “시행착오가 잦았다”고 털어놓았다. “수많은 경영 수업들을 들었고, 실수도 많이 했죠.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전부 다 할 수는 없다는 걸 배웠어요. 지금은 멘토링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LAWE는 전 직원에게 제때 임금을 지불하고 있고, 원료 및 완제품 재고량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또 수입의 10%를 다른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 여유도 생겼다.
 
인도네시아 주재 영국문화원의 아리 수탄티(Ari Sutanti)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는 LAWE의 사례가 몹시 인상적이라 했다. “경영자와 직원 모두 여성인 조직은 어려움이 많은데, LAWE는 비즈니스 모델뿐만 아니라 여성을 훈련하고 능력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우수합니다.”
수탄티 매니저는 “방직공, 장인들과 함께 판매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LAWE가 해야 할 작업량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고난도의 작업일 뿐만 아니라, 모든 생산 과정에 장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신 디자인은 어떠한지, 대형 상점엔 어떻게 납품해야 하는지 등도 고민해야 합니다. LAWE은 물건은 심지어 자카르타 공항에서도 판매됩니다. 이 여성 기업의 모든 행보는 조명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
 
올해 3월 영국 문화원은 창의적인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DICE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했다. LAWE가 지난 6월 5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AVPN(Aisa Venture Philanthropy Network·아시아 지역 내 벤처 기부, 사회적투자, 사회적기업 등에 관계된 이들을 위한 네트워크 조직) 콘퍼런스의 ‘딜 셰어 라이브 월드 카페 세션(Deal Share Live World Cafe Session)’에 참가하게 된 것도 DICE 프로그램의 지원 덕분이다. LAWE는 AYA 특별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AVPN에 참가했다. AYA 특별 프로그램은 장애를 가진 젊은이들에게 기술 교육과 소기업 창업 자문을 제공하기 위한 LAWE의 새로운 사업이다.
 
아디닌디야 대표는 “장애를 가진 어린이와 청년들은 학교에서 꽤 좋은 교육을 받지만, 방과 후엔 대체로 집에만 있다”면서 “AYA 특별 프로그램은 이들의 지속 가능한 생계를 위한 길”이라 설명했다. 나아가 아디닌디야 대표와 동료는 젊은이들에게 직업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전통 방직 기술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형식임을 일깨워주고자 한다.
 
LAWE는 AYA 특별 프로그램을 새로운 멘토와 함께 개발하는 데 필요한 25만 달러(한화로 약 2억8000만원)를 지원할 엔젤 투자자를 찾는 중이다. 아디닌디야 대표는 5년 안에 이 투자금이 회수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망은 단지 야망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LAWE는 수작업 방직, 섬유 생산, 장인 교육 센터 및 인도네시아 전통 방직 문화를 위한 ‘살아있는 박물관(living museum)’을 포함한 통합 시설을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아디닌디야 대표는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열정과 큰 꿈”이라면서 “이것이 LAWE를 세운 이유이자, 그 어떤 상황에도 맞서며 회사를 유지하도록 하는 요소”라 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 일을 계속 해나갈 겁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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