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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康외교, 통역까지 물리치고 인도네시아 외교와 밀담 나눴는데… 정치 편집부 2017-08-0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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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와 인도네시아 정부 간에 고위 당국자 간의 만남이 이례적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중재를 통해 남북 간 접촉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장관은 5일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단독 회담을 했다. 두 장관은 당초 예정된 양자 회담을 마친 뒤 통역을 포함한 모든 배석자를 회담장 밖으로 내보내고 20분 이상 둘이서만 대화했다. 외교부는 "인도네시아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통역과 기록자까지 물리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단독 회담을 마치고 나온 강 장관은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도 여성이란 점을 들며 "여자들끼리의 얘기"라고만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지인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방한한 랴미자르드 랴쿠두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40분간 접견했다. 대통령이, 그것도 휴가 기간에 미·중 정도급(級)이 아닌 나라의 장관급 인사를 만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청와대는 "잠수함 등 군수산업 세일즈 차원에서 만난 것"이라고 했지만 외교가에선 '갸우뚱'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29일 청와대에서 방한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접견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재임 중 남북의 다리 역할을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등에 메가와티 전 대통령께서 많은 도움을 주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메가와티 전 대통령께서 이전처럼 나서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 성사된다면 그때 문 대통령의 안부를 전해도 괜찮겠나"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모든 이야기를 전해도 좋다"고 했었다.
 
그 뒤 지난 7월 민주당의 한 친문계 의원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북한 관련 메시지를 주고받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는 말이 퍼졌다. 해당 의원 측은 본지의 확인 요청에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고 난 뒤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문 대통령을 만났고, 이날은 양국 외교장관이 필리핀에서 '이례적 회동'을 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도 본지 확인 요청에 답을 주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 대통령 공식 특사로 지난 5월 23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만나고, 이틀 뒤인 5월 25일 양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한 것까지 합하면 두 달 반 동안 양국 간에 전에 없던 빈번한 접촉이 계속된 셈이다.
 
인도네시아와 북한은 비동맹운동을 통해 우호 관계를 맺었고, 수카르노 초대(初代) 대통령 시절인 1964년 수교했다. 수카르노와 김일성은 특히 돈독한 사이였다. 1965년 김일성이 아들 김정일을 데리고 인도네시아를 공식 방문했을 때 수카르노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김일성을 "너희들의 삼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의 '김일성화(花)'도 당시 수카르노가 김일성에게 선물한 난초 품종이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수카르노의 맏딸로 이런 선대의 교분을 바탕으로 재임 시절인 2002년 3월 29일 평양에서 김정일을 만났다. 그는 김정일을 만난 다음 날 바로 서울에 와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도 만났으며, 대화를 희망하는 양측의 메시지를 서로에게 전달했다. 2005년 4월에도 메가와티는 평양을 방문했고, 김정일의 메시지를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과 수카르노 가문의 관계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으며, 일례로 수카르노 교육재단은 2015년 '수카르노상(賞)' 수상자로 김정은을 선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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