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내년도 인도네시아 대선 후보 윤곽, 무슬림 강경파 단체 이번 선거도 암약할까 정치 편집부 2018-08-1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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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인도네시아 대선은 2014년 당시 대선 주자들의 재대결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중상모략과 종교적 편협이 판치는 선거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10일 조꼬 위도도(일명 조꼬위) 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2014년 그의 맞수였던 군 장성 출신 정치인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두 사람 외 다른 후보들은 등록하지 않았다.
이번 대선은 수십년간 권력을 쥐고 있던 독재자 수하르또 대통령이 물러나고 인도네시아에 민주 정부가 들어선 1998년 이래 4번째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다. 쁘라보워 후보는 고인이 된 수하르또 전 대통령의 사위다.
인도네시아 정치 전문가들은 2014년 당시처럼 이번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루머와 흑색 선전이 선거를 망치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소셜미디어에는 조꼬위 대통령이 중국계 기독교인이라는 가짜뉴스가 널리 퍼졌다. 중국계가 수는 적지만 정치·경제 전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주류인 이슬람 교도들에게 미운털이 박혀있다는 점을 악용하기 위한 루머였다. 조꼬위는 자바섬 출신의 무슬림이다.
특히 지난해 있었던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의 축출이 이번 대선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계 기독교인인 아혹 전 주지사는 조꼬위 대통령의 오른팔로, 조꼬위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국가 개혁을 주도해온 개혁 세력이었다.
하지만 그는 2016년 이슬람 교도가 아니면서 이슬람의 경전 꼬란을 인용해 연설했다는 이유로 신성모독죄로 기소됐다. 당시 이슬람 강경파 단체들은 연일 아혹 주지사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자카르타 주지사 재선에 도전한 아혹 전 주지사는 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급락했으며 결국 지난해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결선 투표에서 무슬림인 아니스 바스웨단 전 교육부 장관에게 패배한 뒤 실형을 선고 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아혹 주지사를 몰아낸 강경 이슬람 단체들은 쁘라보워 후보가 이끄는 대인도네시아운동당의 편에 서 있어 이번 대선에서도 그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온다.
쁘라보워 대표와 그의 정치적 동반자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조꼬위 대통령의 세력을 약화 시키기 위해 아혹 주지사의 낙마를 유발하는 시위를 조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혹 주지사에 대한 흑색선전은 대선에서의 ‘진짜 싸움’을 위한 ‘드레스 리허설(의상을 갖추고 하는 마지막 총연습)’이었다고 보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에서 인도네시아 정치를 연구하는 스티븐 셜록 정치학 교수는 “그들은 종교적인 스캔들 거리를 찾기 위해 주위를 물색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조꼬위 대통령은 쁘라보워 대표를 15~20%포인트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혹 주지사도 이슬람 강경파 단체들이 그에 대한 흑색 선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지지율이 상대 후보에 비해 두 자리 수 앞섰던 전례가 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종교보다는 경제 이슈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5% 수준으로, 인도네시아로서는 약간 실망스러운 수치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국내외 투자가 모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자카르타에 경제금융개발연구원을 세운 유명 이코노미스트 디디크 라치비니는 조코위 대통령의 집권 이후 경제적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에 4.9~5%씩 기여한 것은 국가 예산도 투자도 아니고 소비자들이었다”면서 “그들이 아니었다면 지난 3년간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은 거의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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