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자카르타 근로자들, `탄력근무시간제` 정책 반대 정치 편집부 2022-10-3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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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홀짝제가 시행되는 자카르타 시내 수디르만 도로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총연합(KSPI)와 인도네시아고용자협회(Apindo)는 만성적 교통정체 완화를 위해 탄력근무시간제를 도입하려는 자카르타 주정부의 계획에 대해 함께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29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KSPI 회장이자 노동당 당대표인 사이드 익발(Said Iqbal)은 지난 26일(수) 탄력근무시간제 정책은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바이오리듬을 교란하여 작업장에서 생산성 저하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자카르타 근로자들 대부분이 위성도시에서 살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이들은 자녀들 등교를 보살피지 못하게 될 것이고 늦게 출근하는 사람들은 너무 밤늦게 귀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특히 수출전문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은 특정 시간 내에 상품을 운송해야 하는 업무특성 상 근무시간을 변경하는 것이 사실상 매우 어렵고 해외 거래선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탄력근무시간제 전환은 더욱 곤란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핀도 회장 하리야디 수깜다니(Hariyadi Sukamdani)는 KSPI와는 또 다른 이유로 근무시간 조정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한다 해도 결국 그게 불과 몇 시간 상관이 될 것이므로 교통체증을 완화시키는 데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자카르타 특정 지역에 유입되는 민간차량 숫자를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차량홀짝제 운행제한 정책으로도 수도권 교통 정체를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출퇴근 시간에 고작 두 시간 전후 시간차를 준다고 해서 러시아워 교통량에 중대한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하리야디는 전망했다.
자카르타 도로정체의 이유는 도로에 비해 차량이 너무 많다는 너무나도 단순한 것이므로 탄력근무시간제는 해당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자가용 사용자들이 공공교통수단을 대신 사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큼 당국이 도시 공공교통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탄력근무시간제를 도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민들의 쾌적한 출퇴근이 가능하게 하려면 당국이 스스로의 역량을 높이고 러시아워에 더 많은 수의 버스와 기차를 투입해 과적과 과밀을 피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자카르타 지방경찰청은 지난 7월 시내 25개 주요 도로에 번호판 홀짝제 운행제한 시스템을 시행한 이후에도 자카르타 주정부에 사무실 근무시간 조정을 줄곧 종용해 왔다.
당시 자카르타 경찰청 교통국장 라띠프 우스만(Latif Usman) 총경은 자카르타가 겪고 있는 심각한 러시아워 정체의 주요 원인이 동시에 출퇴근길에 나서는 시내 사무실 근로자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출퇴근 정체의 절정을 피해, 예를 들어 오전 10시 또는 11시 경에 출근하거나 아예 근무시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오후나 밤에 출근하도록 조정한다면 아침 저녁으로 벌어지는 교통정체를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자카르타 주정부 교통과장 샤프린 리뿌또(Syafrin Liputo)는 주정부가 이미 교통전문가와 기업가협회들및 다른 당사자들을 만나 탄력근무시간제에 대해 협의했으며 이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듣기 위해 다음 주에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의 도로에는 매일 2천만 대가 넘는 차량이 오가는데 이 중 수백 만대는 위성도시에서 출퇴근을 위해 유입되는 차량들이다.
2017년 네덜란드 소재 위치정보기술회사 톰톰(TomTom)의 조사결과 자카르타는 세계에서 정체가 네 번째로 가장 심한 도시로 나타났다.
그러다가 자카르타 주정부가 대중교통 확대와 통합을 시도하고 마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절대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해당 순위에도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2021년 톰톰이 자카르타를 세계에서 46번째로 정체가 심한 도시라고 보고한 것이다.
그 이전인 2019년에는 10위, 2020년에는 37위로 순위 상 상당한 개선이 매년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신규확진자들이 줄어들고 이동 및 활동규제가 완화되면서 교통량은 점차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시작했고 시내 곳곳에서 심각한 교통정체가 다시 발생하기 시작했다.
톰톰의 데이터에 따르면 자카르타에서 최근 7일간 러시아워 절정에 평균 차량운행 시간은 비정체시간대에 비해 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작년에 비해 18% 높아진 것이다.
교통전문가 조코 스티조와르노(Djoko Setijowarno)는 자카르타 주정부가 탄력근무시간제를 도입하는 것보다 기업들이 직원들 원격근무를 허용하도록 설득하는 쪽이 낫다고 주장한다.
탄력근무시간제를 도입할 경우의 업무효율성은 전체 직원의 25%를 재택근무를 시킬 경우 정도로 떨어질 것이 예측되지만 실제로 그 정도 인원을 재택근무 시킬 경우 교통정체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 근로자들의 통근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며 재택근무 효율성에 손을 들어 주었다.
자카르타 당국은 아침 교통정체를 줄일 목적으로 학교 등교시간을 오전 7시에서 6시 반으로 앞당긴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정책을 시작한 후에도 교통정체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조코는 민간차량에 대한 전자식 도로사용료 부과, 자카르타 교통시스템의 위성도시 확대 등 보다 강력한 정체 억제 정책을 시행해야만 자카르타 시내 러시아워 교통정체를 비로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카르타에서 매일 운행하는 차량들 중 20%가 위성도시에서 유입되고 있으므로 자카르타의 대중교통통합정책을 수도권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 수도권 교통정체 완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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