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정부, 과거 잔학행위 책임자 처벌 빠진 국가책임 인정 정치 편집부 2023-01-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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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23년 1월 11일 자카르타 메르데까 궁전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사진=대통령 비서실 언론홍보국/Muchlis Jr.)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지난 11일(수) 과거 벌어진 십 수 건의 비극적인 사건들에 대한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한 것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 후속 조치로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복권을 준비하고 있다.
12일자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마흐푸드 MD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노련한 외교관 출신 인권운동가 마까림 위비소노(Makarim Wibisono)가 이끄는 비사법적 해결모색팀의 건의안을 수용해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사회 및 보건 부문의 배상을 비롯해 장학금 지급, ‘물리적 복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조만간 사회부장관, 주택공공사업부장관, 재무장관, 교육장관 등 일단의 장관들과 통합군사령관, 경찰청장까지 소환해 비사법적 해결모색팀의 건의안에 따라 각 부처와 기관들이 해야 할 과제들을 부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흐푸드 장관이 세부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므로 정부가 어떻게 피해자들의 신원을 파악해 찾아내고 어느 정도 규모로 배상과 복권을 진행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는 비사법적 해법 외에 사법적 해법 역시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과거 잔학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유감을 표할 것, 피해자의 권익을 회복하고 관련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감독 시스템 구축 등, 비사법적 해결모색팀이 내놓은 11개 항목 건의안에 따른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해당 건의안에 입각해 그의 임기 전이었던 1965-2003년 기간에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12건의 중대 인권침해 사건들에 대해 1월 11일 “나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여러 차례 발생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해당 사건들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공감하며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며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유감을 표했다.
정부가 “피해자들의 복권을 위해 애쓸 것이며 사법적 해법 역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복권과 배상 방법은 언급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언급한 12건의 중대 인권침해 사건 중에는 사학자들과 활동가들이 최소 50만 명 이상 학살되었다고 추정하는 1965-1966년 기간의 이른바 ‘인도네시아 대학살’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작년 8월 국정연설을 통해 과거 잔혹사건들에 대한 비사법적 방식의 해결 의지를 처음으로 피력한 바 있으며 이후 서명한 대통령 규정 17/2022번에 근거해 비사법적 해결모색팀이 만들어지며 구체화됐다.
사회적 지원?
정책개발지원연구소(Elsam) 와휴디 자파르(Wahyudi Djafar) 소장은 수십 년간 사회적, 구조적인 낙인효과와 차별을 경험해 온 피해자들의 존엄성 회복과 배상을 위한 포괄적인 조치에 대해 국가가 분명히 약속해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존엄성 회복과 배상이 사회적 구호 및 지원 같은 자선적 성격에 그쳐서는 안되며 정부 차원에서 국가인권위원회(Kombas HAM)와 함께 피해자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 배상계획에 대한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의 반응은 대체로 엇갈린다.
19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 당시 직접적인 피해자이며 1965 학살피해자연구재단(YPKP 65) 회장이기도 한 벳조 운뚱(Bedjo Untung)은 많은 피해자들이 사건 당시 재산을 몰수당했고 연금 수령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배상 계획을 환영했다.
하지만 1차 스망기 총격 사건에서 살해된 버나르두스 레알리노 노르마 이라완(Benardus Realino Norma Irawan)의 어머니 마리아 카따리나 수마르시(Maria Catarina Sumarsih)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들에게 사법적 정의가 구현되기 전엔 어떠한 보상이나 배상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상처에 소금뿌리기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은 해당 잔학사건들에 대한 조코위 대통령의 인정과 유감 표명은 관련자들의 사법처리와 직접적인 사과가 없는 한 결코 충분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1965년 대학살 당시 체포되어 말루꾸 소재 부루섬(Pulau Buru)에 유배생활을 한 정치범의 아내이자 사학자인 이따 파티아 나디아(Ita Fatia Nadia)는 대통령의 인정과 유감표명은 사과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며 비사법적 해법을 모색한다 해도 그것은 우선 범인들을 재판에 회부한 이후에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땅히 우선되어야 할 것들을 하지 않고서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내놓은 것은 과거 대선 유세 당시 내놓았던 공약들을 이행한다는 보여주기 식 홍보에 지나지 않는다고 수마르시는 평가절하했다.
국제사면위원회 인도네시아 지부장 우스만 하미드(Usman Hamid)도 해당 잔학행위의 책임자들을 사법처리하지 않은 채 그저 국가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쓰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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