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도네시아 화산 기행 ‘신의 산’ 넘어 ‘불의 산'까지 문화∙스포츠 편집부 2017-06-0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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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는 겨울에 가야 한다’는 말에 ‘No’를 외치는 나라가 있다.
여름이 최고 여행시즌인 나라, 인도네시아가 그 주인공이다. 더욱이 화산 여행은 3도에서 10도를 웃도는 산 정상의 날씨로 인해 무더위를 잠시 잊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 좋다.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4개의 원뿔형 화산이 형성된 브로모화산과 세계에서 가장 큰 산성 분화구 호수가 있는 이젠화산으로 떠난다.
▶세모로 라왕 마을로 떠나다
미니버스가 막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로 11시간을 버텨야 한다. 중간 기착지마다 몇 차례 멈춰서겠지만 긴 이동시간을 단축시킬 만한 위로는 되지 못한다. 그나마 ‘여행을 떠난다’라는 사실이 버스 바퀴가 지나간 자리에 설렘을 찍어낸다. ‘여행을 떠나다’와 ‘여행을 하다’는 엄연히 다른 말이다. ‘떠나다’가 내가 생각하고 꿈꾸는 완전한 여행, 즉 이상적인 여행을 뜻한다. ‘하다’는 이상적인 여행이 현실과 만나 둘 사이의 차이를 발견하고 타협하고 인정해가는 과정이다. 어찌 보면 여행은 이동이고, 버스 차창 너머로 두 눈을 응시하고 있을 때 비로소 여행은 여행으로 느껴지는 것, 그러니 ‘버티는 것이 아니라 떠나는 것’이라고 고쳐 말해야겠다.
미니버스는 요그야카르타에서 출발해 자와 섬 북동부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 세모로 라왕으로 향한다. 자와티무르 주 은디사리 마을에 속한 이 촌락은 브로모산을 위해 조성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몇 안 되는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단출하게 모여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화산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화산 하나가 마을 전체의 경제를 책임질 수도, 마을을 일시에 삼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비단 화산만 그러할까. 버스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 한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에서 온 제각기 다른 국적의 우리 인간들도, 낯선 나라를 탐험하겠다고 나선 이 여행도, 결국 살아가는 여정 자체가 다 그러할 것이다. 다만 그 목적이 다를 뿐이다.
방금 전 확인해놓고 또 구글 지도를 켠다. 핸드폰을 열어 현재의 위치를 수시로 파악하는 일이 습관처럼 굳어버렸다. 몇 년 전만 해도 현지 운전사에게 쭈뼛쭈뼛 다가가 온갖 몸짓으로 ‘어디쯤 왔는지’를 묻곤 했는데, 어느새 똑똑한 파란 불에 이를 뺏겼다. 이동은 11시간을 경과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뒤에야 세모로 라왕 마을 초입에 다다른 버스는 산자락을 구비구비 올라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과 점점 가까워질 무렵 멈춰 섰다. 버스 밖으로 나오자 별빛보다 차디찬 바람이 여행자를 먼저 반긴다. 장거리 이동을 마친 기쁨도 잠시, 생각지도 못한 한여름 밤의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하루 새 여름에서 겨울로, 대륙을 넘은 기분이다. 산장처럼 생긴 호텔 입구에서 털로 짠 양말과 장갑, 목도리, 모자 등을 팔고 있는 상인들의 호객행위가 반가울 지경이다. 한데 털로 짠 이불을 덮어도 모자랄 밤이다.
▶‘신의 산’이 밝히는 세상의 빛
우려했던 대로 새벽 공기가 만만치 않다. 새벽 3시, 체감온도가 빙점 이하로 느껴진다. 외투를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아서 추위가 고스란히 살에 파고든다. 방한용 외투를 챙겨오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고 또 아쉽다. 그럼에도 정해진 일정을 포기할 수는 없다. 어제 밤 미니버스가 정차한 호텔 입구에 여행자들이 다시 모였다. 새벽 3시 30분, 호텔 주변은 여전히 암흑 천지다. 브로모산을 조망할 수 있다는 이 호텔의 매력을 느낄 새가 없다. 이번엔 지프차를 탄다. 사막이라도 달릴 기세다. 일출을 보기 위해 브로모 텡거 세르메 국립공원으로 간다. 산을 깎아 만든 도로를 한참 달리다 지프차는 어느새 덜컹거리는 비좁은 산길에 접어든다. 엉덩이가 의자와 충돌하기를 여러 차례, 그제야 추위도 잊고 지프차 타는 맛이 난다. 뒤에서 환한 불빛이 우리를 쫓는다. 일렬로 따라 붙은 차량행렬을 보면서 우리가 선두라고 좋아했건만,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주차장은 만원사례다.
브로모 텡거 세르메 국립공원은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4개의 원뿔형 화산이 형성된 곳이다. 해발 2200m 높이에 형성된 직경 10km의 거대한 분화구인 고대 화산 칼데라는 ‘텡거 모래 바다(Tengger Sand Sea)’라 불린다. 텡거 모래 바다는 1919년부터 보호구역으로, 국립공원은 1982년에 지정되었다. 국립공원 안팎에는 원주민 텡거족이 거주하는데 자바 섬에 남아 있는 주요 힌두 부족이다. 이들은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 동 자바 섬을 지배한 힌두계 마자파힛 제국의 후손으로, 19세기에 지금의 터를 닦았다. 힌두교의 창조주 브라마(Bhrma)의 자바어 발음에서 파생된 ‘브로모(Bromo)’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텡거족에게 브로모는 세상 만물을 창조한 ‘신의 산’이다. 추위에 떨며 한 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드디어 신의 산이 기지개를 켠다. 동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세상 만물이 창조되는 순간이다. 차츰 붉은 색이 걷히고 나자 브로모산을 중심으로 하얀 연기를 내뿜는 분화구가 속속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여행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전망대에 일순간 정적이 흐른다. 카메라의 셔터 소리만이 허락될 뿐이다.
▶칼데라 사막 지역을 가로지르다
날이 훤히 밝았다. 전망대를 가득 메운 여행자들이 우르르 국립공원 입구를 빠져 나온다. 한두 시간 전만 해도 일출을 보러 올라가는 여행자에게 현지인들이 득달같이 달려 들어 외투를 빌려주고 돈을 받더니, 이제 국립공원 밖은 노천카페가 판을 친다. 제각기 좌판 위에 커피와 차, 뜨거운 물을 준비한 현지인들은 여행자에게 모닝커피를 권하느라 분주하다. 달콤한 커피 한 잔으로 추위와 피곤을 덜어낸다. 다시 떠난다. 새벽의 어둠 속에서 타고 온 지프차의 주차 위치가 영 헷갈린다. 다행히 군중들 사이에서 지프차 운전사가 용케 여행자를 먼저 알아챈다. 운전사는 브로모산을 향해 핸들의 방향을 튼다. 분화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차례다.
해발 2329m 활화산인 브로모산은 2004년부터 크고 작게 화산 폭발의 징조를 보여왔다. 근래에 분출로 인한 화산 출입금지령이 내려진 것은 2015년 11월의 일이다. 2017년 현재도 화산의 폭발이 잦아 각별한 감시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화산 활동의 양에 따라 인도네시아 화산감시센터에서 때때로 경고 또는 출입제한명령을 내린다. 칼데라 사막 분지 지역으로 둘러싸인 브로모산은 평원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분지의 넓이가 62.9㎡에 이른다. 산 정상에 위치한 분화구는 동서 지름이 600m, 남북 지름이 800m로 거대한 위용을 뽐낸다.
산 정상까지는 산책길이 제법 잘 갖춰져 있다. 걸어서 올라가거나 말을 빌려 타고 올라가는 방법 두 가지 중 택할 수 있다.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된다면 현지인들의 열띤 호객행위에 말려드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다. 말을 타고 넓은 평원을 가로지는 것만으로 이미 브로모 화산은 여행자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있었다. 분화구가 있는 정상은 말에서 내려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야 한다. 거대한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화산재를 분출하는 분화구 주변을 걷는 것이 꽤 아찔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저 깊고 깊은 분화구 속으로 일순간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아찔한 상상이 끝도 없다. 십여 분쯤 서 있었을까, 얼굴과 몸은 이미 검은 화산재로 뒤덮였다. 여기서 숯검뎅이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불의 산’으로 가는 길
오전 9시, 하루 일과가 시작될 시간이지만 어째 하루가 이미 끝난 기분이다. 새벽부터 이어진 강행군은 끝이 났고, 브로모산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호텔로 돌아오니 직원의 말마따나 세모로 라왕 마을에서 브로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밤 함께 미니버스를 타고 온 이탈리아 커플이 우리 일행과는 달리 호텔에서 며칠간 머물며 ‘신의 산’을 천천히 훑어보겠다고 했는데, 이 마을의 진가를 알고 나니 그들의 계획에 괜스레 부러운 마음이 인다.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선택의 가짓수 중에 늘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최선의 선택이 맞는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젠화산까지는 미니버스를 타고 7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브로모산이 ‘신의 산’이라면 이젠 화산은 ‘불의 산’이라 일컫는다. 자와 섬 동부 끝자락 바뉴완기지구에 위치한 이젠 화산은 인도네시아에서 복합 화산 단지의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약 20㎞ 폭의 거대한 칼데라는 이젠화산 내부에 자리하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성 분화구 호수다. 이젠화산이 ‘불의 산’이라 불리는 데는 ‘블루 파이어(Blue Fire)’ 분화구 때문이다. 사실 이를 보기 위해 여행자들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이젠화산을 찾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데 중요한 건 현지 여행사 직원들이 투어 상품을 판매할 때 블루 파이어의 볼거리에만 집중해 설명을 한다는 게 문제다. 블루 파이어는 여행자에게 엄청난 볼거리를 제공하는 만큼 이를 보기까지 여행자가 감내해야 할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 그런데 만약 알았더라면 괜한 걱정을 잔뜩 늘어놨을지도 모를 일이다.
▶새벽1시부터 시작된 산행
지난밤이 좋았다 싶다. 자정이 다 되어 잠에 들었는데, 한 시간 후 가이드의 친절한 노크소리에 후다닥 침대를 박차고 나온다. 그야말로 잠깐 눈 붙이고 일어나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게 다 블루 파이어 때문이다. 분화구 가장자리까지 내려 가려면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호텔에서 차로 한 시간을 이동해 팔투딩 캠핑 그라운드까지 간 다음 거기서 블루 파이어 전담 가이드 아민과 만났다. 분화구 호수가 있는 이젠 화산 정상까지 3~4㎞ 올라간 뒤 거기서 다시 호수까지 2㎞ 내려가야 한다. 아민의 지시에 따라 여행자들은 헤드랜턴에 의지해 산행을 시작했다. 칠흑 속에서 서너 개 투어 그룹이 동시에 산행을 하다 보니 아민은 주기적으로 “아민, 아민!”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외쳐 자신의 위치를 여행자에게 알리고 팀의 안전을 살폈다. 산행이 시작된 지 30여 분이 지나자 경사가 급격히 높아진다. 추운 새벽공기가 더 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땀이 흐르고 열이 달아오른다.
우여곡절 끝에 산 정상인 타만 위사타 알람 카와 이젠 국립공원에 도달했다. 그곳에서 현지인에게 돈을 주고 방독마스크를 빌렸다. 유황가스에서 나오는 매캐한 연기 때문에 방독마스크 없이는 분화구 호수에 내려갈 수 없다는 아민의 말을 듣고서야 모든 여행자들이 호객꾼의 충고를 들었다. 호수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못해 공포스러울 정도다. 산길은 그나마 평평했지만 호수로 가는 길은 바윗돌을 쌓아놓은 형국이다. 그럼에도 가슴이 뛰고 흥분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호수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분화구에서 피어나오는 하얀 연기가 뚜렷이 보인다. 그런데 방독마스크가 제 기능을 못하는 걸까, 갑자기 코가 맵다. 연기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코가 따갑다. 호수 가장자리까지 내려온 뒤 유황을 채굴하고 있는 현지인들을 보기 위해 몇몇 용감한 여행자들은 연기를 뚫고 그 안으로 들어갔고 금세 자욱한 연기가 이들의 형체를 삼켜버렸다.
▶세계에서 가장 큰 블루 파이어
블루 파이어는 섭씨 600도의 온도에서 균열이 발생해 연소된 유황가스에서 생성되는 불빛이다. 푸른색 불꽃이 최고 5m까지 올라가며, 이젠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의 블루 파이어가 생성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광부들은 유황을 채굴해 산 아래로 운반하고 돈을 번다. 유황으로 만든 비누와 같은 기념품을 여행자를 대상으로 판매해 수익을 챙기기도 한다. 아민도 가이드를 하기 전 광부로 일했지만, 턱없이 낮은 임금과 건강을 위협하는 작업환경이 유황 노동자의 삶을 저버리게 한 주된 이유였다고 한다. 하루 일당이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을 웃돈다고 하니 아민의 말에 절로 수긍이 간다. 푸른 불꽃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누가 보더라도 신비로움 그 자체이고, 그 불꽃 안에서 매일같이 사활을 걸고 일을 하는 노동자의 삶도 달리 보면 신비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연기 앞에서 망설이는 나를 보던 아민이 대신 블루 파이어를 가까이에서 찍어주겠다며 카메라를 낚아채 연기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혼자 남겨진 그 순간, 갑자기 내 주변으로 바람이 불자 순식간에 연기가 솟구쳐 오르는 상황이 연출됐고, 갑자기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호흡 곤란이 일었다. 아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포스러움이 극에 달했을 때 “도와달라”고 목놓아 외친 말에 어느 외국 남성이 손을 내밀었고 그의 힘에 이끌려 연기 속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후에도 호흡 곤란은 계속되었다. 화생방 훈련으로 눈물 콧물 다 빼며 망가지던 TV 속 연예인들의 모습 딱 그거였다. 다른 투어 그룹의 가이드가 황급히 아민을 찾아 내 앞에 데려와 주었고, 아민은 곧장 가방에서 페트병을 꺼내 건넸다. 물에 설탕을 탄 것 같은 달짝지근한 음료를 두어 모금 마시니 아민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연탄가스를 마셨을 때 동치미 국물로 다스리는 것처럼 유황가스에는 설탕 물이 정답인 건가? 어쨌든 살았다.
▶화산이 내어준 새 날, 새 하루
“아민, 아민”하는 소리에 흩어졌던 우리 팀이 한데 모였다. 산 정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바위 계단을 오르는 우리 옆에 이제서야 내려오는 투어 그룹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들 무리에는 지난밤 숙소에서 만난 독일에서 온 두 노년 여성이 포함되어 있었다. 칠순에 가까워 보이는 두 여인이 경사 높은 산을 오르고 새벽의 바위 계단을 성큼 내려가다니…. 이들의 멋진 용기에 어찌 박수를 보내지 않으랴. 사실 이곳의 블루 파이어는 오래 전부터 발생해왔지만 이를 보겠다고 여행자들이 찾은 건 몇 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소개된 것이 화제가 되면서 이후 방문객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 사회에 수익을 창출할 좋은 관광상품이기는 하나, 대낮에도 쉽지 않은 하이킹을 야밤에 하는데다 유황가스에 노출되고 안전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 등은 조속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민과 같은 현지 가이드 혼자서 짊어져야 할 무게가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일출전망대나 관광시설이 잘 갖춰진 브로모산과 달리 이젠화산은 황무지나 다름 없다. 국립공원이라고는 하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닐뿐더러 브로모산에 비해 인기가 덜한 곳이다 보니 이렇다 할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단, 한 가지 특징은 화산의 기운을 더욱 강력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브로모산이 차가운 도시라면 이젠 화산은 친근한 시골에 가깝다. 이젠 분화구 동쪽에서 해가 서서히 얼굴을 내민다. 날이 밝자 청록색의 분화구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 어떤 훌륭한 카메라로도 결코 담아낼 수 없을 천연의 색이다. 채굴한 유황을 산 아래로 운반하기 위해 분주한 현지인들의 모습이 두 눈에 뚜렷이 담긴다. 새 하루가 밝았다. 긴 여정 끝에 마주한 선물 같은 새날이다. 이젠 화산이라고 해서 특별할까? 자신의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 뿐, 일상에서 매일같이 맞는 새날도 분명 ‘선물’일 것이다.
TIP 브로모&이젠화산 여행 정보 찾아가기 몇 가지 옵션이 있다. 하나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거쳐 브로모산과 가장 인접한 지역인 수라바야로 비행기 이동이 가능하다. 단,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환승을 감수해야 한다. 수라바야에서 브로모산까지는 차로 2시간 거리다. 두 번째는 인천공항에서 자와 섬의 주 도시인 요그야카르타행 비행기를 탄 뒤 요그야카르타에 있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브로모산까지 버스로 이동 가능하다. 브로모산과 가까운 말랑까지 기차를 타는 방법도 있긴 하나, 말랑에서 브로모산까지 다시 또 이동을 해야 하고 교통편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아 그다지 효율적인 이동은 못 된다. 마지막으로 인천공항에서 발리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발리에서 자와 섬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발리에서 배편으로 자와 섬으로 간 다음 이젠 화산을 먼저 방문하고 브로모산을 향하는 동선이 위치상으로 효율적이다.
여행하기 화산 투어상품을 판매하는 현지 여행사는 대개 요그야카르타와 수라바야 도심에 밀접해 있다. 여행사에서 제시하는 상품내역은 굉장히 다양하다. 정해진 여행일정에 따르거나 개인 맞춤형 투어를 신청할 수도 있다.
호텔과 버스의 상태, 인원 수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이젠화산의 블루 파이어의 경우 옵션사항으로 여행자가 선택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요그야카르타에서 출발해 브로모산과 이젠 화산을 둘러보는 2박3일 화산 투어에 블루 파이어 옵션과 이젠화산에서 발리로 이동하는 배편 티켓까지 포함해 약 10만원 가량 투어 요금을 지불했다. 화산 여행 시 방한용 외투와 헤드랜턴 지참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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