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가라앉는 자카르타, 신수도 이전으로도 해결 어려워 사회∙종교 편집부 2022-08-3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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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서부 자카르타 따만라뚜(Taman Ratu) 주택가 홍수 장면. 환경운동가들은 악화일로의 자카르타 홍수가 빠른 지반침하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JP/Jerry Adiguna)
자카르타 아흐마드 리자 빠트리아(Ahmad Riza Patria) 부지사가 수도를 동부 깔리만딴으로 옮기게 되면 자카르타 홍수를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환경운동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자카르타 시 소유의 상수도회사 빰 자야(PAM Jaya)의 아리프 나스루딘(Arief Nasrudin) 사장이 과도한 지하수 사용으로 인해 2050년까지 자카르타 전체 면적의 90%가 침수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부지사의 상기 발언은 이에 대한 후속 반응으로 나온 것이다.
부지사는 만약 수도를 이전할 경우 현재 1,1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자카르타의 인구도 감소할 것이므로 지하수 남용도 결과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로 낙관론을 펼쳤다.
하지만 자카르타 환경포럼(Walhi Jakarta)의 수찌F. 딴중(Suci F. Tanjung) 이사는 자카르타의 수도 기능이 동부 깔리만딴으로 옮겨가더라도 자카르타를 산업과 비즈니스의 총본산으로 만들겠다는 국가계획을 감안하면 수도이전이 인구감소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리자 부지사의 발언은 자카르타를 세계적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겠다는 중앙정부의 계획과모순되는 것이며 당국이 당면 문제들의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자카르타는 그 규모를 계속 팽창해 나갈 것이다.
자카르타는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다. 자카르타와 수도권 인구는 매년 25만 명씩 증가하고 있고 자카르타가 203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3,800만 명 규모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수도가 이전하면 함께 이동할 사람들은 자카르타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150만 명의 공무원들뿐이다.
반둥공대(ITB) 지리학자 헤리 안드레아스(Heri Andreas)도 수도이전을 해도 자카르타의 인구증가를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부분에 동의한다. 만일 자카르타 행정부가 도시를 비즈니스 허브로 발전시킬 경우 계속적인 추가 인구 유입이 발생해 자카르타의 국가 수도 지위 상실과 관계없이 인구가 더욱 증가일로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자원 위기
자카르타의 지반침하는 이제 실제로 피부에 와 닿는 위협적인 수준이 됐다. 헤리 박사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지역에 따라 매년 1.8cm에서 10.7cm까지 가라앉고 있고 전체 면적 14%의 토지가 해수면 밑에 위치한다.
상수도 회사의 예측과 달리 헤리는 당국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40%가 침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국 예상 90% 침수에 비해 분명 덜 충격적이다. 한편 국가연구혁신기구(BRIN)의 한 연구 결과에서는 2050년까지 25%만 침수될 거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자카르타의 지반이 극적인 속도로 침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하수 남용 때문이다. 자카르타 시민들과 대형 건물들, 호텔, 아파트, 쇼핑몰들이 식수, 목욕은 물론 일상생활을 위해 지하수를 퍼 올리고 있다.
이는 상수도의 신뢰할 수 없거나 사용할 수 없는 이들이 스스로 판 우물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기인한다. 현재 자카르타의 상수도 서비스는 전체 주민들의 64%를 커버하며 초당 2만 리터의 물을 90만 고객들에게 공급하는 중이다.
계속적인 지하수 남용은 지하에 거대한 빈 공간을 만들어 이후 대규모 지반침하를 불러오게 된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이러한 지반침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카르타 일부 지역 고층빌딩들의 지하수 사용을 금지하는 주지사령을 2021년 10월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주지사령이 발효되는 것은 2023년 8월 1일부터다.
유사한 노력이 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9년에도 자카르타 주정부는 지하수 남용을 억제할 목적으로 지하수세를 대폭 인상했지만 관련 법 집행이 느슨해 법 위반이 횡행했다.
자카르타는 2030년까지 100% 자카르타 시민들에게 상수도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중앙정부도 지난 1월 자카르타 주정부와 도시 전체에 상수도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식수시스템(SPAM) 구축을 앞당기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해당 협약에 따라 중앙정부의 주택공공사업부는 자카르타 외곽에 3개의 SPAM 시설을 건설해 수도권 식수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자띠루후르(Jatiluhur), 주안다(Djuanda), 반뜬 주 까리안(Karian)에 지어진다. 자띠l루후르와 까리안의 SPAM 시설은 이미 착공되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안다 프로젝트는 아직 준비단계에 있다.
헤리는 수도 이전이 자카르타의 물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생활용수의 80%를 인근 서부자바와 반뜬주에서 공급하고 있는데 특히 서부자바에서는 최근 산업단지와 상업지역들이 계속 개발되면서 물 부족 문제를 겪기 시작했으므로 자체 생활용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자카르타가 더 이상 인도네시아 수도가 아니라면 서부자바로서는 자기들도 부족한 생활용수를 자카르타에 공급하는 것을 더욱 꺼리게 될 것이다.
자카르타에는 13개의 하천이 흐르고 있지만 그 오염 상태가 정도를 넘어 어느 것 하나 식수로 정화하여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실정이다. 자카르타 당국이 도시 하천들을 재생하거나 빗물을 모으거나 바닷물을 정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깨끗한 물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소모될 것이고 결국 자카르타의 물값은 더 비싸질 것이다.
현재 자카르타가 겪고 있는 유래 없는 속도의 지반침하는 비단 지하수 남용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은 아니다. 자카르타의 연약한 지반 위에 거대한 건물들이 너무 많이 들어선 것도 지반침하를 가속시키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자카르타 홍수를 악화시킨다.
수찌 이사는 자카르타 당국이 도시 전역에 걸친 고층빌딩 건축을 당장 중단시키지 않는 한 지반침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보았다. 여러 연구 결과들이 자카르타 지반침하를 막으려면 2층 이상 건물을 지어서는 안되다고 말하며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층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1년에 12~25cm의 지반침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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