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수라까르따 왕실, 왕위 계승 문제로 갈등...물리적 충돌까지 사회∙종교 편집부 2022-12-2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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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까르따 왕실이 왕세자 책봉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CNN인도네시아/ Rosyid)
인도네시아 수라까르따(솔로) 왕실은 빠꾸부워노
13세(Paku Buwono XIII)가 왕세자를 책봉하면서
혼란 속에 휘말렸다.
솔로(Solo)에
끄라똔 궁전을 둔 수라까르따 수난국은 16세기 스노빠티가 중부자바에 세운 마타람 왕국의 후신으로 1755년 네덜란드가 입김을 불어넣은 기얀띠 조약을 통해 하믕꾸부워노 왕가의 족자 술탄국과 갈라진 후 오늘날에
이르렀다.
GKR 꾸스 무르띠야(GKR Koes Moertiyah)가 이끄는 수라까르따 왕실 전통관례 위원회(Lembaga Dewan Adat Keraton Surakarta- 이하 LDA)는 왕세자 책봉 행사가 끝나자마자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고귀한 왕족 여성 이름 앞에 접두사처럼 붙는
GKR, 즉 구스띠 깐젱 라뚜(Gusti Kanjeng Ratu)는
공주나 왕비의 이름 또는 호칭 앞에 붙는 극존칭이다.
솔로 시민들에겐 구스티 뭉(Gusti Moeng)으로 더 잘 알려진 GKR 꾸스 무르띠야는 빠꾸부워노
13세가 왕후 GKR 항아베히(Hangabehi)에게서 낳은 외아들 깐젱 구스띠 빵에란 하르야(KGPH) 뿌르바야(Purbaya – 이하 뿌르바야 왕자)를 왕세자로 책봉한 것에 대해
크게 잘못된 조치라고 주장했다.
빠꾸부워노 13세가 항아베히 이전의 왕후로부터 낳은 장자 KGPH 망꾸부미(Mangkubumi – 이하 망꾸부미 왕자)가 진정한 왕세자라는 것이다.
구스티 뭉은 “어머니(항아베히 왕후) 측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다. 어머니(항아베히)부터 자격이 없다. 그는 애당초 처녀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오랜 전통을 가진 수라까르따 왕실엔 복잡한 기준의 궁중 예법이 있고 그 예법에 입각해 이번에 왕세자로 책봉된 뿌르바야 왕자에겐 왕세자가 되기에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
그녀는 빠꾸부워노 13세 슬하의 여러 자녀 중 가장 나이 많은 망꾸부미 왕자가 빠꾸부워노 13세의
장자이므로 당연히 장자가 우선이며 뿌르바야 왕자보다 훨씬 더 왕세자로서 적합한 자격을 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왕세자 책봉은 법적으로 무효다. 수라까르따 왕국의 관습법으로,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법령으로도 무효다. 망꾸부미 왕자야말로 왕실이 인정하는 진정한 왕세자”라고 주장하며 왕실의 모든 신료들도 이번 왕세자 책봉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구스티 뭉은 이제부터 망꾸부미 왕자의 호칭을 항아베히(Hangabehi)로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망꾸부미나 뿌르바야는 모두 왕자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지위와 직책을 포괄하는 호칭인데 망꾸부미는 전통적으로 자바 왕실의 장남에게 군 통수권과 함께 부여되었다.
과거 족자 술탄국의 시조인 하멩꾸부워노 1세도 당시 까르따수라 왕실에서 ‘망꾸부미 왕자’로 불렸다. 한편 항아베히는 왕자보다는 군주의 의미에 가깝다.
“왕실의 장자가 망꾸부미라는 호칭을 받은 것에 대해 왕실의 신료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수라까르따 왕실의 모든 신료들 뜻을 모아 망꾸부미 왕자는 항아베히 왕자(KGPH Hangabehi )로 호칭을 바꾼다. 항아베히란 ‘모든 것’이란 의미로 사실상 현재 빠꾸부워노 13세 폐하와 동등한 위치다.”라고 말했다.
수라까르따 수난국의 국왕인 수수후난(Susuhunan) 빠꾸부워노 13세가 살아있는데 그 아들에게 항아베히
왕자의 칭호를 붙여 군주의 지위까지 밀어 올리는 것은 예전 같으면 쿠데타나 왕위 찬탈 시도에 가깝다. 양측이
출동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빠꾸부워노 13세 측과 LDA 사이의 갈등이 지난 23일(금) 실제로 물리적 충돌로 번지면서 더욱 첨예해졌다. LDA 안에는 빠꾸부워노 13세의 형제들, 즉 빠꾸부워노 12세의 다른 아들과 딸들도 포함되어 있어 이들의 반목은 시대착오적인 왕실의 왕위 다툼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수라까르따 경찰서 이완 삭띠아디(Iwan Saktiadi) 총경은 왕실 충돌 사건을 조사 중이며 형법을 저촉한 증거가 나오면 형사적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왕실 안에서 충돌이 벌어지던 23일(금), 당시 혼란 속에서 빠꾸부워노 13세의 손자 반다라 라덴 마스(BRM) 수르요 물요(Suryo Mulyo)가 누군가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밀었다는 발언을 하면서 상황은 더욱 혼란에 빠지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끄라똔에 진입한 경찰들이 권총으로 무장한 상태였으므로 자연스럽게 경찰에게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되었고 이에 이완 총경은 25일(일) 바스텐부르크 요새(Benteng Vastenburg) 앞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며 지방경찰청 차원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미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관들이 권총 무장을 하고 있었던 것을 인정했지만 근무 프로토콜에 따른 것이어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경찰이 끄라똔에 들어간 것은 ‘빠꾸부워노 13세 항아베히 폐하’의 공식 서면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정작 경찰이 한 일은 사태 진압이 아니라 왕실의 화해를 촉구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완 총경은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솔로 시장과 함께 뿌르바야 왕자 측을 만나 이야기했으며 왕실 내부 문제인 만큼 빠꾸부워노 13세가, 현재 반기를 들고 있는 동생들과 평화적 방법으로 화해할 것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과 경찰서장이 망꾸부미 왕자 측이 아니라 새로 왕세자로 책봉된 뿌르바야 왕자 측을 만났다는 점에서 지방정부가 빠꾸부워노 13세 측에 치우쳤다는 인상이 강하다. [CNN인도네시아/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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