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논의 본격화…인구 과밀·지반 침하 탓 사회∙종교 편집부 2017-07-1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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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오랜 화두 가운데 하나였던 수도 이전에 관한 논의가 최근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ST)는 11일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다른 도시로 옮기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청(BAPPENAS)은 연방정부의 수도를 현재 자카르타에서 다른 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향후 2년 내 이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가개발기획청은 수도 이전과 관련한 타당성 검토를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을 접견한 밤방 브로조네고로 국개개발기획청장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대표할만한 이상적인 수도가 될 수 있는 도시를 새로운 수도로 선정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이미 수도 이전지를 낙점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수도 이전이 결정되더라도 미국·말레이시아·인도와 같이 정치적인 수도와 경제적 수도가 분리된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경제·금융 중심지로 남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수도 이전 검토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자카르타의 악명 높은 인구밀도와 교통체증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도시인 자카르타의 인구는 1000만 명에 달하고, 인근 보고르·데폭·탕에랑 등 수도권에서 자카르타로 통근하는 인구도 1000만 명이 넘는다. 인터내셔널비지니스타임스(IBT)에 따르면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 섬은 지구상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섬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 전체 2억 5700만 명 인구 중 약 60%가 자바 섬에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카르타 시내 주요 도로는 교통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카르타 수도권의 차량 수(오토바이 포함)는 952만 대로 지난 8년새 3배나 증가했다. 자카르타는 2015년 영국 윤활유 기업인 캐스트롤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국회의원인 자이누딘 아말리는 지난주 현지 매체인 템포 뉴스에 수도 이전은 자카르타의 인구 과밀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바섬 밖에 새로운 경제 중심지를 활성화하는 균형발전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가 이전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카르타로만 몰려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반 침하 현상도 문제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인해 자바섬 서북쪽 해안 근처 지반이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자카르타 전체 면적의 40%는 해수면보다 낮으며, 자카르타 북부는 지반 침하로 인해 해마다 최대 20cm씩 가라앉고 있다. 이로 인해 홍수에 매우 취약해 집중호우가 시작되는 1~2월이면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선 보르네오섬 칼리만탄텡가주(州)의 주도(州都)인 팔랑카라야가 가장 유력한 수도 이전지 후보로 꼽히고 있다. 팔랑카라야는 2014년 기준 25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면적은 자카르타의 4배 수준이다. 그러나 팔랑카라야와 그 외 칼리만탄텡가주의 도시들은 인프라 개발이 많이 뒤쳐져 있어 개발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약점이다. 팔랑카라야 출신의 중진 의원인 우스만 사프타 오당은 지난 7일 “팔랑카라야는 공간 가용성이 높아 (수도로) 적당하다”면서 수도 이전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도 이전은 칼리만탄섬의 인프라 개발을 가속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도시계획 전문가인 루디 팔루후탄 탐부난 박사는 팔랑카라야가 현재로서는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행정수도로서 이상적인 도시라고는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랑카라야가 육지로 둘러쌓여 있다는 점이 부적합하다면서 “중앙정부의 위치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하늘·바다·땅으로부터의 접근성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군도라는 국토의 특성상 바다로부터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여전히 자카르타가 인도네시아의 수도로써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루디 박사는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전 자카르타 주지사가 교통체증 해결을 위한 MRT(지하철) 및 구름다리 증설, 빈민층을 위한 저가 주택 공급, 물난리를 막기 위한 하천 정화 작업 등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자카르타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있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문제들이 ‘늘상 일어나는 일’로 치부돼 방치돼 왔으나 지난 3년간 자카르타는 아혹 전 주지사 주도 하에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칼리만탄섬의 인프라 부족과 정부가 수도 이전에 따른 비용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데 따른 경제적 부담, 자카르타나 자바 섬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경제 분야 이익단체들의 반발 등이 수도 이전의 반대 이유가 되고 있다.
수도 이전을 고려했던 것은 조코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독립 인도네시아의 초대 대통령인 아흐메드 수카르노도 1957년 팔랑카라야로의 수도 이전을 검토했었다. 수카르노 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고려한 것은 자카르타가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가 선택한 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수카르노는 수도를 이전함으로써 식민지 시대의 과거와 단절하는 식민 잔재 청산의 계기로 삼고자 했으나 이 계획은 결국 백지화 된 바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ST)는 11일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다른 도시로 옮기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청(BAPPENAS)은 연방정부의 수도를 현재 자카르타에서 다른 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향후 2년 내 이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가개발기획청은 수도 이전과 관련한 타당성 검토를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을 접견한 밤방 브로조네고로 국개개발기획청장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대표할만한 이상적인 수도가 될 수 있는 도시를 새로운 수도로 선정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이미 수도 이전지를 낙점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수도 이전이 결정되더라도 미국·말레이시아·인도와 같이 정치적인 수도와 경제적 수도가 분리된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경제·금융 중심지로 남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수도 이전 검토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자카르타의 악명 높은 인구밀도와 교통체증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도시인 자카르타의 인구는 1000만 명에 달하고, 인근 보고르·데폭·탕에랑 등 수도권에서 자카르타로 통근하는 인구도 1000만 명이 넘는다. 인터내셔널비지니스타임스(IBT)에 따르면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 섬은 지구상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섬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 전체 2억 5700만 명 인구 중 약 60%가 자바 섬에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카르타 시내 주요 도로는 교통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카르타 수도권의 차량 수(오토바이 포함)는 952만 대로 지난 8년새 3배나 증가했다. 자카르타는 2015년 영국 윤활유 기업인 캐스트롤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국회의원인 자이누딘 아말리는 지난주 현지 매체인 템포 뉴스에 수도 이전은 자카르타의 인구 과밀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바섬 밖에 새로운 경제 중심지를 활성화하는 균형발전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가 이전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카르타로만 몰려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반 침하 현상도 문제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인해 자바섬 서북쪽 해안 근처 지반이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자카르타 전체 면적의 40%는 해수면보다 낮으며, 자카르타 북부는 지반 침하로 인해 해마다 최대 20cm씩 가라앉고 있다. 이로 인해 홍수에 매우 취약해 집중호우가 시작되는 1~2월이면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선 보르네오섬 칼리만탄텡가주(州)의 주도(州都)인 팔랑카라야가 가장 유력한 수도 이전지 후보로 꼽히고 있다. 팔랑카라야는 2014년 기준 25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면적은 자카르타의 4배 수준이다. 그러나 팔랑카라야와 그 외 칼리만탄텡가주의 도시들은 인프라 개발이 많이 뒤쳐져 있어 개발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약점이다. 팔랑카라야 출신의 중진 의원인 우스만 사프타 오당은 지난 7일 “팔랑카라야는 공간 가용성이 높아 (수도로) 적당하다”면서 수도 이전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도 이전은 칼리만탄섬의 인프라 개발을 가속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도시계획 전문가인 루디 팔루후탄 탐부난 박사는 팔랑카라야가 현재로서는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행정수도로서 이상적인 도시라고는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랑카라야가 육지로 둘러쌓여 있다는 점이 부적합하다면서 “중앙정부의 위치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하늘·바다·땅으로부터의 접근성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군도라는 국토의 특성상 바다로부터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여전히 자카르타가 인도네시아의 수도로써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루디 박사는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전 자카르타 주지사가 교통체증 해결을 위한 MRT(지하철) 및 구름다리 증설, 빈민층을 위한 저가 주택 공급, 물난리를 막기 위한 하천 정화 작업 등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자카르타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있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문제들이 ‘늘상 일어나는 일’로 치부돼 방치돼 왔으나 지난 3년간 자카르타는 아혹 전 주지사 주도 하에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칼리만탄섬의 인프라 부족과 정부가 수도 이전에 따른 비용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데 따른 경제적 부담, 자카르타나 자바 섬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경제 분야 이익단체들의 반발 등이 수도 이전의 반대 이유가 되고 있다.
수도 이전을 고려했던 것은 조코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독립 인도네시아의 초대 대통령인 아흐메드 수카르노도 1957년 팔랑카라야로의 수도 이전을 검토했었다. 수카르노 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고려한 것은 자카르타가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가 선택한 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수카르노는 수도를 이전함으로써 식민지 시대의 과거와 단절하는 식민 잔재 청산의 계기로 삼고자 했으나 이 계획은 결국 백지화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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